[유진 시인의 섬여행]
예년보다 한주일 앞당겨진 1학기 종강이다. 수년간 강원도로 향했던 여름여행, 올해는 통영시 한산면 매물도로 정했다.
대매물도의 당근마을과 대항마을, 소매물도 3곳의 마을에는 총 76가구, 숙박가능한 곳은 스물 남짓, 무엇보다 섬 전체에 자동차가 없다는 것이 좋았다.
일주일간 머물 예정으로 인터넷 검색창을 뒤지고 뒤져서 찾아낸 숙소가 대항마을의 '매물도바당채' 였다.
여늬 어촌처럼 어구들 늘어놓은 해녀의 집도, 어부의 집도 보이지 않았다. 해루질 모습도 볼수 없고, 숨비소리도 들리지 않는데, 미리 신청하면 해녀가 잡은 해물모듬과 싱싱한 생선회를 배달해준다고 했다.
날씨가 좋지않은 탓인지 생선회는 없고, 해물모듬을 시켰는데 이가 튼튼하지 않아 멍게, 문어만 먹고, 참소라와 전복은 죽으로 끓여먹었다.
이튿날 물이 빠진 틈을 타 부슬비를 맞아가며 고동을 따왔다. 한 솥 삶아 낸 육수에 수제비도 끓여먹고. (밀가루랑 수제비 재료는~~~ㅎ. 배려심 많은 예쁜 주인댁이 마음대로 꺼내 먹어라셨다.)
사흘째 되던 날, 2층에 숙박을 든 서울 분들이 낚시해 온 참돔 생선회와 매운탕을 나눠주었다.
아무 일 않고 아무 생각 없이 거실창으로 바라보는 바다는 비가내려도 좋았고, 해무와 노을과 밤 바다...
간간히 낙시꾼들을 태운 낚싯배가 지나갈 뿐, 하루에 서너번 여객선 들렸다 가는 선착장의 한가와 수시로 바뀌는 물빛과 파도소리... 그리고 맑은 날 석양 풍경은 황홀 그 자체였다.
장군봉 트레킹이 좋다지만 나이든 노약자에겐 꿈일 뿐,
며칠째 집에서만 지내는 게 심심해보였는지 주인댁의 배로 소매물도와 당근마을 유람을 시켜주셨다.
작은 배를 타고 바다에서 바라보는 해안 또한 절경이었다.
매물도는 낚시와 스쿠버, 트레킹마니아들에게 익히 알려진 섬이지만, 멍 때리기를 좋아하는 나처럼
날씨 따라 흘러가는 하늘과 바다 풍경을 즐기는 여행자에게도 충분히 아름답고 즐거운 곳이었다.
번잡하지 않은 시기를 택한 일정 때문이겠지만, 사람을 만나기 어려울 정도로 한적해서 너무 좋았고,
그중, 깔끔하고 쾌적한 숙소와 예쁘고 친절한 안주인과 멋있는 주인장의 따뜻한 배려가 갖추어진
'매물도 바당채' 를 알게되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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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득히 남해물이 굽이치는 절해고도(絶海孤島)인 매물도(每勿島)
통영시 한산면 매죽리에 속한 대매물도, 소매물도, 등대도 세 섬을 통틀어 매물도라고 하나, 일반적으로 대매물도만을 매물도라 부른다. 통영에서 직선거리로 약 27km 떨어져 있으며, 통영항에서 출발하면 약 1시간 30분쯤 걸려 도착한다. 매물도 배편은 통영항에서는 1일 3회 운항을 하며, 거제 저구항에서도 입도가능하다.
대매물도는 면적 1.413Km, 해안선 길이 5.5km이며 중앙에 장군봉(210m)이 솟아있어 섬의 주요 능선을 형성하고 있다. 대항마을과 당금마을 2개의 마을이 있으며 각 마을에서 출발하여 장군봉을 지나는 트레킹코스(해품길)는 탁 트인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아름다운 경치와 함께 예술 작품을 볼 수 있어 각광받고 있다.
동양의 나폴리라고 불리는 통영시에서 뱃길로 한 시간 반쯤
푸른 바다를 가르며 가다 보면, 바위 절벽으로 둘러싸인 섬 하나가 해풍에 미동도 없이 우뚝 서 있다. 분명 바람과 파도가 수억 년에 걸쳐 깎고 다듬었을 법한 조각 같은 섬, 수많은 전설이 제각각의 형상으로 우뚝 선 기암들 사이로 흘러 다닐 법도 한 섬, 소매물도다.
아닌 게 아니라 이 섬엔 그 옛날 진시황제의 신하 서불이 3000명의 동남동녀를 태우고 불로초를 구하러 가던 중 섬의 아름다움에 반해 들렀다가 남겼다는 서불과차라는 글씨가 아직도 전해온다.
소매물도는 두 개의 섬이 마주 보고 붙어 앉아 물이 들고 남에 따라 하나가 되다가 두 개로 나뉘곤 하는 섬이다. 한쪽엔 주민들이 거주하고 다른 쪽은 등대가 있는데, 그 사이에 물이 날 때 길이 열린다고 해서 붙여진 약 70m 길이의 열목개 자갈길로 연결된다. 물이 빠질 무렵 반짝이며 드러나는 열목개를 따라 등대섬으로 걸어가는 기분은 비길 데 없이 상쾌하다. 마을 위쪽에서부터 등대섬으로 넘어가는 작은 주변으로는 키 낮은 관목이 듬성듬성 서 있고 그 사이로 풀밭이 펼쳐진다. 바로 이곳에 수크령이라고 하는 강아지풀을 닮은 다년초가 서식하는데, 그 규모가 세계 최고를 자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