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위인 은퇴규정
“레위인은 이같이 할지니 곧 이십오 세 이상으로는 회막에 들어가서 복무하고 봉사할 것이요. 오십 세부터는 그 일을 쉬어 봉사하지 아니할 것이나”(민 8:24-25)
오늘 아침 페이스북에링크된 동기목사의 게시글에서 레위인에 대한 근무규정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동안 수십번-아니 100번도 더 읽었던 말씀이고 금년에만도 4번째 읽었던 말씀임에도 전혀 몰랐다는 사길이 놀랍다. 나와 관련이 없다고 생각해서 였을까?
레위인의 근무년한은 25년이었다. 한국교회 목회자들의 평균 근무년한이 30세에 목사안수를 받는다고 가정할 때 70세 은퇴이니 자그마치 40년이다. 대형교단 중심으로 65세 조기은퇴하는 퐁조도 나름 의미있는 결단이라 생각해본다. 그럼에도 70세가 빠르다고 주장하는 목회자들도 적지 않다.
내 자신도 85년도 부터 단독목회를 시작해 2003년초 선교사로 전환하여 2018년 귀국할 때까지의 사역기간을 계산해보니 만33년이다. 이미 레위인의 복무규정인 25년을 훨씬 넘겨버린 셈이다. 선교사들 중에는 은퇴를 거부하는 자들이 있다. 그 이유는 간단하지 않다.
선교사가 은퇴를 거부하는 주된 이유는 거룩한 이유(?)일 것이다. "죽을 때 까지" "사역지에 뼈를 묻겠다"는 결연한 의지일 수 있다. 실제로 한국땅에 찾아온 수많은 선교사들이 이 땅에 자신의 뼈를 묻었으니 실로 한국출신 사역자 답다.
하지만 현실적인 이유도 있으니, 바로 은퇴 후의 생활보장 때문이다. 선교사라는 타이틀이 있으면 많던 적던 후원을 받게 되지만 선교사라는 타이틀을 내려놓는 순간 그러한 혜택은 모두 사라지고 만다. 참으로 안타깝고도 실잘적인 현실의 문제이다. 노후보장이 안된 선교사들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이다.
국내목회자 중에도 당회나 제직회 공동의회를 통해 은퇴를 결정하고 노후보장에 대한 약속을 했음에도 현실적인 제한 때문에 노후보장을 못받는 사역자들도 적지않은 것이 오늘의 한국교회 실정이다.
지금은 목회후보생이 지극히 적다고 한다. 각 신학교마다 입학생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고 하니 이 일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도 쉽지않다. 사실 목회후보자가 많다는 것은 정상은 아니다. 하나님이 정말 그토록 많은 사람을 사명자로 부르셨을까라는 물음과 정말로 그들은 소명의식 때문에 헌신을 하려는 것인지를 분별해야 한다.
내가 신학교에 편입을 했을 때 엄청나게 많은 흑생들의 숫자에 놀라야 했다. 특히 여집사들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도 놀라웠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들에게는 미처 내가 몰랐던 야망이 있음을 알고 혼란스러웠다. 여전도사가 되겠다는 포부였다. 소명때문이 아닌, 하나의 직업으로서 여전도사가 그들의 목표였다.
한국교회의 전성기가 한세대라는 짧은 기간에 저무는 현실이 아쉽다. 그렇지만 그러한 과도기를 거치며 이 땅에 세워진 교회는 다져지게 될 것이라 생각된다. 그러기에 내실을 다지기 위해서라도 예수동행하는 목회자들이 더욱 세워지기를 소망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