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173억 들인 남원 옛다솜이야기원…준공 뒤에도 ‘제자리
2023년 시설 조성 마쳤지만 핵심 사랑체험관 콘텐츠는 소송에 발목
건축 54억·토목 66억 등 투입…65억 콘텐츠 용역은 입찰 취소 후 법정 공방
* “다솜”은 순우리말로 ‘애틋하게 사랑함’을 뜻하는 명사이며, 옛말 ‘ᄃᆞᆺ오다’의 명사형 ‘ᄃᆞᆺ옴’을 현대 국어식으로 표기한 말입니다.
남원시가 170억 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해 조성한 ‘옛다솜이야기원’이 시설 준공 이후에도 핵심 콘텐츠를 채우지 못하면서 대규모 관광개발사업의 사후 활용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건물과 정원, 도로·주차장 등 기반시설 조성에는 총 173억6,600만 원이 투입됐다. 하지만 사랑체험관 내부를 채우기 위해 별도로 추진된 65억 원 규모의 콘텐츠 제작용역이 입찰 취소에 이어 행정소송으로 번지면서 당초 기대했던 관광시설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남원시가 남원시의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옛다솜이야기원은 서부내륙권 광역관광개발사업의 하나로 노암동 12번지 일원에 조성됐다. 사업은 당초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추진될 예정이었지만 실제 시설 조성은 2023년까지 이어졌다.
사업 규모도 추진 과정에서 축소됐다. 2017년 사업계획 변경 당시 사업비는 307억 원에서 173억6,600만 원으로 줄었고, 사업면적도 16만㎡에서 10만㎡로 조정됐다.
이후 2023년 중간평가를 거치면서 사업면적은 다시 7만603㎡로 축소됐다.
173억 어디에 들어갔나
사업비 세부내역을 보면 전체 173억6,600만 원 가운데 가장 많은 예산이 투입된 분야는 토목공사다.
토목공사에 66억5,400만 원이 들어갔고 사랑체험관 등 건축공사에는 54억1,900만 원이 투입됐다.
주차장과 도로 등에 21억8,800만 원, 토지매입 보상비 12억5,000만 원, 설계·감리비 12억5,500만 원, 조경·조형물에 6억 원이 각각 투입됐다.
재원은 국비 80억5,800만 원과 지방비 93억800만 원으로 구성됐다.
시설 공사도 대부분 2023년까지 마무리됐다.
기반시설 조성공사는 2019년 7월 착공해 2023년 9월 준공됐고, 야외정원 조성공사는 2019년 11월 착공해 2023년 6월 끝났다.
핵심 시설인 사랑체험관은 2021년 3월 착공해 2023년 12월 건축공사를 마쳤다. 문제는 건물을 완성한 뒤 내부를 채울 콘텐츠 사업이 멈춰 섰다는 점이다.
건물은 완공됐는데…내부 채울 65억 사업은 법정으로
남원시는 사랑체험관 내부에 관광객이 이용할 전시·체험 콘텐츠를 구축하기 위해 총사업비 65억 원 규모의 ‘복합문화관 내부 콘텐츠 제작 용역’을 별도로 추진했다.
당초 미디어아트와 디지털 방명록, 실감형 VR·AR 체험공간, 가족형 휴식공간 등을 구축하는 내용이 검토됐다. 그러나 남원시가 제출한 ‘복합문화관 내부 콘텐츠 제작 용역 행정소송 진행상황’ 자료를 보면 사업 추진은 입찰 단계부터 차질을 빚었다.
시는 2023년 10월 13일부터 11월 22일까지 용역 입찰공고를 진행하고 같은 해 11월 28일 제안서 평가위원회를 열었다. 하지만 같은 날 민원 제보가 접수됐고 이후 제안서 평가결과 공고와 입찰공고가 취소됐다.
이후 사업은 법정 공방으로 넘어갔다.
2023년 12월 가처분 신청이 접수됐으며 같은 달 채권자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임시로 인정하는 결정이 내려졌다. 이후 협상절차 이행을 둘러싼 법적 절차가 이어졌고 2024년 8월 가처분 기각 결정이 내려졌다.
본안소송도 계속됐다. 남원시 제출자료에 따르면 2025년 9월 25일 1심 판결이 내려졌으며 같은 해 10월 10일 원고 측이 항소했다.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며 남원시는 소송 결과에 따라 대응 방안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결국 사랑체험관은 2023년 12월 건축공사를 마치고도 2년 넘게 핵심 내부 콘텐츠 구축이 완료되지 못한 채 정상적인 활용에 제약을 받고 있는 셈이다.
이상현 의원 “173억 투입하고도 활용 못 해”
이 문제는 지난 3일 열린 남원시의회 제283회 정례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상현 의원은 문화관광교육국 관광과 소관 결산 심사에서 옛다솜이야기원의 운영 실태를 거론하며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고도 시민과 관광객이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는 상황을 지적했다.
이 의원은 “173억 원이라는 시민의 소중한 세금이 투입된 공간이 사실상 방치되다시피 하고 있다”며 시설 조성에 그칠 것이 아니라 시민과 관광객이 실제 찾을 수 있는 콘텐츠와 운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취지로 주문했다.
특히 사랑체험관 콘텐츠 사업이 사업자 선정과 계약 과정 등을 둘러싼 법적 분쟁으로 장기간 차질을 빚고 있는 만큼 향후 함파우 일원에서 추진되는 관광개발사업에서도 사업 추진 전 검증과 준공 이후 운영계획까지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옛다솜이야기원의 과제는 이제 ‘시설을 완공했느냐’가 아니라 173억6,600만 원을 들여 만든 공간을 어떻게 실질적으로 활용할 것인가로 옮겨가고 있다.
특히 65억 원 규모의 사랑체험관 콘텐츠 사업을 둘러싼 법정 공방이 장기화할 경우 정상 활용 시점 역시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미 대규모 공공재원이 투입된 만큼 소송 결과만을 기다리기보다 기존 시설을 활용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과 향후 운영계획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출처/임순남 타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