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새벽 글을 쓰고 6시까지 고민고민하다 에라 모르겠다 자버렸슴다. 눈을 뜨니 벌써 9시! 좁은 벤치에서 웅크리고 잤더니 어깨가 쑤심다. 부랴부랴 편집기 앞에 앉았는데 번쩍 아이디어가 떠오름다. 운이 좋은 하루! 2시까지 편집을 밀어부침다.
올림푸스 디카 광고에서 벤치마킹한 스틸 컷 연속 컨셉은 한 컷 한 컷이 모두에게 추억처럼 간직됐으면 하는 바람에서였슴다. 더 중요한 이유는, 아직 공개하면 안되는 드라마의 엔딩 스토리와 연관되는 것으로, 다툼도 슬픔도 고통도 짜증도 모두 시간이 오래 흐른 후에 돌아보면 한 장의 스틸 사진과 같은 추억이 됨을 상징하고 싶었슴다.
상두와 은환의 어린 시절이 중요한 이유는 첫사랑의 아름다운 추억이기 때문이라기보다 부모를 여의고 삼촌에게 버림받고 집안이 망하고 온갖 수모를 당하고 해도 따뜻하게 떠올릴 수 있는 누군가가, 그 때가 있기 때문이라고, 연출과 작가의 기획의도를 떠나 개인적으로 생각해 봄다. 상두와 은환의 과거가 그러했고 10년이 지나 다시 만나 모든 일들이 꼬여가기만 할 지언정 현재 또한 그러한 거라고 믿고 싶슴다.
편집 막판에 떠오른 또 하나의 아이디어! 보리 스토리! 마지막 엔딩을 보리로 가져가고 모든 자막을 '보리 우승'으로 몰았슴다. 사적으론 보리가 더욱 사랑스러워지기 때문이고, 공적으론 3, 40대에 어필하기 위한 전략이기도 함다. 대장금의 장금 아역의 아이와 보리는 사뭇 상반된 이미지를 갖슴다. 처음엔 놀랐슴다. 어떻게 저런 아이를 캐스팅했을까... 그러다 우리 보리 캐스팅할 때가 떠올랐슴다. 분명히 이유가 있을 검다.
사실 장금 아역은 굉장히 중요함다. 대하드라마 '제국의 아침' 조연출을 했기 때문에 정통 사극에 대한 고민도 많이 했었슴다. 대하 사극의 가장 중요한 건 대본임다. 대본이 한 번 막나가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슴다. 일주일에 2, 3억원이란 돈이 엉성한 대본에 날아감다. 대본 수정할 시간이 없는 현 제작풍토에선 엉성한 대본인 걸 알면서도 분통을 터뜨리며 무조건 찍을 수 밖에 없슴다.
다모는 그런 면에서 아주 축복받은 작품임다. 대본 등 모든 면에서 충분한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사전제작이란 기회는 아무나 누릴 수 있는 축복이 아님다. 이재규PD는 친한 친구인 함영훈PD를 통해서 알게 된 친구로 재규가 부러웠슴다. 벌써 연출이 된 것도, 사전제작을 하는 것도... 다모는 무조건 잘 되야 하는 드라마임다. 다모가 잘 되야 사전제작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그래야 드라마 제작풍토 개선의 기회가 주어짐다. 그래야 대한민국 드라마가 달라짐다. 에구, 어쩌다 얘기가 여기까지...
다모가 연장된 회수에 따라 대장금과 '상두야, 학교 가자!'가 함께 시작하게 돼서 대장금 대본을 서둘러 입수해 읽었슴다. 정말... 정말 재미있었슴다. 개인적으로 읽어 본 사극 대본 중에 최고였슴다. 김영현 작가에 대한 정보를 찾아봤으나 거의 없었슴다. 몇몇 흔적은 최완규 작가의 드라마... SBS '신화'는 제대로 본 적은 없어 별 느낌이 없었지만... 이정도의 대본을 써 내다니... 이런 작가 키워야 함다. 여러 모로 대장금은 정말 잘 되야 함다. 수준 높은 대본에서 수준 높은 드라마가 나온다는 기본 상식을 입증해 줘야 함다. 그래야 대한민국 드라마가 달라짐다. 에구, 또, 또...
대장금은 잘 되야 하고 장금 아역은 중요함다. 개인적으로 대본과 비교해 1, 2회 방송은 조금 안타까웠슴다만 그래도 기대하고 있슴다. 방송쟁이의 눈과 시청자의 눈은 조금씩 달라서 큰 문제는 안 될 거라 믿슴다. 장금 아역이 돌무덤을 쌓을 때는 찡했슴다.
3, 40대를 끄는 요소가 거의 없는 '상두야, 학교 가자!'에서 장금 아역과 보리를 맞짱(!)뜨게 하면 어떨까! 좋은 승부가 될 듯 싶슴다.
그렇게 3,4회 예고 제작을 마쳤슴다. 오늘도 한 끼로 때움다. 에... 그럼 지금부터 본론을...
현재(!) 타이틀 곡; '난 멈추지 않는다'(노래 이정열)
상두 은환 자전거씬; '세상 끝까지'(노래 이지우)
1회 다음이야기 뽕짝 분위기의 러시안 락; '바람 속으로'(노래 이정열)
상두 은환 비오는 병원 주차장 씬; 'My Love'(노래 정 철)
2회 다음이야기, 3, 4회 예고; 'Beautiful Thing'(Popium - 북유럽쪽 그룹이람다)
그 밖에
여자 솔로 피아노; 'Someday'(노래 박영미)
미디움템포 'Silver Lining'(Popium)
약간 느린 곡 'Perfectly Numb'(Popium)
음악이라곤 가요 외엔 잘 모르는 관계로 음악감독님이 불러주시는 대로 적슴다.
참! '상두야, 학교 가자!'의 자랑거리! 문대현 음악감독님!
'광야에서' 작곡자이시고, '노찾사' 멤버이셨던 분으로
영화 '국화꽃향기'와 '거울 속으로' 음악을 하셨슴다.
홈페이지에 스탭 소개가 덜 됐군요. 홈페이지도 보완을 해 나갈 예정임다.
원래는 각종 대사와 땀 날때, 한 숨 쉴때 효과음 등을 넣을 예정이었슴다만... 에구... 아시져?
OST와 관련해서도 참 할 말이 많슴다. 다음 기회에 꼭... |
첫댓글 빼도박도 못할듯.... -_-;; 증거사진까지 올릴수도 있었슴~
예전 상두 홈피에서 본 적 있는 글...^^ 감회가 새롭구려~~
유연낭 요즘 상두 다시 해주고 있는거 아시오... 다시 봐도 가슴이 찡 하다오... 이글은 그때 실시간으로다가 바로 읽었었지용... ㅋㅋㅋㅋ
그르게..이분 제작노트속 글도 나름대로 재밌게 읽었었지요..ㅎㅎ 다모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무냉좋아라하는 므흣~연발하며 보던 기억..^^
상두가 다모끝나고 한거였구나.... -_-;;;;;;;;;;;;;;;
상두는 디게 오래된것 같은데.. 다모는 아직도 생생한것이 2003년도 작품이라는게 믿어지지가않는구랴...
ㅋㅋ..곽정환선배..이렇게 글썼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