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벳 고원을 달리는 칭짱열차(사진/티벳투어)
2006년 7월 1일, 중국 칭하이(靑海)성 거얼무와 시짱(西藏ㆍ티베트)자치구의 라싸(拉薩)를 잇는 1,142km 구간이 완공되어 칭짱열차가 첫 운행에 들어간 후 많은 관광객들이 열차를 이용했습니다.
칭짱열차 개통 이후 티베트를 찾은 여행자들은 폭발적으로 증가해 2012년 연간 관광객이 1,034만명에 이르렀고 지난 해는 15백만명을 돌파했습니다. 관광객 중 90% 이상은 중국인들이 대부분이며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하는 아주 적습니다.
칭짱열차는 라싸에 머물지 않고 티베트 내륙까지 확장하고 있습니다. 지난 해 8월 15일 티베트 제2의 도시 시가체와 라싸를 연결하는 철도가 개통된데 이어 2014년 12월, 티베트 라싸와 동부 티베트 린즈(林芝)를 연결하는 철도 공사가 시작되었습니다. 공사 기간은 약 7년을 잡고 있습니다.
또한, 철도는 2020년 네팔과 인접한 국경까지 연장될 것으로 알려져 티벳과 네팔을 연계하는 관광 산업은 더욱 호황을 누릴 것으로 보입니다.
1980년부터 2010년까지 티베트 관광객 현황(이미지/차이나티베트온라인)
5년만에 다시 탄 칭짱열차
2015년 1월 16일. 10박 11일 여정으로 출발한 우리 여행팀은 칭짱열차에 탑승하기 전 간식거리 구입과 저녁 식사를 위해 북경서역 인근의 한 식당으로 향했습니다. 시간이 제법 걸렸습니다. 마지막 방문했던 5년전보다 교통량은 더욱 증가해 식당에 도착하기까지 약 1시간 30분 넘게 걸렸던 것 같습니다.
2박 3일간 열차 탑승 기간 동안 먹을 과일, 과자 등을 시장에서 구입하고 저녁 식사를 마쳤습니다. 식사 전 여행에 참가한 27명의 길벗들이 간단한 자기 소개를 하면서 처음의 서먹서먹했던 썰렁한 분위기는 많이 좋아졌습니다. 어느 지역을 여행하던 얼굴을 처음 본 길벗들의 서먹함은 으레있는 일입니다.
'다시 티벳을 갈 수 있을까? '...'가지 못한다고 해도 라싸에서 살았던 행운을 누렸으니 서운할 것 없다'...'아니야. 그래도 가야돼. 그 동안 버틸 수 있었던 것은 그 땅의 기운때문이였는데 이젠 배터리가 방전되서 바닥이야. 이제 충전이 필요해'...
출발하기전 오락가락하던 마음이였습니다. 지난 시간 북경과 라싸를 오가며 칭짱열차를 탄게 이번이 8번째인가하면서 묵혀 있는 기억의 조각들을 서서히 꺼내보며 북경서역으로 향했습니다.
2014년 1월 16일. 북경서역 대합실(사진/베이스치는곰님)
8시 10분에 출발하는 기차를 타기 위해 여유있게 북경서역으로 향했습니다. 말그래로 인산인해(人山人海)였습니다. 역으로 들어가기전 '①짐 엑스레이 검사 -> ②여권과 승차권 확인 -> ③대기실로 들어가기전 또 승차권 확인 -> ④ 대기실에서 기다리기' 순입니다.
중국 기차역을 이용하면서 인상적인 점은 역 실내에서 흡연이 금지되어 있어 기차 탑승전까지 담배를 피우기 위해서는 다시 역 밖으로 나가야 하는데 오랫동안 골초로 살아 온 저에게도 이점은 좋았던 것 같습니다.
5년만에 다시 탄 칭짱열차, 티벳 여행을 꿈꾸는 분들을 위해 정리해봅니다.
2014년 1월 16일. 베이징서역을 떠나 라싸로 향하는 열차(사진/베이스치는곰님)
여행허가서
시간이 되었습니다. 베이징서역발 라싸행 'Z21'열차(예전에는 'T27'이였으나 지난 해 말부터 바뀜)에 탑승하기 위해 열차로 향합니다. 열차에 오르기 전 객차승무원은 티베트 여행허가서와 승차권을 검사합니다. 몇해전까지 해도 여행허가서가 없이도 티벳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만 이젠 강화되어 틈이 보이지를 않습니다.
칭짱열차 승차권. 탑승자의 여권 번호와 이름이 인쇄되어 있다.
탑승 기간 동안 철도 공안(경찰)이 찾아와 여행허가서를 핸드폰으로 찍고 팀 전체 인솔 책임을 맡은 티벳카일라스님에게 꼬치꼬치 캐묻고 갑니다.
라싸역에 도착해서는 현지 직원이 참가자 여권 전부와 여행허가서를 사무실로 갖고 가더니 여권을 일일이 스캔을 합니다. 여행 기간 여행허가서에 있는 명단과 실제 여행자를 확인하는 경우가 몇차례 있었으며 심지어 네팔로 향하는 길에서는 무장경찰들이 승객들의 소지품을 일일이 확인도 했는데 소지한 책도 꼼꼼이 살폈습니다. 참고로 티벳 여행 하실 때는 인도에 망명중인 14대 달라이 라마의 사진이 들어 있는 책이나 티베트 국기 등을 소지하면 곤란에 처할 수 있습니다. 이쯤되면 여행허가서 없이 티벳을 여행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티벳 여행은 '여행허가서+현지 차량+현지 가이드'가 충족되어야 가능합니다. 1명 이라도 이와 같은 조건을 갖추면 여행할 수 있지만 차량을 혼자 쓰기 때문에 여행 비용은 더 비싸질 수 밖에 없습니다.
티벳 지역을 들어가기 위해 필요한 허가서 앞면. 이것이외에도 방문하는 지역에 따라 별도의 허가서를 발급받아야 한다.기타 자세한 내용은 '티벳 여행자를 울리는 여행허가서'(http://cafe.daum.net/tibethimalaya/CyuL/1333) 참조
열차 탑승
열차에 올라 자기 자리를 찾아갈 때가 제일 혼잡한 것 같습니다. 차분히 자리를 잡고 가방을 잘 놓습니다. 승무원이 돌아다니며 종이 승차권을 플라스틱 승차권으로 교환합니다. 플라스틱 승차권은 라싸역에 도착하기전 다시 종이 승차권을 돌려주고 회수하는데 종이 승차권은 역에서 나올 때까지 잘 보관해야 합니다.
열차 탑승 후 다음 날이 되면 작성해야 할 서류가 건강확인증입니다. 해발 3,000m 이상의 여행을 해도 이상이 없다라는 내용이 담겨져 있습니다. 열차내 승무원들이 건강확인증을 나눠줄 때 한국사람들은 중국 사람들과 외모의 큰 차이가 없어 중국어로 된 양식을 주는데 관계없이 영어 또는 한문으로 작성하시면 됩니다.
해발 3천미터 이상을 여행에도 건강에 이상이 없다는 확인증. 2009년 탑승했을 때와 내용은 달라지지 않았다.
가방은 어디에 보관해야 할까?
가방은 좌석 밑에 또는 제일 위에 올려 놓으면 됩니다만, 사전에 짐을 쌀 때 들어갈 수 있는 가방 크기를 감안해야 합니다. 6인실의 경우 침대 길이가 약 180cm, 넓이가 60cm(4인실 190cm, 80cm)인데 짐이 너무 무겁거나 크면 위로 올리거나 밑에 넣을 수 없어 침대 위에 놓아야 하는데 키가 클 경우 이도 어려울 수 있습니다.
(사진/차이나가이드)
열차 구성
칭짱열차는 3가지 종류의 좌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총 14량의 객차(식당 1개 차량 포함), 4인 1실 및 6인 1실, 앉아가는 좌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요금은 앉아가는 좌석이 제일 저렴하나 베이징, 상하이, 청두 등에서 출발하는 경우 이틀 밤을 열차에서 보내야 하기 때문에 많이 불편해 대부분 외국 여행자들은 6인실 침대칸이나 4인실을 이용합니다.
[칭짱열차, 앉아가는 자리 풍경]
[칭짱열차, 4인실과 6인실 풍경]
6인실 기준으로 제일 아래 침대칸(下)은 다른 좌석에 비해 높이가 달라 앉아 쉬기에 편하지만 낮에는 중간이나 제일 위에 있는 승객이 내려와 함께 앉을 수도 있습니다.
식사 및 편의시설
칭짱열차내 편의시설은 여행하기에 큰 불편함이 없도록 되어 있습니다. 식사는 식당칸에서 직접 먹을수도 있고 하루 세번 객차를 돌아다니며 판매하는 도시락(아침 15위안(약 2,628원), 점심/저녁 25위안(약4,380원))을 드셔도 됩니다. 아침의 경우 7시에서 8시사이에 판매원이 죽과 빵으로 된 도시락을 다니며 판매합니다.
칭짱열차에 판매하는 점심/저녁 도시락
열차내에서는 24시간 뜨거운 식수를 공급해주고 있습니다. 중국 컵라면이 입맛에 맞이 않을 수 있으니 한국에서 미리 컵라면이나 간단한 식사 대용품을 준비해서 드셔도 좋습니다.
많은 분들이 열차에서 무선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궁금해 합니다. 아쉽게도 인터넷 서비스는 제공되지 않고 있습니다. 전기 제품 충전은 각 객차마다 설치된 콘센트를 이용할 수 있으며 별도의 장치없이 한국 제품 그대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탑승한 열차의 한 객차에서는 콘센트가 없는 경우를 봤습니다. 이런 경우 다른 객차의 콘센트를 이용하셔도 됩니다. 객실내 불은 보통 10시경에 끄기 때문에 이후 시간에는 다른 승객들에게 불편함을 주지 않도록 큰 소리로 말하는 것을 자제합니다.
칭짱열차의 화장실. 볼 일을 본 후 '녹색'버튼을 누른다.
흡연은 객차와 객차를 연결하는 통로에서 피울 수 있으나 거얼무 지역부터는 금연으로 되어 있어 흡연할 경우 승무원이 담배를 피우지 말라고 주의를 줍니다.
칭짱열차는 라싸로 가는 중간인 '거얼무'(해발 2,829m)부터 고산증세 예방을 위해 객실내에 자동으로 산소를 공급합니다. 고산증세를 느낄 경우 승무원에게 호스를 달라고 해서 객차에 설치된 산소 배출구에 끼워 사용하면 증세 완화에 도움이 됩니다.
거얼무에서 부터 공급되는 산소와 산소 부족으로 불편할 때 사용하는 호스
냉난방시설은 좌석 구분(침대칸, 의자칸)에 관계없이 잘되어 있습니다. 덥다고 해서 옷을 가볍게 있으면 감기에 걸릴 수 있고 이어 고산증세가 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주의가 필요합니다.
열차 여행에서 가장 불편한 점 중에 하나는 머리감기입니다. 세면대에 머리를 넣고 감을 수 있는 공간이 넉넉치 않기 때문입니다. 머그컵이나 음료수 빈병 등을 이용해 물을 담아 머리에 부어가며 아쉬운 대로 머리를 감을 수 있습니다. 누군가 도와주면 더욱 손쉽게 할 수 있겠지요.
칭짱열차 세면대
도착
2박 3일 동안 달리 칭짱열차는 라싸역에 2시 30분경 도착 예정이였으나 예정보다 대략 15분 정도 빨리 도착했습니다. 기차에서 마지막 점심 식사를 하고 짐을 미리 정리해서 기다리는 것이 좋습니다. 칭짱열차는 개통 후 지금까지 이렇다 할 사고없이 안전 운행을 해왔다는 점은 높이 살만 합니다.
열차에서 내려 역 출구를 통해 나올 때 현지 직원이 여권과 여행허가서를 받아 사무실로 갖고 가더니 여권 모두를 스캔한 후 돌려줬습니다. 외지에서 들어오는 티벳인들 또한 검사를 받았고 신분증이 없는 경우 다시 사진을 찍고 만드느라 사무실은 분주했습니다.
티벳 특유의 파란 하늘색과 코끝을 통해 해발 3,650m 라싸의 맑은 공기가 온 몸을 휘감습니다. 5년만에 찾은 티벳은 외모는 몰라 볼 정도로 변해있었으나 겨울철을 맞아 순례 온 티벳인들의 눈에서 아직 '티벳은 살아 있다'라는 확신을 얻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 칭짱철도 개요
1. 칭짱철도 : 중국 칭하이 성의 '청 (靑)' + 서장자치구 '장(藏)')의 중국 발음으로 칭하이성의 주도인 시닝과 티베트의 라싸를 연결하는 1,956km의 기차길로서 이 구간의 956km가 해발 4,000m 이상입니다.
2. 공사 기간 : 5년 (시작일 : 2001년 6월29일, 개통일 : 2006년 7월 1일)
3. 칭짱철도의 기록
○ 01. 세계최고 높이 철도 : 칭짱철도는 4,000미터 이상 고지대 구간이 960km 되며, 가장 높은 곳인 탕구라산 야커후 지점은 해발 5,072미터임.
○ 02. 세계 최장 길이 철도 : 칭짱철도 '거얼무에서 라싸'구간은 고비사막, 늪지대, 설산, 초원을 지나며 총 길이는 1,142km임.
○ 03. 세계 최장 동토 위 철도 : 칭짱철도는 얼어붙은 땅 550km를 지나감.
○ 04. 세계 최고 높이의 동토지역 최장 터널 : '펑훠산 터널'의 고도는 4,905미터임.
○ 05. 세계 최장 길이 동토고원 터널 : '쿤룬산' 터널은 총 길이 1,696미터임.
○ 06. 세계 최고 높이 철도역 : '탕글라山'역은 해발 5,068미터에 위치.
○ 07. 세계 최고 높이 철도기지 : '안둬' 철도기지는 해발 4,704미터에 위치.
○ 08. 세계 최장 동토고원 철교 : '칭쉐이허' 대교의 총 길이는 11.7km임.
○ 09. 동토고원 철로 중 세계최고 속도 : 칭짱철도의 동토지역 통과속도는 시속 100킬로미터이고 이 지역을 벗어나면 120킬로미터까지 속력을 냄
[칭짱열차 밖 풍경]
첫댓글 겨울의 티벳
따끈하고 요긴한 정보..
요긴한 자료~~!ㅠㅠㅠ
가고싶어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