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아시케나지와 세파르디 2, 에티오피아 유대인]
세계 각지에 흩어져 살아왔던 유대인 그룹들은 그들의 출신 지역, 인종, 소속 집단에 따라 회당의 모습, 복장, 명절 풍습, 즐기는 음식 등이 조금씩 다르다.
전 세계 유대인들을 보면 세파르디(미즈라히 포함) 그룹보다 아시케나지 그룹이 규모 면에서 더 크다.
특히 미국의 유대인들은 대부분이 아시케나지이다.
반면 이스라엘에서는 세파르디 그룹이 조금 더 많은 편이다.
오늘날의 이스라엘을 이끌어가는 주류세력은 아시케나지 그룹이다.
건국 과정을 주도했고 오늘날에도 정치, 경제, 사회 전반에서 우위적 위치에 있다.
이스라엘 공립학교에서 근대 이스라엘 역사를 가르칠 때에는 주류세력인 아시케나지 그룹의 활동상이 중심이 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세력이 약한 세파르디 그룹은 자신들의 이익이 제대로 대표되지 않는 데 불만이 있어서 자신들을 정치적으로 대변하는 사스당이란 정당을 따로 만들었다.
과거에 비하면 많이 줄었다고 하는데 아시케나지 유대인들은 미즈라히 유대인들과 같은 건물에서 살기를 꺼린다고 한다.
이스라엘 건국 이래 70여 년이 지난 현재까지 역대 총리는 모두 아시케나지 유대인들이었다.
유대교에서 최고의 권위를 갖고 있는 최고 랍비공의회는 아시케나지와 세파르디 두 그룹을 각각 대표하는 최고 랍비가 모인 2인 협의체 형식이다.
이 같은 일반적인 평가에 대해 상반적인 주장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건국 이후 이스라엘 현지에서 태어나 교육을 받은 유대인인 ‘사브라’들은 자신들의 부모 세대에 비해 조상의 출신 지역이나 인종적 배경에 따른 구분 의식이 별로 없다.
오늘날에는 이스라엘에서 태어난 사브라들이 해외에서 태어나 이스라엘로 이주해온 온 올림보다 훨씬 더 많다.
사브라들이 이제 이스라엘을 이끌어 가는 주도세력으로 성장하면서 그동안 존재해왔던 아시케나지와 세파르디 집단 간의 갈등이 많이 해소되었다.
이스라엘 유대인들 가운데서 가장 외모가 두드러져 보이는 이들은 피부색이 어두운 유대인들이다.
이들을 ‘이스라엘의 집’이라는 뜻을 가진 ‘베타 이스라엘’ 또는 그들의 출신 지역을 따서 ‘에티오피아 유대인’이라고도 한다.
이들의 조상에 대해서는 고대 이스라엘의 솔로몬 왕과 시바의 여왕 사이에 태어난 후손이라는 설을 비롯한 여러 설이 있으나 명확하지는 않다.
이들 에티오피아 유대인은 오랜 기간 유럽 중심의 유대인 공동체로부터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한 채 거의 잊힌 존재로 남아 있었다.
그런데 이스라엘 건국 후 귀환법에 따라 해외 거주 유대인들의 귀환이 적극적으로 추진되던 중 이들 에티오피아 유대인들을 받아들일 것인가에 대한 격렬한 논쟁이 벌어졌다.
이들은 1970년대 후반에 와서야 이스라엘 귀환이 허용되는 유대인으로 인정받게 되었다.
이스라엘 정부는 1980년대와 1990년대 수차례 걸쳐 군과 정보기관을 동원한 비밀 공수작전을 통해 당시 수단과 에티오피아 지역에 거주하던 에티오피아 유대인들을 이스라엘로 대거 이주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같이 공수작전을 통해 아프리카에서 데려온 유대인들과 이후 이스라엘에서 태어난 이들의 자녀 등을 모두 합쳐 현재 이스라엘에 거주하는 검은 피부의 유대인들은 13~14만 명에 이른다. 이는 이스라엘 전체 유대인의 약 2%의 수준이다.
참고 서적
7가지 키워드로 읽는 오늘날의 이스라엘, 최용환 지음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