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선, ‘단일 시즌 전관왕’ 1승 남았다
월드컵 빙속 500m 5차 대회도 金
올 시즌 마지막 6차 대회만 남겨
‘빙속 여제’ 이상화도 못한 대기록
“지구력 좋아 후반 스퍼트로 일낼 것”
김민선이 11일 폴란드 토마슈프마조비에츠키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5차 대회 여자 500m 디비전A(1부)에서 결승선을 앞두고 마지막 스퍼트를 하고 있다. 사진 출처 ISU 홈페이지
‘신(新)빙속 여제’ 김민선(24·의정부시청)이 이번 시즌 5번째 월드컵에서도 500m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 번만 더 우승하면 ‘빙속 여제’ 이상화(34·은퇴)도 해보지 못한 ‘단일 시즌 월드컵 전관왕’ 기록을 남길 수 있다.
김민선은 11일 폴란드 토마슈프마조비에츠키에서 열린 2022∼2023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5차 대회 500m 디비전A(1부)에서 37초90으로 1위에 올랐다. 4대륙 세계선수권과 겨울 유니버시아드를 포함해 이번 시즌 출전한 7개 국제대회에서 한 번도 금메달을 놓치지 않은 김민선은 17∼19일 같은 곳에서 열리는 최종 6차 월드컵에서 시즌 전관왕에 도전한다.
2020∼2021시즌에도 펨커 콕(23·네덜란드)이 여자 500m에서 월드컵 전관왕 기록을 남긴 적이 있다. 그러나 당시엔 신종 코로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여파로 대회가 4번밖에 열리지 않은 데다 유럽과 북미 선수만 참가했다. 정상 개최된 월드컵에서 마지막으로 이 종목 전관왕을 차지한 건 1992∼1993시즌 8차례 레이스에서 모두 우승한 예취바오(59·중국)다. 이상화는 2013∼2014시즌 1∼7차 레이스에서 내리 우승했지만 시즌 도중 열린 2014 소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뒤 남은 5차례의 대회에 불참하면서 전관왕 기록을 남기지 못했다.
김민선은 ‘폴 클래식 2017’ 여자 500m에서 37초70을 기록하며 당시 이상화가 보유하고 있던 이 종목 세계주니어기록(37초81)을 0.11초 앞당겼다. 그러나 고질적인 허리 통증 때문에 시니어 무대에서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이에 제갈성렬 의정부시청 감독은 단거리 선수인 김민선에게 중장거리(1000, 1500m) 훈련을 ‘처방’했다. 선천적으로 과한 운동을 견디기 힘든 골격이라 근력을 키우기 어려운 만큼 지구력으로 대체해 보기로 한 것이다. 훈련 효과로 김민선은 이번 시즌 1차 대회 1000m 2위에 이름을 올리며 한국 여자 선수로는 처음 이 종목 월드컵 메달을 따기도 했다.
제갈 감독은 “김민선은 순발력이나 최대 근력치는 이상화보다 부족하지만 지구력이 강해지면서 힘을 나눠 쓸 줄 알게 돼 스피드가 좋아졌다”면서 “올 시즌 2∼5차 레이스 내내 상대보다 스타트가 한 발 가까이 늦었지만 후반 스퍼트로 이겨냈다”고 설명했다. 또 “민선이에게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까지 차분하게 가야 하니 ‘들뜨지 마라’고 늘 강조한다”며 “이제 시작이다. 반응 속도가 느리다는 단점도 충분히 고칠 수 있다. 앞으로 이상화의 500m 세계기록(36초36)도 깰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임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