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이후 14년 만에… 이해인, 4대륙 대회 싱글 정상
쇼트 6위 딛고 프리서 시즌 최고점
시니어 메이저 대회서 첫 정상 올라
전날 선두였던 김예림, 아쉽게 2위
男싱글 2연패 노린 차준환은 4위에
금빛 점프로 연기하는 이해인 이해인이 11일 미국 콜로라도스프링스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4대륙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음악에 맞춰 연기하고 있다. 전날 쇼트프로그램 6위였던 이해인은 이날 클린 연기로 역전 우승에 성공했다. 콜로라도스프링스=AP 뉴시스
이해인(18·세화여고)은 체인지풋 콤비네이션 스핀으로 프리스케이팅 연기를 마무리한 뒤 ‘해냈다’는 듯 두 주먹을 내리쳤다. 이어서 하루 전 쇼트 프로그램에서 이해인보다 점수가 높았던 선수들이 연기를 펼쳤지만 이해인보다 높은 총점을 기록한 채 ‘키스 앤드 크라이 존’을 떠난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이해인이 2023년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4대륙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정상에 올랐다. 쇼트 프로그램에서 6위(69.13점)에 그쳤던 이해인은 11일 미국 콜로라도주 콜로라도스프링스에서 열린 프리스케이팅에서 시즌 최고점(141.71점)을 받으며 총점 210.84점으로 역전 우승에 성공했다. 유럽을 제외한 나머지 대륙 선수가 참가하는 이 대회 여자 싱글에서 한국 선수가 정상에 오른 건 2009년 김연아(33) 이후 14년 만이다. 이해인이 ISU 주관 시니어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흰색 드레스를 입고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음악에 맞춰 연기를 펼친 이해인은 이날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 콤비네이션 점프를 포함해 트리플(3회전) 점프 7개를 모두 성공시켰고 스텝 시퀀스와 스핀에서도 모두 최고 난도인 레벨 4 판정을 받았다. 이해인은 “지난해 이 대회에서 은메달을 따기는 했지만 올해는 결과가 아니라 내 훈련 과정에만 집중하려 했다. 실수 없이 연기를 마쳐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은메달은 김예림(20·단국대)에게 돌아갔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동메달을 땄던 김예림은 전날 쇼트 프로그램에서 1위(72.84점)를 했지만 프리스케이팅에서 3위(136.45점)에 그치면서 총점 2위(209.29점)에 만족해야 했다. 지바 모네(18·일본)가 204.98점으로 3위, 김채연(17·수리고)이 202.39점으로 4위를 했다.
이 대회 남자 싱글 2연패에 도전했던 차준환(21·고려대)은 11일 쇼트 프로그램과 12일 프리스케이팅에서 모두 점프 실수를 하며 4위(총점 250.14점)에 그쳤다. 미우라 가오(18·일본)가 개인 최고점(281.53점)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임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