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지난 남대문 데이트 코스에 이어 숭례문과 함께 조선의 역사 속에 있는 서울 5궁(경복궁, 덕수궁, 창덕궁, 창경궁, 경희궁)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서울 5궁 대부분은 숭례문과 멀리 떨어져 있지 않으니까요. 알아두었다가 숭례문과 함께 찾으면 좋을 듯합니다.
야간개장을 통해 볼 수 있는 경복궁의 또 다른 매력
경복궁의 중심 근정전
조선왕조 제일의 법궁인 경복궁(景福宮)은 서울 5궁 중 가장 먼저 지어진 곳입니다. 처음 이곳엔 임금의 권위를 상징하는 근정전, 왕비의 침실인 교태전 등 수백 동의 건물이 있었지만, 임진왜란에 상당 부분 타버렸는데요. 이후 흥성대원군 지휘 아래 재건되지만, 일제강점기에 건물이 철거되는 등 또다시 수모를 겪어 ‘비운의 궁’이라는 별명을 가지게 됩니다. 그나마 지금은 경복궁 일부를 복원해 그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왕이 신하와 경연을 하고 정무를 보았던 경복궁 사정전
경복궁은 드라마 ‘궁’, ‘해를 품은 달’, 예능 ‘1박 2일’과 같은 TV 프로그램에 소개되어 사람들에게 친근한 곳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해설사가 설명하는 경복궁 이야기는 듣는 이의 귀에 더욱 쏙쏙 들어오는데요. 경복궁 홈페이지에 가면 무료 해설 프로그램과 정기적인 행사에 관한 정보를 알 수 있고, 외국 사진 접견 장소와 연회 장소로 쓰였던 경회루 특별관람도 예약할 수 있습니다. 특히 5월 22일(수)부터 26일(일)까지 경복궁 야간개장 관람이 있으니까요. 밤의 경복궁을 만나고 싶은 분은 홈페이지에서 미리 예매하시면 좋을 듯합니다.
경복궁 정보·휴궁일: 매주 화요일
·입장료: 성인(19세~64세): 3,000원/2,400원(단체 10인 이상)
소인(18세 이하): 무료
·홈페이지:
http://www.royalpalace.go.kr
고종의 장수를 빌며 이름 지어진 덕수궁
팔작지붕이 인상적인 덕수궁 중화전
덕수궁(德壽宮)의 원래 이름은 경운궁(慶運宮)입니다. 1907년 고종이 순종에게 양위한 뒤 이곳에 살면서 덕수궁으로 바뀌었는데요. 임진왜란 때 피난길에서 돌아온 선조가 개인 저택을 임금의 별궁인 행궁으로 삼으면서 궁의 역할을 하게 됐습니다. 덕수궁이란 이름은 ‘덕을 누리며 오래 살라’는 뜻으로 고종의 장수를 빌며 이름이 지어진 것인데요. 현재 덕수궁에선 선조가 16년간 거처했던 석어당부터 중화문, 중화전, 즉조당, 석어당, 함녕전, 그리고 덕수궁미술관인 유럽 궁전양식의 석조전을 볼 수 있습니다.
덕수궁 왕궁 수문장 교대의식
덕수궁은 시간대별 무료 안내를 받을 수 있고, 평일 오전엔 을사늑약 장소인 중명전 관람을, 오후와 주말엔 인터넷 사전 예약한 분에 한해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또, 주변엔 정동교회, 환구단, 구 러시아 공사관 등 방문할 만한 곳이 많으니 덕수궁 관람 후 함께 들러도 좋을 듯합니다.
*행궁(行宮): 임금이 궁 밖으로 행차할 때 임시로 머무르던 별궁. <출처: 네이버 국어사전>
덕수궁 정보·휴궁일: 매주 월요일
·입장료: 성인(19세 이상) 1,000원/800원(10인 이상 단체)
만 18세 이하 청소년, 만 65세 이상 어르신: 무료
·홈페이지:
http://www.deoksugung.go.kr/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창덕궁
조선왕조를 상징하는 건물, 창덕궁의 인정전
가장 오랜 기간 임금이 살았던 창덕궁(昌德宮)은 임진왜란 때 궁궐이 불탄 후 고종이 경복궁을 짓기 전까지 정궁 역할을 했던 곳입니다. 창덕궁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될 정도로 조선의 궁궐 중 원형이 잘 보전됐고, 후원은 왕이 쉴 수 있는 공간으로 정원과 정자, 연못 등이 자연환경과 어우러져 있는데요. 창덕궁은 동북아시아 궁궐 중 친자연적으로 건설된 궁이라는 평을 듣기도 했습니다.
창덕궁의 중문, 진선문
창덕궁에선 일반관람과 후원특별관람을 할 수 있습니다. 일반관람은 자유롭게 전각을 관람하고, 후원특별관람은 문화재 생태보호를 위해 해설사와 제한된 인원으로 관람합니다. 3~5월, 8월~10월의 보름엔 ‘2013 창덕궁 달빛기행’도 열리니까요.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를 참고하세요.
*정궁(正宮): 임금이 거처하는 건물 <출처: 네이버 국어사전>
창덕궁 정보·휴궁일: 매주 월요일
·입장료: 성인(만 19세 이상) 3,000원/20% 할인(10인 이상)
만 18세 이하 청소년, 만 65세 이상 어르신: 무료
·홈페이지:
http://www.cdg.go.kr/
왕후의 보금자리, 창경궁
창경궁(昌慶宮)은 성종 때 정희왕후, 안순왕후, 소혜왕후를 위해 옛 수강궁 터에 지은 것으로 창덕궁의 부족한 주거 공간을 보충하기도 했습니다. 창경궁 역시 임진왜란 때 불에 타 광해군 때 재건했는데요. 이후, 또다시 일제가 궁 안 전각을 헐고, 식물원과 동물원을 지어 궁의 역사적 가치를 크게 훼손했습니다. 현재 창경궁에선 조선왕궁 법전 중 가장 오래된 명정전과 명전문, 홍화문 등을 볼 수 있습니다.
창덕궁과 창경궁은 별도의 관람권을 사면 연계 관람이 가능합니다. 창경궁 홈페이지에 가면 아이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창경궁 역사 탐방 말놀이, 틀린 그림 찾기, 아궁이 속 미로찾기 놀이를 할 수 있습니다. 경희궁을 가기 전 아이와 함께 게임으로 궁과 먼저 친해지게 하는 것도 좋겠죠?
창경궁 정보·휴궁일: 매주 월요일
·입장료: 성인(19세 이상) 1,000원/800원(10인 이상 단체)
만 18세 이하 청소년, 만 65세 이상 어르신: 무료
·홈페이지:
cgg.cha.go.kr/
광해군의 궁, 경희궁
경희궁의 건물 중 가장 오래된 전각인 숭정전
경희궁(慶熙宮)은 영조가 지은 이름입니다. 원래 이름은 경덕궁으로 나라에 전쟁과 같이 위급한 일이 생겼을 때 왕이 본궁을 떠나 머무는 이궁(離宮)의 역할을 했습니다. 처음 경덕궁은 인조의 생부, 정원군의 잠저(潛邸)였는데 이곳에 왕의 기운이 서려 있다고 해서 광해군이 빼앗아 궁으로 만들었고 이후 인조, 숙종, 영조 등 여러 조선의 왕이 경덕궁에 머물렀습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에 건물 대부분이 철거됐고 지금은 경희궁 건물 중 가장 오래된 숭정전과 흥화문, 황학정 등이 남아있습니다.
경희궁 태령전 뒤편에 있는 서암
경희궁 태령전 뒤엔 상서로운 바위라는 뜻의 ‘서암(瑞巖)’이라는 큰 바위가 있습니다. 원래 이름은 ‘왕암(王巖)’으로 바위에 왕기가 서려 있다고 해서 광해군이 이곳에 경희궁을 지었다고 합니다. 특히 영조는 서암에서 신하와 자주 시를 지었다고 해요.
다양한 전시가 열리는 서울시립 경희궁미술관
경희궁 옆엔 서울 역사박물관과 서울시립 경희궁미술관이 있습니다. 서울 역사박물관에선 서울의 역사와 유물, 기획 전시를 볼 수 있으며, 경희궁미술관에선 기간별로 다양한 전시회를 여니까요. 경희궁에 오신다면 두 곳을 함께 들러도 좋을 듯합니다.
*이궁(離宮): 행궁과 같은 말(임금이 나들이 때에 머물던 별궁). <출처: 네이버 국어사전>
*잠저(潛邸): 나라를 세우거나 임금의 친족에 들어와 임금의 된 사람의, 임금이 되기 전의 시기. 또는 그 시기에 살던 집. <출처: 네이버 국어사전>
경희궁 정보
·휴궁일: 매주 월요일, 공휴일
·입장료: 무료
자녀에게 서울 600년 역사를 체험하며 가르칠 수 있는 곳, 숭례문과 서울 5궁! 이번 주말, 가족과 함께 조선 왕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서울 5궁을 살펴보며 잊고 지냈던 역사를 되짚어보는 건 어떨까요? 궁과 함께 우리나라 역사를 돌아보며 의미 있는 시간이 될 듯합니다. ^^
첫댓글 오랜만에 뵙네요. 왕궁의 모습 잘 보았네요. 항상 이쁘고 건강하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