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몇번 콕콕 찔렀을 뿐 - 프리다 칼로
ArtePhile ・ 2023. 10. 14. 3:00
프리다칼로(Frida_Kahlo), A Few Small Nips, 그냥 몇번 콕콕 찔렀을 뿐, 1935, 유화 40x30cm, Museo Dolores Olmedo, Mexico_City
프리다 칼로는 허리띠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남편 때문에 평생을 마음 고생을 한다. 그렇다고 그녀가 남편 디에고 리베라에 속아서 결혼한 것은 아니었다. 프리다가 22살의 나이로 결혼했을 때, 이미 남편 디에고 리베라는 그보다 21살이 많은 43세였고, 두번의 이혼 경력이 있었다. 대신 프리다는 교통사고의 심각한 부상에서 회복된 지 얼마 안된 몸으로, 이제 가족의 생계를 돕기 위해 화가가 되기를 꿈꾸던 젊고 꿈많은 아가씨였을 뿐이었고, 디에고 리베라는 이미 세계적인 명성을 가지고 있던 잘 나가던 화가였다. 어찌되었건 리베라에게 먼저 접근한 것은 프리다 칼로였었고, 리베라가 바람둥이라는 것은 전세계가 다 알고 있는 일이었다.
시대도 시대였고, 남편이 어떤 사람인지를 알고 결혼한 것이었기에, 아마도 프리다 칼로는 남편이 온 사방의 여자들을 찝쩍거리며 돌아다니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그런 남편을 그대로 내버려 두었다. 하지만, 한번 그녀가 남편에게 무척이나 화를 낸 적이 있었다. 바로 그녀의 사랑하는 막내동생 크리스티나와 바람이 났을 때였다. 프리다 칼로는 딸만 넷 있는 집안의 셋째 딸이었고, 막내였던 크리스티나와는 사이가 각별했던 것 같다. 이혼 후 애들과 함께 집에 돌아와 있던 크리스티나는 남편의 모델을 하기도 하면서 친하게 지냈고, 어느 순간 불륜의 불꽃이 활짝 피어올랐던 모양이었다. 그리고 그 사실을 프리다에게도 들켜 버렸다.
결국 프리다 칼로와 남편 디에고 리베라는 이혼을 생각할 만큼 사이가 멀어졌고 (그 다음해 다시 재결합을 하기는 했지만, 실제 칼로와 리베라는 1939년 이혼을 했었다), 동생 크리스티나도 집을 나가야 했다. 하지만 프리다는 남편을 어떻게 할 수 없었던 모양이었다. 그는 남편이 좋아하던 긴 머리를 싹뚝 잘라버리고, 남편이 싫어하는 스타일의 옷만 입기도 했지만, 더 이상은 어떻게 할 수가 없었던 모양이다. 그것이 사랑 때문이건, 다른 이유에서이건 아무튼 그랬던 모양이다.
바로 이 시점에서 [그냥 몇번 콕콕 찔렀을 뿐]이라는 그림이 그려졌다. 이 그림은 실제 있었던 일, 신문에 나서 화제가 되었던 일에 기반을 둔 그림이라고 한다. 어떤 남자가 외도를 한 아내를 20여차례나 칼로 찔러 살인을 한 사건이 발생을 했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 남자는 법정에서 판사에게 그냥 몇번 콕콕 찔렀을 뿐 gave a few small nips이라고 아무렇지도 않게 변명을 했다고 한다. 이 사실은 당시 신문에 보도가 되었고, 많은 사람들의 공분을 샀다고 한다.
남편과 막내동생의 외도에 화가 나 있던 프리다 칼로는 이 사건과 분노에 자신을 투영해 버렸고, 이를 그림으로 그렸다. 피투성이가 된 여인이, 피투성이가 된 침대위에 나뒹굴고 있는 위로 멋을 낸 남자가 칼을 들고 웃고 있다. 그리고 그 위로는 리본 위로 "Unos cuantos pique titos 그냥 몇번 콕콕 찔럿을 뿐"이라는 문구가 씌여있다. 그 리본은 사랑의 비둘기들 (하나는 흰 색, 하나는 검은 색이다. 만화에서 보는 듯한 천사와 악마의 비둘기들인지도 모른다)이 부리에 물고 있다. 이 그림의 섬뜩한 점은 피를 상징하는 붉은 물감이 그림위, 캔버스 위뿐 아니라, 액자 위에도 뿌려져 있다는 것이었다.
프리다는 이 그림을 그려 집안의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는 곳에 걸어두었다고 한다. 지나가면서 이 그림을 보았을 남편이 얼마나 쫄았을지 상상을 해 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