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녀들이 오래동안 물질을 하면 잠수병에 걸릴수가 있다.
그런데 해녀가 아니고,해남도 아닌 내가 가끔 잠수병에 걸리니 이것이 무슨 해괴한 일인가?
내가 말하는 잠수병은 물질때문에 생긴 잠수병이 아니고,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흔적을 찾기가 어려울정도로 잠적하는것이다.
비록 긴 잠수병은 아니지만,가끔은 나도 겪는 고질병이다.
이 병은 쉴틈도없이 야외로 쏘다니다가 체력이 방전이되어 자신이 원하지는 않았지만,할수없이 방구석에 있는 병이다.
어떤때는 체력은 남아있지만,복잡한 일에 휘둘려 정신적으로 지쳐서 일부러 쉬는 경우도 있다.
자신의 힘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이나,사람들과의 관계에 회의를 느끼거나,자신이 싫어질때 자성의 시간을 가지고 싶을때는 잠수를 탄다.
이런경우는 많지는 않지만,가까운 지인이 잠수를탄것을 모르고,오해를 할수도 있다.
거의 매일 쏘다니는 사람이 흔적을 찾아볼수도 없고,연락이없으니 그럴만하다.
그렇지만 백수인 내가 바쁘면 얼마나 바쁘겠는가?
하는일 이라고는 전국을 쏘다니고,먹방하러 다니고,잡글이나 쓰는것이외는 아무것도 하지않는 자칭 건달주제에.
그래도 잠수병은 온다.
또 잠수병도 잘 활용하면,재충전의 기회가 될수있다.
혼자있으면,사색도 할수있고,어느 구석에서 책도 읽고,멍때리며,자신을 성찰할수있는 시간도 가질수있으니 잠수병도 자신이 하기나름에 따라 좋은면도 있다.
다만 잠수는 너무 오래타면,다시 수면위로 부상하기는 어려우니, 적당한 시간만 타야한다.
요새 참기힘든 폭염에,이것저것 복잡한 생각이 많아 잠시 잠수나 타볼까?
그런데,답답한것을 오래 못참는 나같은 위인이 잠수를 얼마나 탈까?
그저께는 잠을자다가 꿈속에서 뜬금없이 축구를 하다가,얼마나 열심히 했던지 그만 꿈과 현실을 구별을못해 침대에서 떨어지는 불상사가 일어났다.
쾅소리에 놀란 마눌이 내방에 와서 걱정스런 표정으로 괜찮냐고 물어봤는데,자다가 얼떨결에 침대에서 떨어진 나는 방바닥에 누워 잠시 안정을 취하니 다행히도 아픈곳은 없었다.
벌써 올해들어 꿈을꾸다가 침대에서 떨어진것이 두번째인데,그나마 침대가 낮은것이 다행이다.
생각해보니 참 황당한 일이다.
꿈에서 축구를하다가 침대에서 떨어지는일이 일어나다니.
마라도나의 영혼이 나에게 붙은것도 아닌데, 혹시 이러다가 다음에는 꿈속에서 농구를하다가 침대에서 방바닥으로 온몸을 던지는 일은 일어나지않겠지?
마이클조단이 비웃을일이 일어나지는 않기를 바란다.
현실에서는 일어나면 않되는 일이 일어나는것이 지금의 세상이다.
순살아파트이니,이런 한심한 일이 일어나는 판국이니 정말 애재라,통재라하며,코로나가 또 확산된다고하니 각자 조심해야겠다.
이럴때는 잠수를 잠시 타는것도 각자도생의 한 방법이라고 생각하니 ,이런생각이 드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세상이 어수선하고 시끄러우니,
내가 생각이 많아진것같아 단순하게 살고싶어도 나의 의지대로는 않된다.
나이를먹을수록 단순하게 사는것이 좋다는것은 알고있어도.
해녀들의 고질병인 잠수병.
이제는 별이되 마라도나.
생각이 많은것은 좋지않지만.
잠깐의 잠수는 치료제이다.
시원하게 잠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