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알려진 것처럼 『다빈치코드』는 시대를 넘나드는 역사 추리소설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연금술사』와 『11분』은 브라질의 신비주의 작가인 파울로 코엘료의 작품으로 자기성찰의 메시지를 전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작가의 국적도 다르고 소설의 형식과 주제도 딴판이다. 그러나 세계관에 있어서는 일관성을 보이는데, 바로 전통적인 기독교적 세계관을 해체하고 그 터 위에 신비종교를 포함한 모든 종교를 진리의 일부로 재평가하는 노력이다.
『연금술사』는 표면상 자아성찰을 통한 구도의 메세지를 전한다. 이교적 냄새가 풍기기는 하지만 매우 모호한 입장을 취한다. 때문에 대다수의 그리스도인들은 이 책에서는 별다른 위험 요소를 감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그의 또 다른 책 『11분』에서는 실체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표지를 넘기자마자 영지주의 경전인 <나그함마디>에서 인용한 이집트 풍요의 여신 이시스 찬가가 등장한다. 성적쾌락을 통한 자아초월을 구도의 한 형태로 제시하고 있으며, 주인공 <마리아>는 창녀이면서 동시에 동정녀의 거룩성을 갖춘 인간적 양면성을 부각시킨다. 『연금술사』에서는 제목에서 암시하는 것처럼 연금술을 통해 정화되는 것은 금속이 아니라 연금술사 자신이라는 구도적 메시지를 제시하며, 자기 초월을 경험할 수 있는 지상의 모든 종교와 신비적 수단에 거룩의 세례를 행한다.
『연금술사』와『11분』의 작가인 파울로코엘료의 세계관에 대해선 그가 『카르마7』이라는 잡지와 인터뷰한 내용에서 그 핵심을 발견할 수 있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기존 종교에선 예배의 기술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그러나 지식은 본인 스스로 익혀야 한다. 자신의 인격을 개발하기 위해 한 종파나 종교에서 모든 기술을 찾기란 몹시 어려운 일이다. 모든 부분에서 조금씩 찾아야 한다"
작가의 혼합주의 영성추구와 아울러 예배를 '기술'로 수용하는 신비주의적 가치관이 드러나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