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공에 떠도는 혼령처럼
휘이 휘이 휘바람 새가 울더니
골짜기 얼음이 풀렷다
며칠전부터 찌르러기가 개울 건너 숲에서
목청을 다해 울고 잇다
누가 대꾸해 주지 않아도
혼자서 억척 스럽게 우는 새다
이 찌르레기 소리에
자작 나무들은 겨울 잠에서 깨어나
사랑스런 속잎을 티워낸다
간 밤에 소쩍새 소리를 베고 잠이 들었다가
이 산 저산 훨훨 타오르는 진달래 꿈을 꾸엇다
진달래가 필 무렵이면 어김없이 소쩍새가 돌아온다
자연은 이렇게 부르고 화답 하면서 생명의 조화를 이룬다
자연이 주는 은밀한 말씀이다
-1995 오두막에서 법정.
출처: 불교와 인생이야기 원문보기 글쓴이: 산처럼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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