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5. 4~5.
남지에서 현풍까지 4대강 자저거길 따라 73km를 걷다.
첫날, 부산 사상터미널에서 첫차를 탔다. 7시에 출발하여 7시 50분 남지터미널에 도착하여 곧바로 도보를 시작하였다.
2주전 유체축제는 끝났지만 유체는 일부 씨앗을 머금은 채 나그네를 반겨 주는 것 같았다.
용산에서 시작하는 개비릿길, 언제 걸어도 좋다.
웬 꽃인가 했더니, 마삭줄이 나무를 올라 타 이쁘게 가을단풍울 창조하다?
낙동강을 되돌아 보는 나그네의 심경은?
이 곳에서 개비릿길을 끝이 나고, 지루한 포장도로와 둑길이 이어지는데....
현풍까지 이어지는 강가 내내 유채꽃이 간간이 피어 있었다.
아스팔트를 뚫고 올라오는 저 연약한 새싹! 그 속에 자연의 위대함과 경외함이 숨쉬다.
오돌빼기(씀바귀)가 현란하게 꽃을 피웠다.
쑥부쟁이인가,구절초인가? 지금이 가을이런가...
끝없이 펼쳐지는 둑방길에 친구가 얼마나 지쳤던지.... 앞으로 직선을 무조건 싫어할 것 같단다.
박진교를 건너 의령으로 넘어와 잠시 휴식을 취하고.
오르막길. 얼마나 힘들었길래....
내내 이어지는 둑길. 흙길이 시멘트 포장길로 변해 있었다. 자전거에는 좋겠지만 도보자에겐 큰 고역이었다.
옥수수밭이 지천이었다. 맥시코의 애니깡을 잠시 연상했다. 옥수수는 6월초 출시!
보로 강물은 흐름을 멈추어 그 생명을 잃었지만, 어부는 거물을 놓지 않았다. 아니, 놓을 수가 없었을 테다.
308호실. 9시부터 6시까지 우리의 고단한 다리를 쉬게 해 주었다.
남지에서 33km를 걸어 도착하니 4시 반. 숙소 문제로 더 이상 나아갈 수가 없었다. 서울식당에서 저녁과 소주를 한 잔 한 후,
적포교를 건너 창녕 땅 나들이를 하였다.
다음 날 아침 6시45분, 적포삼거리를 떠나며....
강의 아침은 고요하였다. 멀리 적포교가 보인다.
또 다시 지루한 둑방길은 일직선으로 이어지고...
7시 50분 둑길 가에서 아침상을 차렸다.
햇반과 라면에 막걸리 한 잔을 아침으로 배를 채우고 길손은 또 다시 길을 재촉한다.
몇 번의 주말을 이용하여 낙동강 하구둑에서 시작하여 남지까지 걸은 거리가 90km 정도인데, 이 번에 73km를 걸으면 160여km를 걷게 되고 안동까지는 220km 정도를 남기게 된다.
말도 많은 보. 합천창녕보에 도착했다.
육안으로 본 대략적인 수위 차는 10m 정도.
보관리사무소 입구.
무심사. 잠자리와 식사를 무료로 제공한다는 현수막이 있었다.
쌍용뷔페에서 점심을 먹었다. 물론 막걸리는 빠지지 않았다. 달성에서 생산한 '참'
도동서원 입구 은행나무. 사람의 크기에 견주어 본다면 그 크기에 짐작이 갈 터.
서원 마루에 걸터 앉은 나그네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
현풍 터미널로 행하는 길 가에 보리가 피어 있었고 그 속에 깜부기도 썩여 있었다. 오랜만에 보는 녀석이라 반갑기까지 하였다.
적포교에서 현풍터미널까지 40km가 조금 더 된다. 옛말로 백릿길이다. 무탈하게 갈 수 있을려나....?
시각은 6시를 넘어 섰는데, 터미널가지는 2km 정도 남아 있었다. 저녁 식사시간과 7시 반인 막차 시간을 맞추려니 시간이 촉박하였다. 콜택시를 부르려니 현 위치를 설명하기가 난감하여 망설이고 있는 차에 친구가 머리를 조아리며 지나가는 차에 손을 드니 선뜻 차가 멈추어 섰다. 터미널까지 5분도 안 되어 우리를 내려 주신다. 7순이 가까이 된 듯한 차주에게 몇 차례나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는 근처를 두리번거리니 현풍할매집 간판이 눈에 들어 왔다. 맥주 두 병을 소주 한 병에 타서 곰탕을 안주 삼아 들이키니 세상 모두가 우리 것이 되었다. 서둘러 남은 맥주를 들이키고 6시 40분 발 버스를 타니 8시 20분이 안 되어 우리를 사상터미널까지 날라주었다.
부산 23도 대구 26도 사이를, 거늘이 거의 없는 둑길을 걷자니 무덥기도 하고 지루하기도 하였다. 길도 북쪽으로 올라갈수록 차도와 포장도로를 많이 이용할 수 밖에 없어 걷기에 힘들기도 하였다. 친구가 첫 날 반나절 걷고 한쪽 발에 물집이 생겨 걱정을 했었는데 다행히 잘 처리하여 별일이 없었다. 1차 목표가 안동까지 인데, 걸은 거리 160여km이고 남은 거리 220km이다. 날씨는 점점 더워지고 길은 험해지고...고민도 깊어간다. 경상남도 경상북도 대구광역시 3개 시도와 창녕군 의령군 합천군 고령군 달성군 5개 군을 통과하는 대장정(?)의 막은 일단 여기서 내리고...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첫댓글 오늘따라 젊음이 무척이나 부럽도다. 73키로를 이틀만에 신발창 닳쿠며 걸었으니 정말 대단하다. 한살이라도 젊었을때 많이 걷구려. 나중에 무릎관절이 닳아 없어질때까지 걸어보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