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연휴 마지막 날.
아내는 하루종일 부산하다.
며칠후에 서울에서 내려올 딸애를 위해,
내가 준 돈을 팍!팍! 쓰고 다닌다.
나한테는 아무것도 안 하면서......
늘상 그런지라 체념하고 리모컨을 켰다.
영화 미드웨이 해전이 상영되고 있었다.
미드웨이는 태평양의 환초섬 미드웨이에서
있었던 미국과 일본의 해상 전투영화다.
진주만의 뼈아픈 치욕을 돌려주기 위해
와신상담한 미국의 준비성이 돋보인 영화였다
1970년에 제작된 도라도라도라
2001년에 제작된 진주만의 연계작품이다 .
https://youtu.be/PlZ1XoisgwY
진주만 공습으로 미국의 자존심은 여지없이 무너졌다.
화가 난 루즈벨트는 태평양함대의 해군사령관과
육군사령관을 대장에서 소장으로 강등시켜 해임했다.
이렇게 해서 신임 태평양함대의 사령관이 부임한다..
패전의 뒤처리를? 하고 떠나야 할 지휘관이었지만.
잠수함에서 부하들과 악수를 나누고는 업무를 챙겼다
그는 진정 군인이었다.
선박에 대해 탁월한 지식을 가진 그에게
민간기업이 고액의 연봉을 제시했지만,
절반의 월급으로 해군에 남은 사람이다.
부임한 니미츠는 패전의 책임을
묻지 않고 참모들을 유임했다.
그는 부하들을 존중했고 믿었다.
일본의 공격 목표를 두고 정보장교와
해군본부의 정보가 갈렸을 때,
그는 참모의 의견을 따랐다.
마치 칠전도에서 패전한 원균의 부하들을
다독거려 받아들인 이순신을 보는 듯 하다.
운명의 기로에 선 니미츠와 야마모토.
니미츠는 맥아더와 어깨를
나란히 한 2차대전의 영웅이었고.
야마모토는 하버드대 유학파이며,
인류역사상 전무후무한 6.400km를 날아가,
진주만을 초토화시킨 영웅이다.
미드웨이 해전의 승부령은 결국 사람이었다.
니미츠는 부하들을 믿고 위임했지만,
야마모토는 모든 것들을 일일이 지시해야만 했다.
개인의 발언권이 존중되는 미국의 문화와
상명하달의 일본문화의 차이가 승패를 갈랐다.
야마모토의 오른팔이 되어야 할 나구모 중장은,
연공서열에 의해 자리에 올랐을 뿐.
항모와 항공기에 전혀 지식이 없었던 것이다.
발령장을 받은 니미츠가 아내에게 말했다.
대평양함대 사령관으로 떠나야 하오.
당신이 원하던 자리네요.
그곳 배들은 모두 바다 밑에 있소
본부의 정보와 정보장교의 의견이 갈라지자
니미츠가 정보장교를 찾아간다.
만약 해군본부의 정보가 맞다면
우리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우리 후손들은 일본말을 사용해야 합니다.
우리는 아마 그전에 모두 죽겠지만요....
일본의 암호를 분석하느라고 밤을 새는
남편의 방에 들어온 정보장교의 아내가,
남편의 안경을 치우면서 이제 좀 쉬세요 하자,
내가 밤을 새지 않으면 많은 사람들이
내일 남편을,아빠의 장례식을 치르게 될지 몰라.
그렇다고 당신이 어떻게 그걸 막아요?
막을수는 없지만 줄일수는 있을거요.
아내는 안경을 씌워주고
마실 것을 챙겨놓고 방문을 닫는다.
영화의 아름다운 대사를 보면서,
나도 저래야지! 하면서도 잘 안 된다.
열심히 해 주고,
실컷 퍼 주고 욕만 얻어먹는 이유?
말이 곱지 않아서 그래. 멍충아!
새해 계획은 말을 아름답게 하자!로 정했다.
꽃이 아름다운것은 부드러움 때문이 아닐까?
좀 더 많은 책을 읽어야 할 것 같다.
영어의 꽃(flower)은
라틴어 flos(부풀어 오르다)에서 유래한다.
로마 신화에서 꽃의 여신은 <Flora>이다.
플로라는 매혹적인 신이고 언제나 숭배대상이었다.
모든 식물들은 열매를 맺기 전에 꽃을 피운다.
납매를 보거던,
노루귀와 바람꽃을 만나거던,
꽃에서 열매를 바라보자.
지난주에 동지가 지났다.
동지는 우리의 설이며 한해 농사의 시작이다.
부산물이 퇴비가 되기까지는 100일.
지금부터 퇴비를 만들어야 사월에 사용 가능하다.
열매는 지금부터 준비해야 얻을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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