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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경 작은누리 공동체의 본당. 우리는 이곳에서 하루를 묵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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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는 약 20여명의 사람들이 살고있었는데, 입양한 아이들 다수(?)와 박형규 목사 부부와 아이들 노동문화센터의 장기호씨 가족, 초등학교 교사였으나 병역거부로 학교에서 쫓겨난 최진씨 부부와 후배 그리고 직접 보진 못했던 영화감독 등 그 면면도 다양하다...
이들은 서로 다른 출신배경을 가졌지만 자연과 함께 사는 삶, 나누며 더불어 사는 삶, 영성과 사회성의 조화라는 어찌보면 세상사람들이 '바보'라고 놀릴만한 가치를 삶으로부터 구현하기 위해 이곳에 모여 있었다.
학교에 가지 않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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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의 아이들은 학교에 가지 않는다.
이곳의 아이들은 4세부터 19세까지 연령도 다양한데 이 아이들은 모두 학교가 아닌 이곳 작은누리 공동체 안에서 모든 교육을 이수하고 있다. 학교에 가지 않을 나이의 아이들은 '노는것이 노동이다'라는 기치아래 마음껏 놀고, 약 8세부터 19세까지는 '4시간 학습, 4시간 노동'의 원칙을 지키는 가운데 다양한 교육이 진행되고 있었다.
모든 교육은 '빈당'과 이름을 잊은'또다른 강당'과 같은 교실에서만 진행되지는 않는다. 내가 그곳에 간 날도, 그날의 교육을 맡은 교사(?)는 아이들을 모두 밖으로 불러모아 마을을 돌아다니며 자신과 가장 닮은 돌을 주워오라는 과제아닌 과제를 내주었다. 아이들은 논과 밭 그리고 갈대 숲을 돌아다니며 이 돌, 저 돌을 줍고 있었다.
학력이 인정되지 않아 이 아이들 중 공부를 더 하고 싶은 아이들은 검정고시를 준비한다고 한다. 실제로 가장 나이가 많은 아이인 19세 아이는 이미 대입검정고시를 모두 합격했고, 영화를 공부하려고 한다고 한다. 모든 선택은 자신의 몫이며, 그 선택이 현실이 될 수 있도록 주변에서는 함께 지켜보고 응원해주는 것이다.
자급자족의 삶
■ 최진씨와 함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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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사에 필요한 거름을 만들기 위해 그들은 재래식 화장실을 이용한다. 이들의 노력으로 모래밭은 훌륭한 농지로 바뀌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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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의 사람들은 한결같이 현대문명과 현대인의 삶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 모든 것이 편해지고, 빨라지고, 쉬워지고 있으며 우리는 그것에 길들여 지고 있지만 "과연 올바른가?"하는 문제의식을 모두에게 던지고 있다.
이들은 현대인의 삶은 자신을 파괴하고, 자연을 파괴하고, 관계를 파괴한다고 믿고 있다. 수천년간 이어온 더불어 살아간다는 가치는 온데간데 없고 나만을 위해 모든 것을 파괴할 수 있다는 자본주의적 생각, 그리고 그 사고와 행동이 자기 자신을 파괴하고 있다는 믿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일상의 소소함, 자연과의 조화, 주변 사람들과의 연대를 통해 물질적 풍요는 얻지 못할지언정 보다 본연의 가치를 믿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공동체 앞에서 작은 텃밭과 세마지기의 논을 일구며 살아간다. 물론 이들이 모든 것을 자급자족할 수는 없다. 식구가 많은 탓에 한달이면 쌀이 한가마 반이란다. 그들에게 얻어먹은 아침은 하얀 쌀죽이었다. 이렇게 아끼고 살아도 부족할 수 밖에 없지만 그들은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
웰빙??? 참 삶!!!
■ 통나무 웰빙하우스? 그들은 웰빙이 아닌 참삶을 꿈꾸고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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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의 건물들은 모두 통나무 집이고(심지어 컨테이너박스도 통나무를 씌워놓았다) 자연속에 묻혀있다보니 많은 사람들은 그곳을 보며 '캬~'하고 탄성을 지른다. 나역시 마찬가지 였다. 실제로 내가 그곳에서 나오는 날 한 독지가가 트럭가득 선물을 싸들고 왔다. 돼지 한마리를 잡고, 온갖 음료수, 과자에 생필품들을 한 가득 가져와서는 이 공동체의 사람들에게 주려고 왔단다. 이들이 와서 내뱉은 첫 마디가 "캬~ 별장이네 별장!"이렇게 말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전날 술자리에서 들은 이야기가 생각났다.
"우리 집을 보고는 다들 우리가 잘 사는 줄 알아요. 오랜시간 걸려 없는 돈 모아서 손수 집을 지었는데..." 불과 이틀의 만남속에서도 그들의 몸에 밴 절약을 몸소 느낄 수 있었다.
어찌보면 밖에서 더 편하고, 더 삐까번쩍하게 살수도 있었겠지만 그들은 작은누리를 택했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 요즘 유행하는 웰빙이 아닌 참삶에 대한 추구 때문이었다.
이런 형편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이제 자신들은 어느정도 자리를 잡았으니 사회로의 환원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나아가 귀농을 한 사람들이 자신만의 삶을 지키는 데 급급해 있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그들 역시 나눔의 삶을 실천할 수 있도록 만나 나갈 것이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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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의 것을 파괴하지 않는 삶...
필요한 만큼 생산하고 남는 것은 나누는 삶...
서로가 서로를 돕고 힘이 되는 삶...
이것이 그들이 바라는 삶이었고, 지금도 만들고 있는 삶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한 주에 한번꼴로 연락이 오는 방송국의 취재요청을 거부하고, 심지어 10억을 투자할테니 주말농장을 하자는 제의도 거절하고 있다. 세상이 돌아가는 굴레를 거부하고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이다.
이들은 스스로 '반자본주의 운동'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것이 과거의 운동처럼 자본주의를 파괴하기 위한 목적의 운동이 아니라 새로운 시스템과 공동체를 구성함으로서 저절로 자본주의의 폐해를 극복하는 운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 밤 늦도록 우리를 묶어준 가은 막걸리...맛이 일품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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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늦게까지 함께 막걸리를 마시며 함께했던 시간들, 이야기들, 사람들...
모두 잊기 힘든 추억이었고, 소중한 만남이었다. 또한 농촌공동체와 도시공동체간의 연대를 강화하기 위해 함께 힘을 모아보자는 약속은 무엇보다 큰 수확이었다.
돌아오는 길...
감나무에 매달려있는 까치밥을 보며 다시한번 그들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 감나무에 감이 보일런지? 작은누리 공동체의 앞마당에 아름드리 감나무가 우리를 맞이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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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곳에 다녀왔네.. 뜻깊은 여행.. 그리고, 막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