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관장 吳光洙)은『위대한 회화의 시대 : 렘브란트와 17세기 네덜란드
회화』전을 8월 15일부터 11월 9일까지 덕수궁미술관에서 개최한다.
□ 전시 목적 □
17세기는 네덜란드 회화가 미술사에서 큰 획을 그었던 시기였다. 외교, 경제,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황금시대`를 맞이하게 되면서 네덜란드에서는 다른 유럽국가와는 구분되는 사실적인 경향의 회화양식이 발전하였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17세기 네덜란드 및 플랑드르 회화를 국내에 최초로 소개하는 전시이다. 네덜란드 최고의 천재 렘브란트Rembrandt van Rijn를 비롯하여 초상화의 대가 프란스 할스Frans Hals, 플랑드르 지역(현재 벨기에)의 페터 파울 루벤스Peter Paul Rubens, 안소니 반 다이크Anthony van Dyck 등의 거장 뿐만 아니라 미술사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갖는 작가들의 작품이 대거 출품된다. 이번 전시는 하멜 표류 3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하여 주한 네덜란드 대사의 주선으로 이루어졌다. 전시출품작이 소장되어 있는 마우리츠하위스Mauritshuis의 부관장이 2002년 덕수궁미술관을 방문한 후 미술관에 좋은 인상을 받고 전시의 가능성을 제안해 왔다. 그 후 여러 차례에 걸친 작품 선정 과정을 거쳐 총 44명의 작품 50점이 선정되었다.
□ 전시구성 □
이번 전시는 관람객이 지도를 따라 마치 작품 순례여행을 하듯이 각 도시의 특색있는 회화를 접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네덜란드회화 발전의 토대가 되었던 `하를렘Haarlem-자유의 도시`, 독창적인 화풍의 `델프트Delft-일상의 순간을 영원으로`, 정밀화풍이 발전했던 `레이든Leiden-작은 것이 아름답다`, 보수적인 경향의 `헤이그The Hague-궁정문화`, 미술의 중심지로 부상했던 `암스테르담Amsterdam-국제도시, 렘브란트의 도시`, 루벤스를 배출했던 `앤트워프Antwerp(플랑드르 지방)-바로크 미술의 꽃`이 그것이다. 위의 도시들은 각기 경제, 문화적인 기반의 차이와 그 지역 대표작가에 의한 영향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또한 스승과 제자라는 밀착된 관계를 통해 그 특성이 계승, 발전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작가들은 한 도시에만 머물지 않고 다른 도시로 이동을 하면서 다른 작가들과 영향을 주고받기 때문에 그 지역적 특성이 한 작가의 개성을 결정짓는 전부는 아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가 성장하는데 기반이 되었던 지역보다는 출품작이 제작된 시점을 중심으로 지역을 안배하고 있다.
하를렘은 17세기 초 네덜란드 회화발전에 있어 중심이 된 도시였다. 네덜란드의 특색있는 미술이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된 곳으로 초상화, 정물화, 풍경화 분야에서 수준높은 작품들이 제작되었다. 그 중 초상화가로 프란스 할스의 영향은 이 지역에서 지배적이었다. 앤트워프에서 아버지의 직물산업 때문에 하를렘으로 이사했던 그는 활달하고 즉흥적인 기법에 의해 작품에 자연스런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 또한 성격묘사에 있어서도 예리함을 보여준다. 프란스 할스의 작품세계는 동생인 디르크 할스Dirck Hals와 아드리안 판 오스타더Adriaen van Ostade, 이삭 판 오스타더Isack van Ostade에게 영향을 미친다.
또한 네덜란드 미술에서 중요한 장르인 정물화와 풍경화에서도 독특한 특징이 나타난다. 그것은 단색조의 색과 단순한 구성이 이 두 장르에서 공통되게 발견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17세기 초반에 등장했던 것으로 정물화가인 피터 클라스존Pieter Claesz.과 빌럼 헤다Willem Heda, 풍경화가인 야콥 판 롸이스달Jacob van Ruisdael, 얀 판 호연의 작품이 그러하다. 특히 정물화는 단색조인 갈색 및 회색을 주조로 하여 대상을 빛과 재질에 따라 신중하게 배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빌럼 헤다의 작품은 넘어진 유리잔이나 벗기다 만 레몬 등에 의해 무언가로 인해 갑자기 식사를 멈춰야 했던 장면을 보여줌으로써 인생무상의 의미를 상징화하고 있다. 또한 피터 클라스존의 바니타스(인생무상) 정물도 선보인다. 네덜란드 회화발전에 중요한 토대를 마련했던 하를렘은 암스테르담이 성장하면서 많은 화가들이 그곳으로 떠나게 되었고 회화의 중심 또한 바뀌어갔다.
델프트는 그다지 큰 문화적인 영향이 없었던 지역으로 조용한 매력을 보유하고 있던 곳이었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어느 지역과도 비교할 수 없는 독창적인 화풍이 발전할 수 있었다. 이 화파의 특징은 인물이 있는 장르화를 위주로 빛을 민감하게 표현하는 것이었다. 대표적인 화가로 얀 베르메르Jan Vermeer와 피터 드 호흐Peter de Hooch를 들 수 있는데 이번 전시에는 베르메르의 작품이 출품되지 못하였다. 그러나 호흐의 작품을 통해 델프트화파의 진수를 경험할 수 있다. 호흐는 부유한 가정을 배경으로 매일의 일상적인 모습을 묘사하고 있는데, 그의 그림에는 건축적 요소와 일상 장면들이 신중하게 고려되어 배치되어 있다. 주로 밝고 분명한 색조를 사용하고 빛의 처리가 뛰어나 인물과 주변 배경을 통해서 느껴지는 분위기는 따뜻하고 친밀하다. 또한 제자였다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질감을 처리하는 세련된 솜씨에서 호흐의 영향을 읽을 수 있는 코르넬리스 드 만Cornelis de Man의 작품도 출품된다. 교회인테리어와 초상를 결합한 <로테르담의 성 라우렌스 교회의 내부>에서 건물기둥과 바닥에 떨어지는 빛의 처리는 눈여겨 볼 만하다.
레이든에서는 장르화를 중심으로 정밀화풍이 발전했던 곳이다. 이곳에서 가장 많은 제자들을 배출했던 헤리트 다우Gerrit Dou는 렘브란트가 레이든에 머물렀을 시기에 그를 통해 빛의 표현을 터득한다. 그후 자신만의 화풍을 개척하면서 붓질이 안 보일정도로 세밀한 기술을 구사하게 된다. 빛의 미묘함을 표현하고 그림에 벽감의 형태를 도입하는데 이것은 레이든의 화가들 특히 프란스 판 미리스Frans van Mieris the Elder, 빌럼 판 미리스Willem van Mieris에게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장르화의 대가라고 할 수 있는 얀 스테인Jan Steen의 작품도 이번 전시에서 기대되는 작품이다. 즐거운 세부묘사로 흥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유머러스한 그의 작품은 마치 한 편의 대중 연극을 보는 듯하다. 작은 작품에 보이는 기술적인 완벽함과 뛰어난 색 표현은 그의 명성을 확인시켜준다.
헤이그는 13세기 이래로 백작들의 거주지가 있었고, 총독궁정, 군사본부, 외교관이 머무는 행정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다. 이 도시는 보수적인 경향이 지배적이었으며 종교적인 대립은 비교적 적었던 곳이다. 이곳에서는 초상화 및 역사화 등이 제작되었다. 외교관 및 귀족계층이 많았기 때문에 초상화가에는 매력적인 도시였을 것이다. 이 시기 작품으로 카스파르 네쳐Caspar Netscher가 그린 두 점의 부부초상이 전시된다. 네처의 출생은 명확하진 않으나 프랑스를 여행한 바 있으며 헤이그에 정착한 후에는 프랑스식의 작고 우아한 작품들을 제작했다. 그리고 헤리트 베르크헤이더Gerrit Berckheyde가 마우리츠하위스 건물이 내다보이는 풍경을 배경으로 오란녀가의 빌럼 3세로 추정되는 인물을 그린 작품 또한 전시되어 17세기 마우리츠하위스 주변의 풍경을 가늠하게 한다.
암스테르담은 17세기 국제적인 항구로서 무역의 중심지가 되었던 곳이다. 플랑드르를 비롯한 여러 지역의 작가들이 이곳에 모여들면서 초상화, 정물화, 풍경화, 장르화, 역사화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이 제작되었다. 작품판매 역시 활발하게 이루어져서 암스테르담은 17세기 중반 이후 미술의 중심지가 되었다. 이 지역을 대표하는 작가라면 두말할 것도 없이 렘브란트 판 레인을 들 수 있다. 17세기 네덜란드 회화에서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쳤던 그의 예술세계는 인간에 대한 깊은 성찰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시대와 지역을 초월하여 모든 이들에게 감명을 주고 있다. 빛에 의한 뛰어난 명암처리는 인간의 정신적 깊이감과 숭고함을 잘 표현하고 있다. 초기에는 성서화를 주로 제작했지만 후에는 집단초상화나 자화상을 포함한 초상화를 다수 제작하였다. <깃 달린 모자를 쓴 남자>(1635-40년경), <웃고있는 남자>(1629-30년경), <노인습작>(전칭작, 1650년경)이 그것이다. <깃 달린 모자를 쓴 남자>에서, 고개를 돌리고 있는 남자는 거만해 보이기까지 하는데 어두운 화면에서 얼굴에 떨어지는 빛의 처리와 대상에 대한 집중은 마치 그의 인간성이 살아 숨쉬는 듯 보여진다.
렘브란트의 제자로 구도와 빛의 사용에서 그의 영향을 보여주는 호퍼르트 플링크Govert Flinck의 작품과 렘브란트의 제자로 착각되어져왔던 야콥 바커Jacob Backer의 작품도 함께 선보인다.
그리고 앤트워프를 중심으로 한 플랑드르 지역은 네덜란드와는 경제, 문화적인 차이가 분명히 존재했던 곳이다. 당시에 이곳은 스페인의 치하에 있었고 카톨릭이 지배적인 곳이어서 사실주의 경향의 회화보다는 고전적인 바로크 미술이 우세했다. 이 지역의 대표적인 작가는 바로크 미술을 성장시키는데 큰 역할을 담당했던 루벤스였다. 그의 작품은 따뜻한 색채로 주위공간을 통일시키고 이야기의 극적효과를 생생하게 전달하는 것이 특징이었다. <젊은 여인의 초상>, <로마의 승리:로마를 찬양하는 젊은 콘스탄티누스 황제>는 생기있는 붓터치와 인물표현 그리고 여러 요소들이 통합되어 표현된 구성에서 그의 작품세계의 일면을 들여다보게 한다. 루벤스의 작품은 플랑드르 지역 뿐 아니라 다른 지역의 미술가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는데, 그가 배출한 대표적 화가로는 안소니 반 다이크와 프란스 스네이더스Frans Snijders를 들 수 있다. 다이크는 영국 찰스 1세의 궁정화가로 영국 귀족초상화의 전통을 세웠던 화가로 섬세하고 우아한 초상화 한 점이 이번에 출품된다. 그리고 루벤스 작품에 등장하는 동물과 정물을 맡아 그리면서 재능을 인정받았던 스네이더스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 전시 의의 □
17세기 네덜란드 회화가 세계사적으로 꽃피우게 된 것은 시민계급의 자유사상을 배경으로 독특한 사실주의를 확립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빛의 효과를 통해 일상적인 주제를 매력적으로 표현하고 그 안에 삶에 대한 도덕적인 교훈을 살며시 감춰놓은 것이다. 다가가면 무언가 속삭임을 들려줄 것만 같은 세계, 작지만 시민들이 성취해내었기에 더욱 위대한 미술, `렘브란트와 17세기 네덜란드 회화`전을 통해 네덜란드 미술의 진수를 경험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붙임. 전시작품목록 1부. 끝.
언론사대상 작품설명회 : 8월 12일 오후 2시
개막식 : 8월 14일 오후 4시
< 전시 개요 >
전 시 명 : 『위대한 회화의 시대 : 17세기 네덜란드 회화』전
전시기간 : 2003. 8. 15 - 11. 9
전시장소 : 덕수궁미술관 1, 2전시실
공동주최 : 국립현대미술관, 로렌스 제프리스(주) 공동
협 력 : 마우리츠하위스 왕립 미술관
후 원 : 주한 네덜란드 대사관
협 찬 :
POSCO, (주)필립스전자, KLM네덜란드항공사, 그랜드 하얏트 서울
입 장 료 : 일반I(만 25세-64세) 10,000원
일반II(만 19세-24세) 8,000원
초중고생(만 6세-18세) 6,000원
아동(만 5세이하) 4,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