잿등품앗이학교 春四月
봄기운 가득한 4월 아침 송영길.
잿등품앗이학교를 시작하며 어르신들을 모시러 나섰습니다.
묘량면 신천2리는 구동마을, 신정마을, 용정마을, 유성마을 4개 마을이 합쳐진 동네입니다.
큰 길가에 있는 마을회관(구동경로당)을 사이에 두고, 두개의 마을이 나뉘어진 것이지요.
때문에 어르신들과 평일 일상을 함께하는 품앗이학교에서 부릉부릉 차를 몰고 어르신들의 발이 되어드리기로 했습니다.
마을입구에 들어서서 대문 앞에 들어오면, '우리 이쁜이 왔어' 하며 반겨주시는 어르신들.
육십칠세 젊은이부터 팔십구세 할머니까지 따스한 봄볕을 따라 마당에 줄줄이 앉아계셨습니다.
밭을 매고, 고추두둑을 만들어 비닐을 덮고, 고추모종을 키우고, 못자리를 내는 春四月.
집 앞 조그마한 텃밭 외에는 돌볼 것이 없는 독거어르신들에게는 품앗이학교 가는 일이 일상이 되었습니다.
물론, 두 마지기 정도의 논농사와 소규모 텃밭농사를 하는 마을 어르신께도
품앗이학교 가기 전, 품앗이학교 다녀온 후에 일하기 계획이 세워지기도 한답니다.
품앗이학교가 끝나는 두시 경, 어르신들은 송영 차에서 내리자마자,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재촉하십니다.
아마도 고추모종돌보기, 못자리준비, 비닐씌우기... 머릿 속은 온통 일 생각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매일 제 몸보다 더 소중하게 돌보는 작물들이 있어서 말입니다.
이렇듯, 매일 아침 송영길에서 어르신들의 일상을 엿보게 되었습니다.
정말 소중한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