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조문예>
노벨 문학상 그들만의 잔치
구 인 환(소설가·서울대 명예교수
문학과문학교육연구소 소장
1.
단풍이 산록을 물들이고 수확의 기쁨이 넘치는 들과 마을 산촌, 그리고 청자빛 푸른 하
늘! 가을이 이렇게 깊어 가면 노벨 문학상으로 법석을 뜰게 된다. 신문마다 노벨 문학상 수
상자 후보를 가지고 예상 기사로 압도해 오다가 드디어 영국의 노작가 도리스 레싱으로 수
상자가 발표되어 그 절정을 이루고 있다. 20년 전 후보로 거론되어 오다가 103번째요, 여성
으로 11번째 수상자로 발표되어 올해의 노벨 문학상은 일반의 예상과는 달리 결정되었다는
후문이 떠돌기도 한다. 한국에서도 모 시인이 6번째 순위의 수상 가능한 서열에 올라 있다
고 기자들이 촉각을 세우 그 생가에 모여들기도 했으나 올해도 역시 헛일이 되는 해프닝을
남기고 말았다. 스웨덴문학아카데미의 5명의 선정 위원이 선정하는 노벨 문학상은 다른 분
야와 같이 절대 비밀로 진행되어 그 수상 예정자를 추적할 수 없는데도 후보자들 가지고 신
문에서 발표하는 것은 인기 전술이라는 평을 받고 있는 것도 다 노벨 문학상이 얼마나 관심
사인지를 알 수 있다. 노벨 평화상을 받은 한국에서 노벨 문학상에 대한 관심이 큰 것은 알
만하다.
노벨상은 스웨덴의 다이너마이트 발명가인 알푸레드 노벨의 유언에 의해 그 유산을 기금
으로 1896년에 설정되어 1940-1943 제1차 세계대전 수상하지 않은 기간을 빼고 물리학, 화
학, 의학, 문학, 평화의 5분야 수상해오다가 1969년부터 경제학이 추가되어 6분야에 시상해
온 세계 굴지의 상으로 올해 103번째 수상자가 발표되었다. 매년 노벨의 운명일인 12월 10
일에 스톡홀롬에서 시상하고 상금은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6만 딸라 정도이다. 수상자 선출
은 물리와 화학은 스웨덴 과학아카데미에서 담당하고, 의학은 스톡홀롬 의학연구소, 문학은
스웨덴문학아카데미, 평화상은 노르웨이 의회가 임명한 국회 의원 중 5명이 담당을 한다. 각
분야 기관은 각국의 관련아카데미에 후보작 추천을 의뢰하여 수합하여 검토하되 일체 내용
을 발표하지 않는다. 그 기준은 상금은 매년 수상하는 전해에 있어서 인류 복지에 가장 실
질적으로 공헌한
①중요한 물리학상 발견 또는 발명가.
②중요한 화학상의 발견 또는 발명가.
③생리학 의학상의 중요한 발견 또는 발명가.
④문학의 영역에서 이상주의적 경향이 가장 우수한 작품을 만든 자.
⑤국제간의 침목을 도모하는 일, 또는 군대나 군대와의 해소, 또는 완화하는 일, 혹은 평화
회의 결절, 중간에 최고 혹은 전력을 다한 자.
⑥경제 영역에서 중요한 발견 또는 그 실행자
를 선정하여 수상한다.
이런 기준에 의해 선정된 수상자가 10월에 발표하여 12월 10일 스톡홀롬에서 시상된다.
노벨 문학상도 이렇게 선출되는데 2007년 수상자로 예상과 달리 <황금의 노트북> 등 수
많은 작품을 발표한 영국의 노작가 도리스 레승을 발표하였다.
2.
노벨 문학상은 1991년부터 시상하여 제2차대전으로 4년(1940-1943) 동안은 쉬다가 1944년
에 재개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 수상 상황을 한 번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다. 그
결과로 우리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그것은 특히 한국에서의 노벨 문학상에 대한
열기와는 사뭇 다른 현상을 보여준다. 우선 수상한 나라와 빈도를 보면 그 현상이 짐작된다.
10회 이상 수상한 나라 ……프랑스(13) 영국(11) 미국(10)
5회 이상 ……독일(8) 스웨덴(8) 이텔리(6)
2회 이상 ……스위스(2) 폴란드(4) 소련(4) 아이랜드(2) 아이스랜드(2) 노르웨이(3)
덴마크(3) 첵코(2) 칠래(2) 콭통바어(2) 나이제리아(2) 남아공(2) 일본(2)
1회 수상한 나라 ……벨기, 오스트리아, 유고, 헝가리, 필란드, 터키, 그리스, 폴루투칼,
스페인, 이스라엘, 고테말라, 셍트 루이스, 트리니다드,
이집트 호주, 인도
총 36개국이 수상을 하고 있다. 이것을 지역별로 구분하면 재미있는 결과가 나온다.
西歐……31-------- ........................│................
東歐……7 ㅣ 58 │ │
北歐……15 ㅣ │77 │
南歐……5 -------- │ │94
영국……15 │ │
소련……4 .......................................... .│ │
북미……10 --------│17 │
중남미……7--------│.................................. │
아프리카……5
호주……1 ---------│
인도……2 │ 4
일본……1 ---------│
그러고 보면 유럽과 영국 소련이 77명이요 미주가 17명이며, 아프리카 5명이요 아세아가
4명인데 언어로 보면 호주는 유럽이니 결국 3명인 셈이다. 결국 103명 중 95명이 서양 사람
들이고 아프리카와 아세아가 8명으로 나타난다.
이 결과를 놓고 보면 노벨 문학상은 그들만의 잔치요 열외의 지역은 기대에 찬 열망을 꿈
꾸는 자가 되고 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것인데 철저하게 구도에 의한 선발의 결과로
보여지는 것이 그 현상이다.
3.
2007년 103번째요 여성으로 11번째 노벨 문학상은 영국의 현대여성의 삶의 통찰과 페미니
즘의 기수인 영국의 노작가 드리스 레싱이 수상하게 되었다. 드리스 레싱은 1919.10.22에 페
루샤에서 은행원을 한 아버지와 전화교환원이었던 어머니에서 태어나 6살 때에 아버지를 따
라 영국의 식민지 지금의 잠비바위로 이주하여 카톨릭계 여학교에 들어갔으나 적응하지 못
하고 자퇴하여 독학을 했다. 프랭크 위즈덤과 결혼하여 전화교환원으로 근무하다가 1943년
에 이혼하고 좌파문학의 모임에서 만난 코트푸리드 레싱과 재혼하여 아들 한 명을 낳았다.
1949년 아들과 런던으로 이주하여 첫 소설 <풀잎과 노래한다>를 발표하여 작품활동을 시작
하여 <미사 퀴스트>를 비롯하여 <런던 스켓지><다섯째 아이><황금 노트><생존자의 회
고록>등 많은 작품을 발표한다. 한때 좌파의 기울기도 했으니 청산하고 주로 페미니즘적인
경향으로 여성주의 작품을 쓴다. 카페나 병원, 지하철 등 런던의 일상을 따뜻한 시각으로 쓴
8편의 단편을을 수록한 <런던 스켓지>나 사랑을 주제로 한 단편소설 모음인 <난 당신과
자지 않았어요>와 정신분열과 사회적 분괴를 주제로 한 <생존자의 회고록> 등 사회주의적
리얼리즘, 성장소설, 모더니즘적 기법으로부터 우화, 설화, 로망스, 공상소설적인 기법을 구
사하여 광범위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오는 22일 88세 생일을 맞는 레싱은 1943년과 1949년 두 번 이혼한 뒤에 런던에 이사한
뒤에 한때 영국 공산당에 몸담기도 했으나 1956년 헝가리 혁명이 일어나자 당을 떠나서 런
던 교외 헴스데드에서 거주하고 있다. 한 통신과 인터뷰에서 '유명해진 다음 사람들로부터
너무 많은 주목을 받는다'면서 '눈길을 받지 못하는 좋은 작가들이 많이 있다'고 겸솜해 하
고 있다.
2007년 노벨 문학상의 요동은 이렇게 해서 물거품 같이 사라지고 있다. 20년 전 후보군에
올랐던 도리스 레싱은 노작가로 그 상을 받았다. 사실은 노벨 문학상은 많은 문학상 중의
하나이고 그들만의 잔치임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언제 아세아에 그것도 한국에 노벨 문학
상의 축복을 나려줄지 그런 행운이 하루 속히 다가오기를 기대하면서도 그들만의 잔치에 우
리가 어떻게 넘보고 동참할 수 있을 수 있는가를 깊이 연구하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의
과제를 푸는 일이 선행되어야 함을 절감하게 된다.
- 22매
첫댓글 노벨문학상, 오래전부터 우리 문단의 꿈이었지요. 88올림픽을 치르고 세계에 한국을 조명하고 우리의 언어가 국제공통어로 조금씩 부상하면서 올해는, 올해는 맘 졸이며 기다려오던 일이었는데 아직도 넘어야 할 벽이 이처럼 높군요.
행여나 하고 기대를 했는데 그런 이유가 있었네요. 산은 높지만 도전하고 또 도전하면 언젠가는 그들의 잔치에 주인공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