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언론인산악회 8년 - 참소중한당신 2012년 1월호 게재

[봉영(최홍운)]

신앙 선조들의 발자취 따라 8년

가톨릭언론인들 오늘도 걷는다

최홍운-가톨릭언론인산악회장

2012년 임진(壬辰) 용의 해가 밝았습니다.

지난 2004년 10월 가톨릭언론인산악회원 30여 명이 당시 가톨릭대학교 교수이시던 김종수 신부님을 지도신부로 모시고 북한산에 올라 미사를 봉헌한 것을 시작으로 성지 순례와 등산을 한 지 8년 째 되는 해입니다. 가톨릭언론인회의 활성화를 위해 모두 쉬는 매달 넷째 토요일에 등산을 하면서 체력 단련과 우의를 다지자며 시작한 길이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처음 츨발은 신문·출판인회(CJPA. 당시는 UCIP)에서 당시 경향신문 교회우회장이던 박용섭(알베르토) 상무를 초대 회장으로 추대해 시작했으나 곧바로 방송·영상·뉴미디어회(SIGNIS)에서도 적극 동참해 전체 가톨릭언론인산악회 이름으로 출발할 수 있었습니다. 첫 산행 때부터 주황색 유니폼을 제작해 착용할 정도로 의욕적이었습니다. 그렇게 출발했지만 초창기 모임은 다소 소극적이어서 햇수로는 8년이지만 실제 성지 순례와 등산을 한 차수는 올 1월로 75차에 그칩니다. 그래도 6년 3개월을 가톨릭언론인들이 전국의 성지와 명산을 찾아 기도하고 묵상하며 은총을 많이 받았으니 이끌어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초창기 회칙에 명시된 목적을 살펴보면 ‘-하느님 창조사업의 결실을 눈으로 직접 보고 느끼며 자기자신을 반성하고 새롭게 거듭 태어나기와 -가톨릭언론인(신문, 방송, 출판, 광고, 영상, 인터넷) 상호간의 친목 도모로 언론인 신심 단체 활성화와 하느님 사업에 열심히 동참하기’였습니다.

이 목적이 2006년 4월 22일 10차 때부터 “단순히 체력 단련만 할 것이 아니라 우리 신앙선조들의 순교 성지 순례도 겸하자.”는데 뜻을 모으고 최경환 성인이 박해를 피해 고향을 떠나 교우촌을 이루며 사시던 경기도 안양시 수리산 성지 순례와 산행을 계기로 앞부분이 ‘- 대자연의 신비에서 하느님을 만나고, 순교 성지에서 나의 신앙을 굳히며, 이웃과 생활 속에서 그리스도와 함께 살며 증거하기.’로 바뀌게 됩니다. 오늘의 성지 순례와 산행을 겸한 형태의 모임이 정착하게 된 것입니다.

이렇게 시작한 성지 순례와 산행은 가톨릭언론인들에게 너무나 벅찬 감동과 깊은 신앙심을 안겨 주었습니다. 주교회의에서 지난 해 9월 펴낸 안내 책자 ‘한국 천주교 성지순례’에 수록된 111곳은 아직 모두 순례하지 못했지만 참으로 다양한 형태로 달려왔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한국천주교회의 발상지인 주어사와 천진암, 신앙 선조 권철신 · 권일신 형제와 정약용 형제들의 고향인 양근과 마재, 한국인 첫 사제 김대건 성인이 태어나고 자란 솔뫼와 골배마실, 사제 수품 후 폭풍우에 떠밀려 첫 발을 내디디신 제주 표착지와 완전히 입국하신 나바위 성지 및 사목 중심지 은이공소, 그리고 순교후 가마니에 싸여 그 캄캄한 한밤중을 택해 넘어가시고 묻히신 삼덕고개와 미리내 성지, 최경환 성인과 증거자 최양업 신부님이 태어나셨던 청양 다락골과 박해를 피해 사셨던 수리산 성지, 최 신부님이 사목활동 중 1839년 기해박해 후 전국에서 더 안전한 곳을 찾아 들어온 교우들과 신앙 공동체를 이뤄 사목하시면서 당시 경신박해(1860년)상황을 자세하게 편지로 쓰셨던 언양 죽림굴(대재 공소), 결국 피땀 흘리시면서 숨을 거두셨던 문경 진안리 등 주요 성지는 모두 순례했습니다.

특히 “예수 마리아 요셉. 죽림굴에서 1860년 9월 3일 리보아 신부와 르그레조아 신부에게”로 시작해 “조선교구 사제 최 토 마 올림”으로 끝나는 최 신부님의 편지 제 19신을 이렇게 험준한 곳에서 쓰셨구나 생각하면서 우리 회원들은 눈물을 많이 흘렸습니다.

우리의 순례 여정 가운데 2011년 6월 24~26일간 있었던 68차 제주도 지역 성지 순례와 산행 때는 제주교구 사목국장 고병수(사도 요한) 신부님과 제주가톨릭언론인회 김태춘(마태오) 회장과 회원들이 오셔서 미사를 봉헌하고 우의를 다지는 자리를 함께 했고, 7월 23일의 69차 대구 한티성지 순례와 팔공산 등산 때는 대구대교구장 조환길(타대오) 대주교님과 대구가톨릭언론인회 담당 이창영(바오로) 신부님, 정택수(요한) 회장 등 많은 언론인들이 와 주시고 함께 미사를 봉헌하고 따뜻한 아가페의 자리를 가지기도 했습니다.

이와 함께 회원들의 연고지를 지날 때는 어김없이 우리 모두를 초대해 푸짐한 파티를 해 주셔서 고마웠습니다. 2008년 6월 28일 32차 감곡성당 순례와 오갑산 산행 때는 고우용(시몬) 회원 처갓집에서 시암닭 잔치를, 2009년 1월 31일 39차 양양성당과 계양산 산행 때는 고계연(베드로) 회원이 고향이라며 성금 10만 원을, 2009년 10월 24일 48차 성거산 성지 순례 때는 김홍(베드로) 회원이 삼겹살 가든파티를, 2010년 4월 23~24일 54차 지리산 둘레길과 진주 허유고개 순례 때는 문정구(스테파노) 회원 처갓집인 산청요에서 한우 가든파티를, 2010년 5월 22일 55차 우곡성지 순례와 영주 무섬 전통마을의 350년 된 고택 해우당 방문과 미사 봉헌 후에는 이 집 주인 가문인 선성(예안) 김 씨의 후예 김지영(이냐시오) 회원이 선비촌에서 푸짐한 토속음식으로 회원들을 즐겁게 해 주었습니다. 우곡성지에는 안동교구 사목국장 안상기(미카엘) 신부님과 안동교회사연구소 신대원(요셉) 신부님께서 안동에서 직접 오셔서 설명해 주셨습니다.

2009년 12월 18~19일 50차와 20011년 12월 23~24일 74차 주문진 바오로회 휴양소와 2010년 12월 25일 62차 남한산성 성지 순례 및 산행 후 미아동 바오로 본원에서의 수도자들과 함께 미사 봉헌하고 크리스마스 파티를 열어 주신 안성철(마조리노) 지도신부님의 배려도 잊지 못합니다.

2011년 11월 26일 73차 춘천 죽림성당의 모체인 곰실공소 순례와 해발 899m의 대륭산 산행 때는 춘천교구장 김운회(루카) 주교님께서 최기홍(발토로메오) 홍보국장 신부님과 곰실공소에 직접 오셔서 우리 산악회 안성철 신부님과 함께 미사를 봉헌해 주셨습니다. 이 공소를 지키시는 춘천교구 최고령(87세) 사제 이응현(테오도르) 신부님도 우리를 반갑게 맞아 주셨습니다. 바람 불고 눈 덮인 대륭산 정상까지 올랐다가 내려 와 꽁꽁 언 회원들을 일일이 악수해 주시고 따뜻한 말씀으로 격려해 주신 김 주교님은 서울에서 가신 지 1년 10개월 정도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도 어느새 인자하신 시골 할아버지가 다 되신 모습이었습니다. 이날 저녁은 우리 회원인 춘천MBC 김재형(리카르도) 사장님이 맛있는 춘천 명물 닭갈비와 막국수 파티를 베풀어 줘 너무 행복했습니다.

우리 가톨릭언론인산악회의 발걸음은 앞으로도 멈출 수 없습니다. 주님 이끌어 주시고 신앙을 지키기 위해 목숨까지 바치신 신앙 선조들이 전국 곳곳에 계시는 한 우리는 갈 것입니다. 그리고 배우고 그 분들의 모범을 지금 이 곳에서 실천하겠습니다.

[bosco]

성지순례와 산행은 주님과 함께 하는 은총의 시간이었습니다. 안성철 마조리노 지도신부님, 최 홍운 회장님과 사모님께 감사드립니다. 오완수 바오로 총무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봉영(최홍운)]

bosco 님 감사합니다. 앞으로 더 자주 만나 더 기쁘고 즐겁게 성지 순례하고 산에도 올라 건강하게 살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한사발]

가톨릭언론인산악회의 발자취...신입 회원인 저에게는 귀중한 히스토리입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봉영(최홍운)]

감사합니다. 앞으로 더 열정적으로 신앙 선조들 발자취 따라 가도록 합시다. 고맙습니다. 메리 크리스 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