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대 대학원 문창과 정채경 학생, {열린시학} 신인상 시부문 당선!!
광주대학교 대학원 문창과를 수료한 정채경 학생이 2006년 가을호 {열린시학} 신인상 시부문에 당선되었습니다. 오랜 노력 끝에 큰 열매를 맺게 된 것입니다.
당선작은 [잃어버린 퍼즐조각] 외 3편입니다. 부상으로 상금 100만원과 상패, 시집 출판 증서를 받게 됩니다.
우리 모두 크게 축하해주길 빕니다. 다음은 당선작 중의 1편입니다.
잃어버린 퍼즐 조각
정채경
식물처럼 꿈꾸는 퍼즐 판
시간이 뿌리를 뻗어
조각조각 그림을 그려낸다.
회오리, 사오마이, 매미가 다녀가는 정원
한동안 시끄럽다가
이내 조용해진다.
퍼즐 판에 맞지 않는 조각 하나를 들고 한참을 두리번거린다. 꿰어 맞출 수 없다. 심장의 혈관에 혈관 하나가 더 있다. 나를 아프게 하고, 내 그림이 맞춰지는 것을 방해하려고 누군가 슬쩍 밀어 넣은 것이라고, 의사는 판정을 내린다. 불필요한 혈관을 잘라내기 위해 내 몸은 다시 그림을 만든다.
의사는 인턴과 레지던트를 불러 놓고 내 몸을 실험대 위에 올려놓는다. 의사의 말에 따라 레지던트가 혈관 하나를 건드렸는지 온 몸이 뒤틀린다. 또 다른 혈관을 자극해야 평화가 온다는 것을 확인한 의사는 인턴을 시켜 나를 망각의 저편으로 보낸다. (암전!)
지워진 시간 속에는
꿈이 없다. 사랑도 후회도 희망도
올라가야 할 계단도 없다
서로의 꼬리를 물고
맞지 않는 퍼즐조각은
얼어붙은 밤하늘의 별이 된다.
청룡열차를 타고 오듯
심하게 덜컹거리며
퍼즐 판은 종착역에
도착한다. 불필요한 혈관 하나가
잘려 나갔는데도 나는
절름발이처럼 기우뚱거린다.
첫댓글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