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기독교한국루터회(루터회·김철환 총회장) 학술위원회가 준비한 기념 학술 강좌가 9월 8일 후암동 중앙루터교회(최주훈 목사)에서 열렸다. '한국교회 개혁의 방향'이라는 주제로 강연한 박득훈 목사(새맘교회 은퇴)는 맘몬을 사랑하는 한국교회에 쓴소리를 던지며, 작고 가난한 교회를 지향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루터회는 전체 목회자 수가 50명이 되지 않는 작은 교단이지만, 이날 학술 강좌에는 20명 가까운 교단 목회자가 참석했다.
박득훈 목사는 "크고 싶은데 작으면 실패한 교회일 뿐"이라며, 작은 교회 목회가 실패라고 생각하지 말고 '작음'의 가치를 깨닫기 바란다고 조언했다. "현실적으로 한국에는 작은 교회가 많다. 작은 교회 목회자들은 사람 취급 못 받는다. 처량하고 마음이 힘들다. 큰 교회 하고 싶어 한다. 당분간 작은 교회는 계속 무시당할 것이다. 그러나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아니, 자기를 실패자로 생각하지 말고 정말 작은 교회야말로 하나님나라의 생명과 정의, 평화를 담아낼 수 있는 멋진 교회라고 생각하기 바란다. 큰 교회 되고자 했던 목회의 사고방식을 버리고, 목회 철학을 세우고 자기를 던져야 한다. 그러면 내가 행복해진다. 내 손이 꽉 차진다. 누가 뭐라고 해도 흔들리지 않는다. 오히려 뭐라고 하는 사람이 불쌍해진다. 무조건 작다고 좋은 게 아니다. 그러나 작음의 신학적 의미를 깨닫고 느낀다면 그때는 아무도 부럽지 않다."
시간이 필요합니다. 작음의 가치를 깨닫기 위한 시간 말이지요. 아무것도 안하고 기다리는 시간이 아니라, 매일의 삶 속에서 일하면서 그리고 만나고 헤어지는 그런 시간 속에서 작음의 신학적 의미를 분명히 붙잡아야만 합니다. 예수의길교회가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