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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재 가는 길에서 만난 솟대 |
이승봉기자 |
동해에서 영월로 넘어가는 길 중 두타산 댓재를 넘는 길이 있다. 댓재(810m)는 삼척시 미로면과 하장면 사이의 고개로 동해와 태백·삼척 내륙을 이어주는 42번 지방도가 지나는 곳이다. 이 댓재 길은 험준하기로 이름이 나있다. 한번 가본 사람이라면 다시는 가고 싶지 않을 정도로 산세는 험하고 길은 가파르게 휘어있다. 차를 타고 댓재 길을 한참 오르다 보면 어느새 첩첩 산들이 발아래 고개를 숙이고 있다. 댓재에 거의 다다라 숨 가쁘게 오르던 차들이 한숨 돌릴 만한 공간이 나온다. 그곳에 솟대가 세워져 있다. 아주 정교한 솜씨로 만들어진 예쁜 솟대다. 험한 길 넘는 길손들의 안녕을 위해 예부터 그 자리에 그렇게 솟대가 서 있었을 거란 생각이 든다.
솟대새 / 김명배
솟대 위의 솟대새
솟대란 나무나 돌로 만든 새를 장대나 돌기둥 위에 앉힌 마을의 신앙 대상물을 일컫는다. 솟대위의 새는 대개 오리라 불리우며 일부 지방에서는 까마귀라고도 부른다. 그밖에 기러기 갈매기 따오기 까치등을 나타낸다고 생각되기도 한다. 솟대는 삼한(三韓)시대에 신을 모시던 장소인 소도(蘇塗)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한다. 소도에 세우는 솟대[立木]가 그것이며, 소도라는 발음 자체도 솟대의 음이 변한 것이라는 설이 있다. 전라도에서는 '소주', '소줏대', 함흥 지방에서는 '솔대', 황해도·평안도에서는 '솟댁', 강원도에서는 '솔대', 경상도 해안 지방에서는 '별신대'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농가에서는 섣달 무렵에 새해의 풍년을 바라는 뜻에서 볍씨를 주머니에 넣어 장대에 높이 달아맨다. 이 볏가릿대[禾竿]를 넓은 마당에 세워 두고 정월 보름날 마을 사람들이 농악을 벌이는데, 이렇게 하면 그 해에 풍년이 든다는 것이다. 또 민간신앙의 상징물인 장승 옆에 장대를 세우고 장대 끝에 새를 나무로 깎아서 달기도 하였다. 또 이 밖에 경축의 의미로는 옛날 과거에 급제한 사람을 위해 마을 입구에 주홍색을 칠한 장대를 세우고, 끝에 청색을 칠한 용을 만들어 붙이는데 이것도 솟대라고 한다.
오리는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철새이자 물새로서, 인간의 세계와 신의 세계를 넘나드는 그 상징성으로 인해 솟대 위에 올라앉게 되었다. 솟대에 오리가 올라간 이유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1. 생산과 풍요의 주술적 존재로 인식 - 물고기를 물고 있는 오리의 모습이나, 오리 알이 그 자체로 풍요로움과 다산을 상징한다. |
2006-12-07 02:12 광명시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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