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갱년기의 건강 --- 콩으로

[숫처녀]

 

여성호르몬의 분비가 감소하며 찾아오는 갱년기(폐경기). 영어 로 메노포즈(Menopause)인데 이는 ‘남성으로부터의 해방’이라는 의미가 있다. 하지만 안면홍조·우울증·무력감 등 갱년기 증상은 말뜻처럼 낭만적이지 못하다.

40·50대 여성 80% 갱년기 증상 겪어

	[일러스트=강일구]

우리나라 40, 50대 여성 중 약 80%가 갱년기 증상을 겪는 것으로 보고된다.

갱년기는 여성의 난소 기능이 떨어져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분비가 줄어드는 시기를 말한다. 프로게스테론과 테스토스테론 호르몬도 갱년기에 관여한다.

갱년기의 가장 큰 신체 변화는 급격한 여성호르몬 감소. 이에 따라 신체적·정신적 증상이 나타나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

얼굴이 빨개지고 화끈거리는 안면홍조, 추위를 느끼다 갑자기 더워져 땀을 많이 흘리는 발한 등 신체 증상이 나타난다. 질 건조증으로 부부관계가 불편해지고, 요실금 등 비뇨기계 문제도 동반한다. 우울하고 매사 귀찮으며, 무력감이 드는 정신적 증상도 호소한다. 이런 현상을 ‘여성 갱년기 장애’라고 부른다.

갱년기 증상은 개인에 따라 짧게는 수개월 내에 없어지기도 하지만 보통 5~10년 정도 지속된다.

한강성심병원 산부인과 양성천 교수는 “갱년기 기간이 길어지면 골다공증·뇌졸중·심장혈관질환이 나타날 수 있다”며 “초기에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맵고 짠 음식 피하고 두부·저지방우유 섭취를

‘2009 세계인구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여성의 평균수명은 82.8세. 이 기준으로 보면 여성은 평생 3분의 1 이상을 갱년기 이후의 삶을 사는 것이다.

갱년기 여성은 다양한 증상뿐 아니라 심장병과 골다공증 등의 발병 위험도 높아지기 때문에 식사·운동·치료를 통해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식사는 맵거나 짠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고, 카페인·탄산음료·알코올은 되도록 멀리한다. 대신 식물성 에트스로겐이 많은 두부 등 콩류 제품과 아미씨 등을 가까이한다. 양배추·사과도 도움이 된다. 하루에 저지방 우유 2~3컵을 챙기는 것도 잊지 말자. 규칙적인 운동도 갱년기 증상을 줄인다.

갱년기 증상의 근본적인 개선 방법은 에스트로겐 호르몬 보충. 전통적으로 합성 호르몬 보충요법(HRT)을 받아야 하지만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연구결과 유방암이나 심장혈관계 질환 발병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보고가 나온 뒤 한동안 논란거리였다.

양 교수는 “HRT는 유방암 등 부인암 진단을 받았거나 가족력이 있으며, 심장질환·간질환 등이 있다면 득실을 따져 사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HRT 이외에 식물성 에스트로겐으로 만든 갱년기 치료제를 복용해도 증상 개선 효과가 있다. 식물성 호르몬제에는 블랙 코호시(승마)·히페라시·이소플라본·감마리놀렌산 등이 있다.　

글=황운하 기자(조인스 컴)
일러스트=강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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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에스더가정의학과 여에스더 원장
“식물성 치료제는 호르몬요법의 위험성 없어”

에스더가정의학과의원 여에스더(46·사진) 원장이 최근 ‘갱년기 여성 건강 지키미’로 나섰다. 지난해 11월부터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매달 3회 정도 강의를 한다. 그는 아직도 여성 자신은 물론 가족 구성원이 갱년기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스스로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고 강조한다.

-우리나라 여성의 갱년기에 대한 인식은.

“하나의 통과의례로 여기고 적극적인 치료를 받지 않는다. 갱년기 증상을 참고 견디거나 부끄러워 숨기는데, 좋은 방법이 아니다. 갱년기가 찾아오면 가족 등 주변에 알리고 관심과 배려로 함께 이겨내는 것이 중요하다.”

-갱년기 여성을 위한 주변의 노력은.

“여성에게는 초경·출산과 함께 가장 힘든 시기다. 신경이 굉장히 예민해지고 무엇을 해도 과거처럼 행복하지 않다. 남성은 이해하지 못한다. 부인이나 엄마가 틀린 얘기를 해도 가족들이 공감해 주거나 따뜻하게 말 한마디라도 해주면 큰 도움이 된다.”

-갱년기 증상에 식물성 에스트로겐의 효과는.

“국내에는 블랙 코호시와 히페리시에서 추출한 식물성 에스트로겐으로 만든 갱년기 치료제(제품명 훼라민큐)가 있다. 식물성 치료제는 갱년기 증상에 기존 호르몬요법과 동등한 효과를 나타내면서도 호르몬요법으로 유발될 수 있는 위험성이 없다는 게 장점이다. 식물성 갱년기 치료제는 임상시험 결과 복용 12주 후 갱년기 증상의 80~90%를 개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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