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디딤돌의 김희자 작 최무성 연출의 <웬수와 이별하기>
공연명 웬수와 이별하기
공연단체 극단 디딤돌
작가 김희자
연출 최무성
공연기간 2015년 4월 28일~5월 10일
공연장소 명륜동 극장 동국
관람일시 5월 9일 오후 7시
명륜동 극장 동국에서 극단 디딤돌의 김희자 작, 최무성 연출의 <웬수와 이별하기>를 관람했다.
김희자는 2014년 안전보건지원 공모사업 대상, 고용노동부장관상 수상작품 연극 <행복한 동행>의 원작을 바탕으로 탄생한 공감연극 "밥"을 2014년 8월 극단 디딤돌에서 제작 공연하고, 이번에 <웬수와 이별하기>로 극단 디딤돌과 2015년에 다시 공연을 하게 된 앞날이 발전적으로 기대되는 여류작가다.
최무성은 영화 <세븐데이즈>, <악마를 보았>', <연애의 온도>, <베를린>, <관능의 법칙> 등 다양한 작품에서 호연으로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 2014년 극단 로가로세의 대표이자 연출가로 국내초연작인 <야간여행>을 연출하고, 금년 디딤돌의 <웬수와 이별하기>의 연출을 하는 등의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앞날이 기대되는 연극인이다.
무대는 아파트의 거실이다. 중앙에 긴 안락의자가 있고, 그 앞에 탁자가 있고 그 양쪽에 사각의 입체조형물이 놓여있다. 상수 쪽은 딸의 방이 되고, 하수 쪽은 아버지의 방, 그리고 정면 오른쪽에 화장실이 있고, 여닫이문이 달려있다. 하수 쪽 객석 가까이에 출입문이 있는 것으로 설정이 된다.
연극이 시작되면 아버지와 딸의 생각이 서로 다르기에 당연히 티격태격하는 모습이 전개된다. 한 집에 부녀 두 사람만 살면서도 의견이 일치하는 방향보다는 반대로 나타나기가 일쑤다.
첫 장면에서 다음날 딸을 시집을 보내며, 친지들에게 연락하는 아버지의 모습은 딸의 출가를 축하하기보다는 딸에게서 해방이 되어 독립을 자축하는 모습으로 드러난다. 그뿐인가? 현재 홀아비인 아버지는 자신이 사귀는 여인에게 해방의 기쁨을 전하며 만날 약속을 한다. 이 통화내용을 듣게 된 딸의 심정이야 오죽하겠는가? 그래서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어쨌건 딸은 결혼식을 취소하겠노라고 선언을 한다. 딸의 결혼을 하지 않겠다는 소리의 아버지의 놀라움을 어찌 말로 표현하랴? 당연히 “웬수”라는 소리가 튀어나오고, 부녀의 고성이 오고가며, 그 간의 부녀의 내력이 펼쳐진다. 이십칠, 팔년 전 어느 날 한 젊은 여인이 아버지에게 다가와 아기를 맡기고 해외로 떠난다. 그 여인은 아버지가 젊었던 시절 몸과 마음을 밀착시킨 사이였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서로 헤어지게 되고, 그 여인을 잊어버릴 때 쯤 되자 돌연 아기를 데리고 나타나 아기를 맡긴 채 미국으로 가버린 사연이 소개가 된다. 그 후 아버지는 딸을 키우고, 대학 입학할 연령이 되자, 어머니가 있는 미국으로 딸을 보낸다. 딸은 미국에서 공부를 하고, 유학을 한지 십년 만에 돌연 귀국을 한다. 그리고 한 집에 살면서도 두 사람은 심중을 내보이지 않는다. 딸이 미국으로 간 후, 거친 세파를 거치며, 온갖 맘고생 몸 고생을 다해 온 아버지의 삶이나, 마음을 모르는 딸은 아버지가 새 여인을 사귀는 것에 무조건 반대를 하거나, 싫어한다. 그렇기에 아버지가 연인에게 휴대전화로 딸의 결혼을 이야기하며 좋아하는 광경에 분노를 표하고 결혼을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결국 결혼은 취소되고, 부녀는 서로 웬수처럼 지내게 된다. 부녀간의 고성이 거듭 오가게 되고, 이웃집 남자가 부녀의 고함소리에 당연히 시끄럽다고 항의를 하게 된다. 그러나 고함소리가 계속되자, 이웃남자는 이 집 문을 두드리게 되고, 드디어 남자끼리 싸움이 육체적 격돌로 이어지고, 싸움은 끝났지만 아버지는 후유증으로 실신을 하기에 이른다.
아버지가 아직 노년의 나이도 아닌데 치매환자처럼 되어버리고, 아버지를 간병하고 취업을 하면서 딸은 다른 상대와 결혼을 할 결심을 하고 날짜까지 받게 된다. 그리고 집안을 정리하면서 오래된 상자를 꺼내 뚜껑을 열어본다.
거기에는 아버지의 일기장 한 권이 들어 있고, 딸이 펴 보니, 일기의 내용은 딸이 미국에 간 10년 세월을 매일매일 딸을 생각하고 걱정하고 그리워하는 내용이 구구절절이 써진 것을 읽게 된다. 비로소 딸은 눈물을 펑펑 쏟으며 아버지의 사랑을 알게 되고, 과거의 기억 속에서의 한 마디를 아버지에게 던진다. 그 말을 들은 순간 아버지는 치매상태에서 벗어나기 시작한다.
대단원에서 결혼식 날, 예식장에서 정장을 한 멋진 모습의 아버지와 함께 신부로 입장하는 아름다운 딸의 모습에, 하객이 된 관객의 우레와 같은 갈채 가 극장 전체를 무너뜨릴 듯 울리며, 연극은 감동의 마무리를 한다.
임대일이 아버지, 전은정이 딸로 출연해 더할 나위 없는 호연으로 연극을 이끌어간다.
기획 창작그룹 극단 디딤돌, 프로듀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신바람, 무감 최영길, 조명감독 최관열, 음악감독 김진호, 조연출 이문진 등 스텝의 열정과 노력이 하나가 되어, 극단 디딤돌의 김희자 작, 최무성 연출의 <웬수와 이벌하기>를 걸작 2인극으로 탄생시켰다.
5월 9일 박정기(朴精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