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거창군은 인구가 6만4000여 명에 불과한 농촌이다. 농업종사자가 30%에 달하지만 계속되는 이농현상으로 노년층(18.7%)이 유소년층(16.3%)보다 많다. 고교 재학생이라고 해봤자 2800명. 학원은 물론이고 변변한 도서관조차 없다. 하지만 그 같은 지역적 불리함을 극복하고 ‘졸업생 80% 4년제 대학 합격’ 신화를 일궈낸 학교가 있다. 거창대성고는 올해 졸업생 196명 중 SKY대(27명 합격)를 포함해 132명을 서울 소재 대학에 합격시켰다. 2005년 자율학교로 변환한 뒤 4년 만에 꿈은 현실이 됐다.
연간 345일 자율학습
“대형 학원이 전체 학생수 3000명도 안 되는 지역에 들어오겠습니까? 학교가 놀면 우리 학생들은 마땅히 갈 데가 없어요.”
거창대성고의 방학기간은 1년 통틀어 20일이다. 사교육 혜택을 받는 타지역 학생들과의 경쟁에서 이기려면 학교 스스로가 학생들을 통제하고 공부시켜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거창대성고=스파르트식 교육’으로 정평이 난 건 그런 이유다.
‘1·2학년 오후 11시까지, 3학년 자정까지’로 정해진 자율학습 시간은 학교가 문을 여는 1년 345일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진행된다. 수험생 중 상위 20명은 오전 2시까지 독서실에서 남아 있어야 한다. 이 학생들은 방학 중에도 학교에 나와 자율학습을 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선화(51·영어과) 교무부장은 “45명의 교사 중 10명씩은 매일 자정까지 학교에 남아 학생들의 질문사항을 들어준다”고 말했다.
5명이 한 조돼 공부
지난해 정운태(54) 교감은 이 학교에 부임하면서 ‘그룹스터디’ 제도를 도입했다. 5명 이내의 학생이 한 조를 이뤄 국어·영어·수학에 대한 토론식 수업을 스스로 진행한다. 보통 수준별 학생들끼리 모아 수업하는 기존 방식과는 다르다. 한 조에는 반드시 상위권과 중·하위권 학생이 섞여 있어야 한다. 상위권 학생들은 중·하위권 학생들에게 자신이 알고 있는 부분을 설명하면서 그 내용을 복습할 수 있고, 중·하위권 학생들은 자연스레 상위권 아이들의 공부 방법을 배울 수 있다는 것.
정 교감은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지식을 전달하지만, 학생들은 자신들이 공부하면서 깨달은 세부사항까지 설명해 주기 때문에 학습효과가 훨씬 크다”며 “토론식 수업으로 생각을 정리하는 법을 배우기 때문에 면접 준비도 병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배경 지식 쌓는 독서교육교사들은 1년에 100권의 양서를 선정한다. 그리고 45명의 전 교사가 1인 1권씩 책을 맡아 분석하는 ‘마스터’ 역할을 한다.
학생들은 1년 동안 의무적으로 4권의 책을 읽고 그 책을 담당하는 마스터 교사에게 평가를 받는다. 거창대성고의 ‘100454 독서교육 프로그램’이다. 이 학교는 매일 5교시 독서교육을 실시한다. 윤부근(59) 교장은 “수능 모든 영역에서 실생활과 연계된 문제가 출제되기 때문에 다양한 배경 지식을 쌓는 게 중요한데, 독서만큼 좋은 방법이 없다”며 독서교육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독서교육의 결과는 입시 성적으로 나타났다. 올해 서울대 경영학과 합격생 한승윤(19)군은 “책을 읽고 교사·학생들과 함께 토론하면서 다양한 관점에서 사회현상을 바라보는 습관이 생겼다”며 “논술고사를 준비하는 데도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철저한 학생관리와 진학상담박우상(46) 진학부장의 노트북에는 학생들의 고교 입학성적부터 실제 수능성적까지 모든 시험성적이 고스란히 기록돼 있다.
박 부장은 4년 전부터 전교생의 성적 데이터를 관리하고 있다. “성적만 보면 학생의 학교생활과 심리상태, 취약 분야 등을 모두 파악할 수 있다”며 “축적된 자료를 바탕으로 좀 더 정확한 진학상담이 가능하다”는 게 그의 진학상담 노하우다.
거창대성고는 또 신입생이 들어오면 학생 출신지역·학교별로 담당 교사를 정한 뒤 해당 교사가 3년 동안 그 학생들을 관리한다. 철저한 학생관리가 가능한 이유다. 임종묵(47) 3학년 부장은 “학생의 세심한 부분까지 체크할 수 있다”며 학습에 불필요한 요인들을 빨리 없애 학습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면 성적은 오르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거창=최석호 기자<
BULLY21@JOONGANG.CO.KR>, 사진=최명헌 기자
정원태 교감에게 듣는다
전국 단위 50% 뽑아 기숙사 생활
- 학교 특징은.
“남학생만 생활하는 학교다. 같은 지역 학교 중 생활관리가 가장 철저하다. 두발검사를 엄격히 실시하고, 전교생 100% 자율학습을 의무화하고 있다는 게 특징이다.”
- 신입생 선발은 어떻게 하나.
“2005년 자율학교로 지정된 뒤부터 전국단위 모집을 한다. 그러나 지역주민들의 여론을 고려해 모집정원의 50%를 거창군 내 학생으로 선발하고, 나머지 50%만 전국단위에서 뽑는다.”
- 2010학년도 전형 방법은.
“오는 11월 2일과 3일 이틀에 걸쳐 전형한다. 내신 100%로 뽑는데, 2학년 1·2학기 성적을 각각 25%씩, 3학년 1학기 성적을 50% 반영한다. 국어·영어·수학 과목에 각각 5의 가중치를 두기 때문에 당락을 가르는 주요 변수다. 사회·과학은 2의 가중치를 적용한다.”
- 합격생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
“거창군 내 학생들은 내신 30% 정도면 합격할 수 있지만, 다른 시·도 학생들의 경우 4~5% 내에는 들어야 지원해 볼 만하다. 지난해 타 시·도 학생들의 경쟁률은 2대1 수준이었다.”
- 기숙사 이용은.
“거창군 외 타 시·도 학생들은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한다.”
- 한 달 평균 비용은 얼마나 드나.
“읍 소재 학교이기 때문에 분기별 수업료는 싸다(26만2000원). 한 달 기숙사비(9만원)와 식비(16만~17만원)를 포함해 한 달 평균 35만~36만원 정도 소요된다.”
- 최석호 기자
* 제가 졸업한 모교 소개입니다. 혹시 자제분이나 조카분들이 있으시다면 한번쯤 추천해 보고푼 마음에 올려 봅니다.
학교 수업료도 저렴하고 더욱이 방과후 학원에 갈 필요없이 모든걸 학교내에서 해결하기 때문에 부모님들이 좋으실 겁니다.
공기좋고 마음 넉넉한 곳에서 아이들의 감성도 키우면서 필요한 인재로 자라남을 보시면 가슴 뿌듯 하실겁니다...
첫댓글 우리네 시절에도 거창교의 자부심과상급진학률은대단했습니다. 오!오! 총무님의모교였군요.아마그당시 거창교와 앙케이트(아실랑가?) 교환이 창녕관네여고에서는 최고의인기였습니다.기억저편~ 이쁜추억,들추어주신 총무님,고마워요.....
ㅎ 나는 부산토박이라서 그런학교가 있는지도 몰랐는데요^^하튼좋은학교가 맞는모양이네요...신문에나는걸보니^^
얼라를 하나 더 낳아야 되나......욕심 나네.....
늦둥이 하나 ...ㅎ
그때 그시절 시골학교에서는 잦은 사건사고가 있었지요....말못할 사연들 이제는 말할수 있겠지요...시효기간 넘었네요..솔찍한것이 최고다...고백하고 행복찾는길이 정말 현명한 판단....
전 아무 일 없었음...넘넘 순진해서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