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관리가 되려면 먼저 지방 정부의 시험인 향시(鄕試)를 치르고 여기에 합격하면 회시(會試)라는 중앙정부의 시험을 치른다. 이렇게 합격한 자를 거인(擧人)이라 하며 두 시험을 거쳐야만 비로소 의젓한 관리가 될 수 있었다.
당(唐)나라 형주(荊州)에는 해마다 많은 선비가 과거를 보러 갔지만 아직 거인(擧人)이 나온 일이 없었다. 이를 두고 사람들이 말했다.
"형주는 천황(天荒)의 지방이라 인지(人智)가 발달되지 않은 곳이다."
그런데 유세(劉稅)라는 어느 집 서생이 형주의 향시(鄕詩)에 합격하고 이어 중앙 정부의 회시(會試)에도 합격하여 보기 좋게 처음으로 거인(擧人)이 되었다. 그러자 사람들이 기뻐 말했다.
"파천황(破天荒)이다. 드디어 형주도 개명(開明)될 때가 왔다.
오늘날 이 말은 전대미문(前代未聞), 전인미답(前人未踏), 미증유(未曾有)의 뜻으로 사용된다. 또, 벽성(僻姓)이나 무반향(無班鄕)에서 인재가 나와 본디의 미천한 처지에서 벗어나는 일을 뜻하는 파벽(破僻)의 의미로도 쓰인다. 좀 어려운 말도 있고 우리가 잘 사용하지 않는 말도 있으니 참고로 보기 바란다.
기왕 시작한 것이니 하나 더 연관된 말을 보자. 후한서(後漢書) 이응전(李應傳)에 있는 얘기다. 입신 출세의 관문, 영달(榮達), 주요한 시험, 유력자를 만나는 일을 등용문(登龍門)이라고 한다.
용문(龍門)이라는 것은 황하(黃河) 상류의 산서성(山西省)과 섬서성(陝西省)의 경계에 있는 협곡의 이름인데 이곳을 흐르는 여울은 어찌나 세차고 빠른지 큰 물고기도 여간해서 거슬러 올라가지 못한다고 한다. 그러나 일단 오르기만 하면 그 물고기는 용이 된다는 전설이 있다.
따라서 '용문에 오른다'는 것은 극한의 난관을 돌파하고 약진의 기회를 얻는다는 말인데 중국에서는 진사(進士) 시험에 합격하는 것이 입신 출세의 제일보라는 뜻으로 등용문이라 했다.
등용문에 반대되는 말을 '점액(點額)'이라 한다.
점(點)은 '상처를 입는다'는 뜻이고, 액(額)은 이마인데 용문에 오르려고 급류에 도전하다가 바위에 이마를 부딪쳐 상처를 입고 하류로 떠내려가는 비참한 물고기를 말하는 것이므로, 출세 경쟁에서의 패배자 또는 중요 시험에서의 낙방자를 가리키는 것이다.
후한(後漢) 말, 환제(桓帝:146~167)때 정의파 관료의 지도적 인물에 이응(李應)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청주자사(靑州刺史), 촉군태수(蜀郡太守), 탁료장군(度遼將軍)을 거쳐 하남윤(河南尹:하남 지방의 장관)으로 승진했을 때 환관의 미움을 받아 투옥 당했다.
그러나 그 후 유력자의 추천으로 사예교위(司隸校尉:경찰청장)가 되어 악랄한 환관 세력과 맞서 싸웠다. 그러자 그의 명성은 나날이 올라갔다.
태학(太學)의 청년 학생들은 그를 경모(敬慕)하여 '천하의 본보기는 이응'라 평했으며 신진 관료들도 그의 추천을 받는 것을 최고의 명예로 알고, 이를 '등용문'이라 일컬었다.
첫댓글 좋아 하던 文句 오늘 옮겨 갑니다 그리고 인쇄해서 서예원 친구랑 나누어 보렵니다
이제 동네 선비는 모두 타계하고 그야말로 天荒인데 인터넷에서 문필인을 만나니
사는 보람을 느낍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