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타 1 - 가쿠노다테 역으로 가서는 신칸센 기차를 타고 아키타에 가다!
2022년 10월 30일 아침에 아키타현의 동부에 옛 무사들의 마을인 가쿠노다테 (角館) 농가주택 민슈쿠
서노가 에서 일어나 옆 다다미방에서 숯불을 피우고는 소고기와 치즈 조각을 밀가루
반죽으로 싸서 막대기에 꽂은 다음에 모래에 비스듬히 꼽은후 익혀서 샐러드와 함께 아침으로 먹습니다.
이제 1620년에 아시나 蘆名 가문이 세운 성곽으로 "도호쿠의 작은 교토" 로 불리는 무사들
의 도시 가쿠노다테 (角館) 를 떠나야 할 시간이라.... 주인에게 부탁해 택시를 불러
타고는 가쿠노다테 에키 角館駅 에 도착해서 1인당 2,470엔 하는 신칸센 기차표를 끊습니다.
기차역 내외와 인포메이션에는 오래된 중세 무사들의 도시인 가쿠노다테의 봄과 여름, 가을과 겨울 등 4계절
풍경사진과 벚꽃 축제 등 여러 풍물사진들이 보여 구경하는데 코인로카는 역 안의 플랫폼에 있는걸 봅니다.
또 아키타는 우리나라 드라마로 김태희와 이병헌 이 주인공으로 출연한 "아이리스" 를 찍은 곳이니 촬영지인
뉴토 온천향의 츠루노유 온천과 다자와코 호수 등이 근처인지라 역에 사진이 게시되어 있는걸 봅니다.
기차 시간이 남았기로 밴딩머신(자판기) 에서 커피 를 뽑아서는 마시는 중에 문득 동아일보에 조원진
커피 칼럼니스트가 쓴 “ 커피 한잔 바리스타챔피언십이 바꾼 오늘의 커피” 라는 기사가 떠오릅니다.
지금 당신이 마시는 커피는 10여년 전의 그것과 다르다. 단일 농장에서 재배된
단일 품종의 커피를 뜻하는 ‘싱글 오리진’ 이 화제가 된 것은 2007년의 일이다.
월드바리스 타챔피언십(WBC) 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제임스 호프먼 은 그동안의 관행 처럼
여러 종의 커피를 섞은 블렌드 를 사용하지 않았다. 모든 생산 과정을 투명하게 확인할수
있는 스페셜티 커피의 장점을 알린 그의 강연은 전 세계에 ‘싱글 오리진 에스프레소’ 유행을 불렀다.
커피 혁신은 2014년 대회에서도 있었다. 영국 국가대표 맥스웰 콜로나대시우드
는 커피를 추출하는 물의 성분을 분석 하는 강연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후 추출된 커피의 90% 가량을 차지하는 물 에 대한 연구가 꾸준히 진행됐다.
지금은 전 세계 상수도 성분 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으며, 각 카페에서는 커피 전용 정수기
를 활용해 더 좋은 커피 맛을 이끌어내고 있다. 월드커피이벤트(WCE) 의
대표 종목인 WBC 는 2000년 모로코의 몬테카를로에서 12개국의 바리스타가 참여하며 시작됐다.
각국 대표들은 15분 내에 에스프레소와 밀크 베버리지, 창작 음료 를 4잔씩 만들어야 한다.
이 경연은 스페셜티 커피를 다루는 바리스타 들의 훈련 도구가 되어 왔다. 매년
열리는 대회의 규정은 조금씩 변화해 왔는데, 이를 통해 에스프레소 추출과 관련된
각종 절차 부터 카푸치노 등에 올리는 우유 거품에 대한 규정 까지 산업의 표준을 제시했다.
바리스타들은 매 대회 새로운 혁신을 선보였다. 산지로 가서 특별한 생두를 찾아 선보이기도 하고, 커피 추출
기구나 서비스 방식 등에 대한 창의적 시도 를 한다. 대회 이후에는 빈번하게 업계에 큰 변화가 일었다.
가령, 호주 국가 대표 사사 세스틱 은 2015년 대회에서 와인 산업에 활용되던 탄소침용
(산소를 통제해 커피를 발효하는 방식) 가공을 적용해 깊은 풍미를 내는 커피 를
선보였다. 이후 다양한 발효 가공 방식 이 등장해 더 다양한 맛의 커피를 맛볼 수 있게 됐다.
2013년 호주 대표로 출전한 바리스타 맷 퍼거 는 기존의 관념을 깨뜨리는 새로운 그라인딩
방식을 선보이며 “새로운 도전은 두렵고, 최고의 커피를 찾아가는 과정은 위험을 동반
한다” 고 말했다. 올해 대회는 이달 27일 부터 30일 까지 호주 멜버른 사우스와프에서 열린다.
한국은 2002년 부터 대회에 참가해 왔고, 2019년 부산 ‘모모스 커피’ 의 바리스타 전주연 이 처음 월드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이번에는 서울 연희동의 ‘디폴트 벨류’ 바리스타 신창호가 대표 선수로
나선다. 올해에는 또 어떤 혁신이 나와 커피 산업의 판도를 바꿀 것인가. 이번 대회가 기다려지는 이유다.
아키타로 가는 주둥이 뱀 대가리 같은 날렵한 신칸센 기차 에 오르는데 시테이세키(지정석)
는 530엔 요금을 더 내야 하는지라 지유세키(자유석) 기차표 를 끊어 올라 타니
자유석 차량 이 한 량도 없는지라... 지정석 차량으로 들어가 문 가까이 빈 자리에 앉습니다.
차창 밖으로 지나치는 단풍이 든 늦가을 풍경 을 구경하다가 언제 눈이 내리는 겨울철 에 여기
아키타현에 와서 눈이 내린 산과 들판을 거닐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러고 보니 곧 겨울이니 와세다대 국제학술원 박상준 교수가 동아일보에 쓴 기사가 떠오릅니다.
한국에서는 연말이 되면 교수신문이 그해의 사자성어 를 발표하듯이 일본에서는 한 민간 기업
이 그해의 유행어 를 발표하니 작년에는 ‘무라카미사마’ 가 대상에 선정됐는데.....
일본 야구 역사 를 새롭게 쓴 젊은 타자 ‘무라카미 무네타카’ 를 사람들이 찬사와
애정의 표시로 겨울연가의 욘사마 처럼 ‘무라카미사마(무라카미님)’ 로 부르면서 유행어가 됐다.
2001년에는 특이하게 한두 단어가 아니라 한 정치인의 어록이 유행어 대상을 받았다.
그해 일본 총리에 취임한 고이즈미 준이치로의 어록 이다. 그 어록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두려워하지 않고 겁먹지 않고 얽매이지 않고” 라는 말이다.
출처는 고이즈미 총리의 소신 표명 연설 중 다음 부분이다. “(개혁의) 아픔을 두려워하지 않고,
기득권의 벽에 겁먹지 않고, 과거의 경험에 얽매이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고 겁먹지 않고
얽매이지 않고’ 의 자세를 관철해 21세기에 어울리는 경제· 사회 시스템을 확립해 나가고자 합니다.”
정치인의 연설에서 유행어가 나올 정도로 당시 일본인들은 잃어버린 10년에 지쳐서 변화를 열망 하고 있었다.
그들은 ‘성역 없는 개혁’ 을 외친 고이즈미에게 희망을 걸었고 취임 초기 그의 지지율은 80%를 넘었다.
그러나 개혁의 성과는 금방 나타나지 않았고, 2000년에 터진 닷컴 버블의 붕괴 는 일본 경제에 타격을 주었다.
개혁의 부작용도 만만치 않았다. 좀비기업에 대한 대출을 규제하고 재정건전성을 위해 정부의
재정지출을 억제한 결과 부도기업이 속출 하고 실업률 이 치솟았다. 결국 국채 발행
의 제한 등 일부 공약은 철회해야만 했다. 지지율은 반 토막이 났고, 개혁의 동력이 약해졌다.
그러나 고이즈미는 취임 초에 약속한 대로 개혁의 방향만큼은 흔들림 없이 유지했다. 그 과정에서 끊임없이
국민에게 개혁의 절박함을 호소 했다. 당시 조금 과장을 보태면, TV 시사 프로그램과 토크쇼에서 들리는
말이 “부실채권 처리, 연금개혁, 우정(우체국)민영화” 였던 것 같다. 논객들은 일본을 중병을 가진 환자에
비유하곤 했는데, 빨리 수술을 해야 한다는 측과 먼저 환자의 기력이 회복되기를 기다리자는 측이 부딪쳤다.
돌이켜 보면 부실채권과 연금 의 경우 개혁하지 못했다면 일본 경제는 더 큰 수렁에 빠지게 됐을 것이다.
우정민영화는 이후 다소 수정을 거쳤지만 고이즈미에게 가장 극적인 정치적 승리를 안겨준 사건이었다.
2005년 우정민영화법안이 자민당 내부의 반발로 국회(참의원)에서 부결되자 고이즈미
는 중의원을 해산했고 그 뒤 치러진 총선거에서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언론은 이 사건을 ‘고이즈미 극장’ 으로 명명했고 2005년에는 유행어 대상 을 받았다.
양적 완화와 엔화 절하, 세계 경제의 회복 등에 힘입어 2003년 이후 일본 경제에 훈풍이
분 것도 고이즈미에게 도움이 됐지만, 부실채권 처리와 연금개혁 을 무난히
완수한 것과 개혁을 향한 끊임없는 호소와 설득이 일본인들의 마음을 움직인 결과였다.
사실 고이즈미가 복잡한 국민연금 체계 를 분명히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평도 적지 않다. 그러나 그는
전문가들의 조언을 경청해 개혁의 방향을 잡았고, 정치인으로서의 매력을 십분 활용해 국민을 설득했다.
2004년 일본은 초고령 사회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었고 낡은 연금 제도는 정부
부채 증가 의 가장 큰 요인이었다. 일본의 여야는 당시 13.58% 이던 연금
보험료율을 매년 조금씩 올려 2017년 18.3% 에 도달하도록 하는 데 합의했다.
‘거시경제 슬라이드’ 라는 제도를 도입해 연금가입자 수와 평균수명의 변동, 경제 상황에 따라 연금의
급부금액이 조정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했다. 더 내고 덜 받게 되는, 일본으로서는 뼈아픈 개혁이었다.
그러나 연금의 고갈 시기를 100년 뒤로 늦출 수 있었고, 연금에 대한 불안을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었다.
새해 벽두부터 한국에서도 연금개혁 이 화두로 떠올랐다. 지금 상태라면 2057년에 연금이 고갈 된다고
한다. 2023년의 한국은 20년 전의 일본과 마찬가지로 초고령사회로의 진입 을 눈앞에 두고 있다.
문제는 연금개혁이란 한마디로 말하자면 더 내고, 덜 받고, 받는 시기를 늦추는 것 이니 인기가 없다는?
우리나라의 연금 개혁은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이 과제를 수행하려면 우선
다양한 의견을 경청해 옳은 방향을 잡아야 하고, 국민을 설득 할 수 있어야
한다. 한국 정치계에서 가장 부족해 보이는 "경청과 설득" 이야말로 개혁의 출발점 이다.
기차는 산을 지나 들판을 달리는데 오오마가리(大曲 대곡) 라는 역에 한번 서기로 혹시라도 올라
타는 손님이 우리가 앉는 좌석이면 일어서서 비켜야 하는 불편이 있기로 미리 일어나 중간
연결 부위로 나왔다가 다시 들어와서 앉으니 곧 다음 두 번째 역이자 종점인 아키타역 에 내립니다.
여기 아키타역 구내에는 아키타에서 열리는 간토 축제 사진들이 많이 붙어 있어 구경할만 한데 또 이서진
이 아키타 홍보대사 로 활동하고 있으며 이 도시 아키타는 연간 350만명의 관광객들이 찾는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