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가 너희와 함께!”
2010.4.8 부활 팔일 축제 내 목요일
사도3,11-26 루카24,35-48
이 거룩한 부활 축제 미사 안에 현존하시는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참 좋은 선물이 평화와 기쁨입니다.
제대 옆 밝게 타오르는 부활초는 바로
세상과 역사의 중심이자 빛이신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상징합니다.
온 세상을, 온 역사를 밝히는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빛입니다.
건전한 개인 신앙은 교회공동체 신앙 안에 뿌리 내리고 있습니다.
교회공동체 신앙의 결정적 표지는 이 거룩한 성체성사입니다.
성찬전례는 초교파모임인 떼제공동체의 핵심이라 합니다.
마찬가지로 성체성사 역시 가톨릭교회의 핵심입니다.
어제 읽은 떼제 로제 수사의 일화가 생생합니다.
떼제 로제 수사가 1970년 콘스탄티노플에서
아테나고라스 총 주교와 대화를 나누고 떠나려 하자
문 앞에 서 있던 총주교가 마치 성작을 받들 듯
두 팔을 높이 올리면서 말합니다.
“성혈과 성체, 이 외에 다른 해답이란 없습니다.
이것을 늘 생각하십시오.”
성체성사에 대해 이보다 더 좋은 찬양도 없을 것입니다.
교회 전 역사를 담고 있는, 전 교회공동체의 일치를 이루어 주는
주님의 참 좋은 선물이 성체성사입니다.
신비적 측면, 수덕적 측면,
예언자적 측면 모두를 포함하고 있는 성체성사입니다.
모든 해답이 부활하신 그리스도께서 현존,
활동 하시는 성체성사 안에 있습니다.
1독서에서 불구자를 치유한 이적이 사도 베드로의 개인적 행위가 아니라
교회공동체에 현존하시는 부활하신 주님의 업적임이 확연히 들어납니다.
“이스라엘인 여러분, 왜 이 일을 이상히 여깁니까?
또 우리의 힘이나 신심으로 이 사람을 걷게 만들기나 한 것처럼,
왜 우리를 유심히 바라봅니까?”
이어 사도 베드로는 하느님의 구원역사를 일목요연하게 설명하며
마침내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통한 치유임을 해명합니다.
“여러분은 생명의 영도자를 죽였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그분을 다시 일으키셨고, 우리는 그 증인입니다.
이 예수님의 이름에 대한 믿음 때문에,
바로 그분의 이름이 지금 보고 또 아는 이 사람을 튼튼하게 하였습니다.…
그러므로 회개하고 하느님께 돌아 와 여러분의 죄가 지워지게 하십시오.”
하느님의 백성인 교회공동체 안에 계신
부활하신 주님을 통해 치유 받은 불구자입니다.
시공을 초월하여 이 거룩한 미사 안에 계신
똑 같은 부활하신 주님께서 우리에게 회개를 촉구하시고
평화를 선사하시며 우리를 치유하십니다.
오늘 복음은 그대로 미사 장면을 압축한 듯합니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Peace be with you)!”
부활하신 주님의 선물인 평화를
우리 역시 영성체 전 평화의 인사를 통해 나눕니다.
우리말로 “평화를 빕니다.” 이지만 영어로는 “Peace be with you!”하고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의 말씀을 그대로 반복합니다.
이어 주님은 복음에서와 똑같이
우리의 마음을 여시어 성경을 깨닫게 해 주십니다.
복음의 마지막 말씀 제자들은 물론 우리 모두를 향한 말씀입니다.
“그리스도는 고난을 겪고,
사흘 만에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나야 한다.
그리고 예루살렘에서부터 시작하여,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가
그의 이름으로 모든 민족들에게 선포되어야 한다. 너희는 이 일의 증인이다.”
바로 이 주님의 말씀이 1독서 사도행전의 사도들을 통해서,
또 우리를 통해서 실현되고 있습니다.
모든 이들에게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를 선포해야 하는 증인으로서 우리의 삶입니다.
이 부활 축제 미사를 통해 부활하신 주님은
회개로 깨끗해진 우리를 당신의 평화와 기쁨으로 가득 채워 주시어
당신 부활의 증인으로 우리 삶의 자리로 파견하십니다. 아멘.
- 이수철 프란치스꼬 신부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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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평화가 너희와 함께...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