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철원이 생각나는 백마고지 답사

[두릉산인]

90년대 말에 신철원을 매주 다녔다.

주말부부였고, 아내는 신철원중학교 앞 월세방에서 첫째하고 있었다.

그 애는 지금 대학교 3학년.

길병원 앞을 지나갔다.

폐렴 때문에 길병원에 입원했었지.

아이랑 공놀이 하던 군탄공원 입구는 무지막지하게 큰 대리석으로 박정희 ㅇㅇㅇㅇㅇ라 새겨 놓았다.

풍전면옥을 지나 순담계곡 입구를 통과하니 예전에 몇 번 들려 밥 먹었던 식당이 아직도 깊 옆에 있다.

승일교 위로 이젠 차가 다닐 수 없다.

빨간 아치형 다리도 통행금지. 또 바로 옆에 생긴 다리를 지났다.

고석정을 지나고 직탕폭포 옆을 통과하고....

도피안사를 지나 백마고지를 조망할 수 있는 곳에 올랐다.

왕건 사저터엔 개망초가 하얗다.

궁예도성은 저멀리 감청색을 띤 벌판 끝이라고 한다.

최영 장군의 조상묘가 있는 동산은 넓은 벌판 가운데 섬처럼 떠 있다.

귀가길

산정호수를 지나 여우고개를 넘었다.

도평리를 지나 백운계곡을  따라가니 광덕고개 정상이다.

이곳저곳 모두 90년 앨범이다.

언제 이렇게 흘렀는지

옆에 있던,

90년대 초반에 철원에서 군생활했던 장병의 머리는

나보다 더 빛난다.

2017년 6월 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