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추계곡이 있어 여름산행지로 유명한 대야산이 이번달 정기산행지다. 2년전 비가 내리는 가운데 올랐던 중대봉 대슬랩의 추억을 떠올리면서 오늘은 기어코 용추에 몸을 담궈 보겠다고 생각을 해본다.
중대봉, 대야산 지도
삼송리 농바우 근처에서 한장 찍고 출발 한다. (8시51분)
마을지나 중대봉 가는길 등로 갈림길에 농짝만한 바위가 있다고 해서 농바우 라는 이름을 갖게된 삼송리의 마을이 오늘산행의 출발점이다. 삼송리는 수백년된 소나무 세그루가 있어서 붙혀진 이름인데 현재 두그루는 죽고 한그루만 남아서 마을의 수호신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 마을은 장수촌으로도 유명 하다고 하는데, 이 마을이 자리한 지반 전체가 맥반석 이라고 하며 그 맥반석에서 나오는 물이 장수에 도움을 주는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랫만에 산행에 함께한 여니님 1년만의 산행이라며 당연히 밀재를 넘어 용추계곡으로 향하는 편안한 B코스를 예약해 놓고 있다. 하지만 중대봉 산신령님은 그렇게 쉽게 보낼수 없다며 악몽의 시나리오를 짜놓고 있었으니..
금계국
끈끈이대나물
왜당귀
2년전 이길을 걸어 중대봉에 오르던 날엔 부슬부슬 비가 내렸다. 당시 대야산은 구름이 넘실대며 황홀한 춤을 추었고 대슬랩 전에 밧줄이 끊어지는 우여곡절과 미끄러운 바윗길 그리고 중대봉 대슬랩 상단부의 빨랫줄 같이 가는 밧줄로 인해 모두에게 공포를 심어 주었던 일이 생각난다.
오늘은 개스가 자욱하니 조망이 어려울듯 싶다.
연삼
농바위골을 두어번 건너면서 평탄한 길이 이어진다. 지난번엔 비오는 날이라 물어 불어서 농바위골 계곡을 건너느라 애를 먹었었다.
삿갓나물
2년전에도 중대봉과 밀재의 갈림길을 제대로 못찾아 초반에 살짝 알바를 하였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이번에는 조금 일찍 갈림길을 택하는 바람에 대슬랩 전까지 바위를 타지 못하고 산길을 꼬불꼬불 돌아 슬랩아래에 서게 되었다.
속리산 부동산
속리산이나 지키고 있을 일이지 이곳까지 말뚝을 박아 놓았다. 지자체에서 관리를 하고 있었으면 밧줄도 부실하지 않았을테고 안전하고 멋진 등로를 꾸며 놓았을텐데 국립공원 영역 이라고 명찰만 달아놓고 등산로를 관리하는게 아니라 죄다 비지정으로 묶어 놓기만 한다. 이정표만 제대로 세워두었어도 이날 두 여인은 그리 고생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중대봉을 거쳐 대야산으로 향하는 A코스팀과 달리 B코스팀은 밀재를 거쳐 용추계곡으로 내려서는 완만한 트레킹 코스인데 갈림길에서 리본을 보고 왼쪽으로 들어선후 한동안 중대봉 방향으로 올라서는데 B코스로 가야할 분들이 다들 모여 계신다.
이 길은 중대봉으로 가는 길 이라는 내말을 듣고 B코스로 가려는 분들이 돌아내려 가는데 여니와 아로미님이 멈칫 거리다가 한박자 늦게 출발을 하였다. 결국 이 잠깐의 머뭇거림이 이 두분이 개고생을 하게 되는 계기가 되고 말았다.
조망바위에 올라 주변을 살피는 속리님 아무래도 우리가 가고 있는 이 길이 정상은 아닌것 같단 말이야..
혹시 저리로 갔어야 했던건 아닐까? 산행을 주관한 속리님은 고민이 많다.
결국 원인은 중대봉과 밀재 갈림길이 여러개 있는데 우리가 갈림길을 조금 일찍 택하는 바람에 중대봉 대슬랩 이전의 예정된 곰바위길 코스를 놓치고 만것이다.
중대봉과 대슬랩
대슬랩 하단부를 통과 하면서
지난번에는 대슬랩 중간까지 밧줄이 없어서 선두에서 자일을 설치했었다. 경사는 위로 갈수록 가팔라지고 마지막에 정상부를 향해 꺽어진 암벽부에서는 밧줄에 온전히 몸을 맡겨야 하는 부분이 있고 위험한 구간인지라 한명씩 통과를 한다.
이제부터는 한명씩
상단부 가장 위험한 구간을 통과하기 전에 밧줄을 손에 감고 한장 ~ 그래도 이번엔 밧줄이 제법 굵은편이라 맘이 놓인다. 지난번엔 정말 빨랫줄 만큼 가늘었었다.
슬랩구간을 올라서니 저 뒤로 곰바위가 보인다. 쩝, 저 곰바위 왼쪽으로 올라왔어야 했는데...
비알님이 안정된 자세로 위험구간을 넘어서고 있다. 서울의 바위 산을 다니다 이사오신분 답게 이정도 바위산은 무척 쉬워 보인다. 상록님 블방을 통해서 본 서울 산님들은 여자분들도 죄다 바우도사 처럼 보인다.
소중님 뒤로 블루님의 머리가 살짝 보이는 곳이 대슬랩의 하이라이트다. 직벽구간에서 상단부로 밧줄을 잡고 올라서서 넘어야 하는 구간인데.. 밧줄에 온전이 의지를 해야 하기에 혹여라도 끊어지면 정말 큰일 나는 곳 이다.
무서워 하는 비타민님을 위해 속리님이 마중을 나간다.
꿈산형은 무거운 배낭에 머리가 눌려 고개를 들지도 못하고..
대슬랩에 올라 바라본 지나온 길 풍경
산대장 속리님
2년전에 소변을 보면서 남긴 흔적 ~ 믿거나 말거나
예전엔 다들 이 바위 위로 릿지를 해서 올랐었다. 스릴있고 가파른 슬랩구간 이다.
조망바위에 올라 바라본 대야산
정상능선 중심에서 아래로 뻗은 계곡이 조양골이다. 조양골은 밀재에서 내려오는 계곡들이 연결되는 화양골을 만나 함께 농바위 마을로 흘러간다.
건너편 조망바위에 올라선 꿈산형과 비타민님
조망바위에 남겨진 2년전 그녀의 흔적
조금전의 조망바위엔 다른 팀들이 올라서 있다.
중대봉에서 대야산으로 가는 능선길
중대봉에서 대야산으로 가는 능선길 뒤로 보이는 흰머리 희양산
중대봉에서 간식을 먹으며 한참을 쉬어간다. (11시30분) 점심은 중대봉을 내려서 능선길을 걷다 너른곳에서 하기로 한다.
중대봉 이란
바로 옆 봉우리인 대야산을 상대봉 이라고 부르던 것에 대해 상대적인 개념으로 붙혀진것 이라고 한다.
대야산이 잘 보이는 바위에선 소중님
양장피, 족발, 보쌈, 치킨... 점심을 위해 중국집에서 다녀간듯 하다. 이렇게 느긋하고 행복한 점심식사를 하고 일어서려는데 속리님의 전화벨이 울린다. 한참전에 길을 잘못들어 다시 갈림길로 내려간 산애님과 아로미님 여니님이 밀재를 향해 계곡길을 걷다가 길을 잘못찾아 다시 중대봉으로 올랐다고 한다. 우리가 올랐어야 했던 곰바위 코스로 말이다.
오마이갓.... 아마 중대봉으로 가는 어떤 다른 산악회에서 자기 회원들이 실수로 밀재로 빠지는 것을 방지 하기 위해 갈림길에서 밀재로 가는 길을 막아두었었나 보다. 다들 걱정하며 알바로 고생한 진정한 A 코스 용사들을 기다린다.
점심 식사터 바로 옆의 더덕
여기 더덕은 이렇게 줄기가 작아도 뿌리는 다들 30년 이상 된 놈들이다. 토양에 양분이 부족하여 크게 자라지 못한듯 하다.
산삼인척 하는 천남성
식사터 근처는 단풍취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산작약
개한테는 산삼과도 같다는 귀한 작약도 몇그루 보인다.
얼마후 기진맥진한채 걸어오는 세분을 만났다. 여니님은 눈물이 글썽거리고.. B코스 가서 편한 트레킹 하려던 분들이 왜 중대봉 밧줄을 잡고 오르게 되었는지.. 다이어트 한다고 근래 기력이 크게 떨어진 두 여자분들이 걷기에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뒤돌아본 지나온 중대봉
구름이 아름다운 하늘
중대봉 왼쪽, 사진중앙 멀리 속리산 주능선이 보인다.
대야산 우측뒤로 속리산으로 향하는 대간길의 조항산과 청화산이 보인다.
중대봉 일대를 조망하는 속리님
대야산
대야산으로 가는길에 산애님과 춘산님
제수리제 왼쪽의 군자산과 우측 앞으로 막장봉 능선, 뒤로는 보배산과 칠보산
당겨본 제수리제
대야산으로 가는 능선길
B코스로 가려다 A+코스를 타게된 두 여인과 소중님 에고~ 고생들 많으셨습니다.
대야산 정상부
지난번엔 정상부에 안개가 짙어서 다들 귀신에 홀렸는지 정상을 코앞에 두고 정상 우측의 바위봉우리에서 우측능선을 타고 가버리는 대 참사를 겪었었다.
저 봉우리가 지난번 문제의 그 알바의 시발점
대야산 우측으로 둔덕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의 마귀할멈통시바위가 보이고 그 뒤로 조항산과 청화산이 조망된다.
대야산 왼쪽으로 막장봉과 장성봉이 보이고 뒤쪽으로는 칠보산과 덕가산 줄기가 조망이 된다.
벼랑위로 큰바위를 둘러 감겨 있는 밧줄을 잡고 간다.
저 멀리 중대봉과 지나온 능선길 속리님 일행이 바위를 둘러싼 밧줄 구간을 지나고 있다.
바위를 둘러싼 밧줄구간을 당겨본다.
대야산 정상 직전의 봉우리
지난번 이곳에서 왼쪽 정상으로 갔어야 했는데, 일행을 따라 우측으로 가는 바람에 한시간 가량 홀로 계곡속에서 오르락 내리락 알바를 하게 되었다.
문제의 암봉에서 바라본 대야산 정상
대야산 정상으로 가는 길
둔덕산 조망
지나온 밧줄감은 바위구간
하늘에 두둥실 떠다니는 구름들이 모두 낭만적으로 생겼다. 우울하게만 보이던 아침 하늘이 이렇게 달라질수 있다니..
힘들게 저곳까지 오른 아로미님 일행은 밀재로 하산을 한다고 한다.
대야산 정상
대야산 정상은 인산인해 (14시32분) 간신히 정상석을 담고 뒤돌아 선다.
대야산
우리나라 100대 명산에 한자리를 차지 하고 있는 산으로 예로부터 명산으로 유명하다. 대야산은 대화산, 대산, 상대산, 대하산 등으로 불리우는데,1789년 발행된 문경현지에는 현재 사용하는 '대야산(大耶山)'으로 적고 있으며 특히 철종 조의 대동지지 에는 '曦陽山南支上峯曰 毘盧爲仙遊洞主山西距淸州華陽洞三十里' (대야산은 희양산의 남쪽 갈래로 제일 높은 봉우리가 비로봉이고, 선유동의 주산이다. 서쪽의 청주 화양동이 30리다) 라고 기록하고 있어 대야산 정상을 '비로봉(毘盧峯)'으로 부르고 있음을 알 수가 있다.
왼쪽 희양산에서 백화산을 거쳐 우측의 둔덕산 까지 둔덕산 방향으로 내려서는 계곡이 완만하니 참 좋아 보인다.
장성봉에서 구왕봉 희양산 라인 뒤로 조령산이 보인다.
대야산의 여름은 계곡으로 유명하다. 갈아입을 옷과 샌들을 준비해 와서 신발을 벗고 물에 들어가 땀을 식힌다.
이마에 모기 물린 자국은 몇일전 비오는날 산행중에 영악한 산모기들에게 물린 흔적이다. 모자챙 아래에 바짝 달라붙어 비를 피하며 내 이마에 계속 침을 꽃아대던 모기놈들..
용추계곡의 명물인 하트모양의 윗용추와 아랫용추
문경8경의 하나인 대야산 용추계곡의 용추는 아무리 가물어도 물이 마르지 않는곳으로 가뭄이 심할때 기우제를 지내던 곳이다. 암수 한 쌍의 용이 승천했다는 전설을 간직하고 있으며 윗용추와 아랫용추로 이루어졌다.
거대한 화강암반을 뚫고 쏟아지는 폭포 아래에 하트형으로 패인 못이 윗용추이며, 아래쪽에 넓고 둥글게 생긴 웅덩이가 아랫용추다.
호돌이에게 카메라를 맡기고 용추에 입수 ~ 지난번엔 비온뒤라 물이 많이 불어나 위험해서 눈으로 봐야만 했던 곳 이다. 뒤에 계신분은 카메라를 물속에 빠뜨려서 여러번 잠수끝에 결국 건져내신다.
시원하게 알탕을 마치고 계곡을 내려서 산행종료 (16시17분)
괴산의 맛집 찾기가 정말 어렵다. 괴산 부근으로 산행을 자주 오지만 이동네의 괜찮은 식당을 찾는 일은 늘 고민거리 였다.
그런데 이번에 속리님이 제대로된 맛집을 하나 찾아낸것 같다. 괴산읍 서부리에 있는 다래정 이라는 곳이다. 한정식 집인데, 자연산 버섯찌개, 토종 흙돼지, 생선조림 정식등을 판매한다. 음식과 반찬들이 맛나고 깔끔하다.
남격밴드 - 사랑해서 사랑해서 | 음악을 들으려면 원본보기를 클릭해 주세요. |
출처: 약수의 산행스케치 원문보기 글쓴이: 약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