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방학 때 지인께서 가오리연을 선물해 주셨습니다. 200명 정도 만들 분량이라 무거워서 가져오기 힘들었는데,
한국문화 알리기에 앞장서고 있는 것을 알고 모 방송사에서 운반까지도 안전하게 도와주셨습니다.
그래서 산타잔치 이벤트로 엘살바도르(Isla De Mendez, Usulutan) 아이들과 학교에서 가오리연을 만들수 있었지요.
평소 비닐봉지를 오려 만든 연과 얼레 대신 재봉실패를 들고 다니던 아이들은 한국에서 온 새로운 재료에 눈이 휘둥그레져
귀한 놀잇감을 망가뜨리지 않으려 무지 애를 썼습니다.
초롱한 눈빛들... 연 만들어 높이 띄워보자
엘살바도르 사람들은 연을 ‘종이나비’라고 부릅니다. 보통 우기가 끝나는 10월 무렵부터 다음해 1월까지 여름바람을 점유해 날리기를 하는데
대부분 집에서 자녀들이 비닐봉투를 가지고 간단하게 만들며 제조법은 간단합니다.
비닐봉투 또는 신문지나 얇은 천, 코코넛 또는 대나무 스틱, 실, 얼레, 테이프 등을 사용해 허릿살과 중심살 균형을 잘 잡아 완성합니다.
마치 데칼코마니 그림처럼 반으로 접었을 때 좌우가 똑같듯 연이 ‘대칭의 과학’이라는 것을 어린아이도 다 숙지한 모양입니다.
재료들을 나눠주며, 후원가정 어머님도 일일 교사가 되셨습니다.
Piscucha (연)
제 그림은 용가리...
↖ 마누엘의 동생 '누리엘'입니다. 많이 컸죠?
한국에서는 정월 초하루부터 대보름까지 연날리기가 성행을 했고 그해의 나쁜 일이나 화를 멀리 쫓아버린다는 뜻이 담긴 풍습으로
'액(厄)연 띄운다.'하여 연에다 ‘厄’ 자 하나를 쓰기도 하였습니다. 일명 액막이 연인데 얼레에 감겨 있던 실을 죄다 풀고 실을 끊어서
액을 끊는다는 의미를 두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재료가 아까워 연실 자를 용기를 내지 않았고 대신, 소망을 담아 하늘 높이 띄워보았습니다.
엘살바도르에는 연에 대한 특별한 의미나 전통을 가지지 않고 단순히 서로 행복함을 즐기고 나누는 장난감으로만 사용되고 있습니다.
하회탈 문양과 녹의홍상을 한 아낙이 있는 그림을 해외에서 마주하니 전래동화책을 펴든 것 같습니다.
한국의 놀이문화를 교류하는 시간, 아이들과 연날리기를 하며 올 한해 새로운 기운을 하늘높이 올려봅니다.
신년! 움츠러든 어깨를 펴고 하늘을 바라볼 좋은 기회를 가져보세요.
넓은 창공을 웃음 머금고 바라 볼 일이 많았으면... 건강한 소망 이루시기 바랍니다.
첫댓글 와~ 만들땐 완죤 진지.. 날릴땐 함박웃음.... !!!!
슈퍼 비닐봉지를 오려 연만들던 아이들... 이 귀한 재료가 얼마나 소중하겠어요? ^^
저 맑은 눈망울의 아이들과 새해도 열심히 사는 이야기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성희 씨의 환한 미소가 그립네요.
은숙님 행사 준비보면 학교 다닐때 진짜 열심히 하는 학생이었던것 같아요. 전 헐랭이라 사진 보면서 와~ 우리도 이런 것 했던가... 이러면서 보네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