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마시며 듣는 음악 두 번째 이야기
Lena Park의 P. S. I love you입니다.
먼저 가사부터 살펴보시죠.^^
우연히
그대 처음 본 순간
운명이란 걸 느낄 수가 있었어
사랑의 시작을
먼저 말할 수 없어
기다려온 시간들
외로움 처음 알게 되었어
난 두려워
우리 사랑한 뒤에 멀어진다면
다시 볼 수 없는 건 견딜 수 없기에
우정이라 말하고 그대 곁에 있지만
너무나 깊은 사랑인걸 어떻게 하나
난 그대와의 만남과
다가올 슬픈 이별까지도
이제는 받아들일 수 있어
잠시 그대 나를 잊고 사는
그 순간에도
그대를 난 기억하며 살아갈 테니
사랑해요
그대만을 영원히
그저 미소만으로
나를 사로잡았던
그대와 함께라는 것이 믿을 수 없어
난 언제까지
그대를 원하며 살아간다는 것은
이제는 기억해 주길 바래
내겐 하나뿐인 그대 위해
내 모든 것을 원해도
다 줄 수 있는 사랑이라고
약속할 께
처음 느낌 그대로 ~
이별까지도
나는 받아들일 수 있어
그래 줄래 ~
나를 잊고 사는
그 순간에도 ~
사랑해요
그것만을
영원히 ~
영원히 ~ !
예, 우리 노랩니다.
Lena Park은 박정현의 미국식 표현이지요.
작곡은 김덕윤(Joseph Kim)이라는 재미 음악가고요...
그가 Lena Park을 국내로 소개하며 가수로 데뷔시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작사는 ‘하해룡’이라고 합니다.
작사가 하해룡씨는 그 역량에 비해
매우 드러나지 않은 특이한 사람입니다.
하지만 그를 알고 보면
안재욱의 ‘forever’와 김정민의 ‘무한지애’를 위시하여
약 170여 곡에 가사를 붙였고
가수 ‘테이’를 비롯한 신인 발굴과 프로듀싱을 담당한 역량 있는 사람입니다.
하긴, 그가 뭘 했다는 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제가 Lena Park의 ‘P. S. I Love You’를 처음 들었을 때
그 무엇보다 궁금했던 게 도대체 저 노랫말을 지은이가 과연 누굴까란 것이었습니다.
운명적인 사랑의 자각에서부터
홀로 품은 사랑의 외로움과
혹시 그 사랑을 드러내어 거부당할까 두려워하는 마음
아무리 감추어도 숨길 수 없는 사랑이기에
결국 이별까지도 각오하면서도
오직 그 사랑한다는 감정에 충실하여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내어 주고
모든 것의 소진을 각오하며
그렇게 하더라도 영원히 사랑할 수밖에 없음을 노래하는 노래.
도대체 이 정도의 사랑을 노래할 수 있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요?
사실 이 노래의 가사는
매우 약간은 응큼한 구석이 있는 노랫말입니다.
왜냐? 노랫말을 보면
분명 이 노래의 주인인 여인은
사랑의 대상인 남자와 매우 가까이 있으며
우정을 가장하며 미소로 서로를 볼 수 있는 그런 사이입니다.
하지만 결코 쉽게 사랑한다 말할 수 있는 사이가 아니며
늘 이별을 예감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그 남자의 현재를 잘 알고 있지요.
자, 만일 그런 사이의 남녀라면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뭐.... 여러 가지의 경우가 있을 수 있지만
결국 노래하는 자신이 아닌
다른 어떤 이를 늘 바라보고 있는 남자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물론 아직은 단순히 친구 사이로
순수하고 여린 여성의 감성으로
사랑을 고백하지 못해 가슴 아파하는 것일 수도 있지요.
하지만, 세상에 어떤 여인이 운명의 짝을 홀로 사랑하며
사랑을 얘기하기 앞서 먼저 이별부터 예감하며 두려워할까요?
자신의 모든 것을 아낌없이 내던지고 숱한 아픔을 감내하며... 그것도, 영원히!
모르겠습니다.
조선시대 성춘향한테 필 꼽힌 이몽룡을
남몰래 사랑했다는 어느 한 여인이 있어
그 이몽룡의 곁을 떠돌며 영원히 사랑을 노래했다는
도저히 이해 안 돼는 전설이 있었다면 또 모를까....
결코 정상적인 관계일 수가 없는
그런 남녀의 관계가 놓여 있다고 저는 봅니다(나의 애정관이 문제인가?--;;).
다른 이를 바라보는 남자를 사랑하는 여인의 마음
그것은 운명의 상대에 대한 순수한 연모(戀慕)의 감정일 수도 있지만
다른 한 편으론 어쩔 수 없는 치정(癡情)이며 음모(陰謀)이자 불륜(不倫)인 것입니다.
(햐~ 역시 저의 애정관이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 군요!--;;)
하지만,
저는 이 여인이 너무 아름답습니다.
외로움, 아픔, 두려움, 이별,
그리고 자신의 소멸마저 감내하며
어쩔 수 없는 사랑의 간절함을 노래하는 여인.
이 여인이 모든 걸 감내하며 사랑할 수밖에 없는 것은
그 사랑으로 그 여인의 영혼이 영원히 꺼지지 않을 듯 불타오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세상 어느 누구가 이토록 절실하고 간절한 사랑을 꿈꿀 수 있을까요!
이 노래는 Lena Park의
제1집 ‘Piece’의 세 번째 트랙에 있는 노래입니다.
1998년에 처음 발표되었고
그녀의 대표곡 가운데 하나이며... 숱한 버전이 있는 노래입니다.
노랫말에 힘입어선지 선율도 너무 아름답고
그녀가 R&B 가수여서 그런지 아주 많은 변주가 있습니다.
1998년도에 발표될 당시 노래는
매우 위축되고 묶여 있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고음처리의 탁월함을 자랑하는 그녀지만
당시에는 아직 한국적 정서에 익숙하지 못해선지
아님, 기량이 완전히 발휘되지 않아선지 이 노래는 참 맛을 보이지 못합니다.
하지만 아름다운 멜로디와
의미심장한 노랫말에 힘입어
그녀의 대표곡으로 숱하게 불리어지게 되고
어느 듯 그녀에게 몇 년의 내공이 쌓이면서 완전한 노래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멜로디와 노랫말을 넘어서는
그녀의 소리와 감성이 터져 나오기 시작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Lena Park이 부른 ‘P. S. I love you’의
최고 버전을 2002~ 2003년경에 부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2003년 7월초 ‘윤도현의 러브레터’
근 6개월 동안 공부 때문에 노래를 부르지 못하다 잠시 귀국하고서 오른 무대
그녀의 그 모습을 보고자 하시면 아래를 콕 눌러 주세요^^
http://youtu.be/_BlSOyOaYdI
노래 하는 그 모습이 너무 행복해 보이지 않으신지요?
무대의상으로 보기엔 너무 평범한 8부 바지를 입고서
별로 꾸미지 않은 모습으로 나와 부르는 그녀의 노래를 듣노라면
저 개인의 느낌이지만 몇 대목에서는 거의 전율을 느낄 정도입니다.
아, 완전히 열렸구나!
소리와 감성과 영혼이....
이 버전은 R&B의 화려한 테크닉이 오히려 많이 드러나지 않습니다.
순수하게 노래를 받쳐주는 그녀의 아름다운 소리만 제자리에 있을 뿐입니다.
물론 그녀의 노랫말 소화능력은 문제가 있습니다.
발음이 불분명하고 가사마저도 약간 씹는 경향을 보입니다.
하지만 그런 약점을 넘어서 그녀의 소리는 “완전한 하나의 악기”와 같은 면모를 보여줍니다.
최근에도 그녀는 이 곡을 부르며
끊임없는 변주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저 개인적으론 약간 불만스런 것도 있지만
그녀는 앞으로도 이 곡을 계속 변주할 것 같습니다.
그만큼 이 곡은 아름답고
그 노랫말이 주는 감성의 진동은 강한 여운이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노래를 부르는 Lena Park의 소리와 영혼이 아직은 잠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저는 죽로재 2012년 이무(易武)를 마시며
Lena Park의 P. S. I love you와 함께 사랑으로 불타는 영혼의 소리를 듣고 있습니다.
<엉뚱한 뱀발>
익히 아시겠지만 Lena Park은 미국에서 자라
미국식 사고와 미국식 언어체계를 갖고 있습니다만
그녀는 키 작고 눈매가 매서운
전형적인 한국인의 얼굴을 갖고 있습니다.
사진을 보셔서 아시겠지만
평소 그녀는 잘 웃고 부드러워 보이지만
가끔 정색을 하며 보여주는 사진에서는 아주 강한 느낌을 자아냅니다.
판에 박힌 예쁜 얼굴과 달리
이런 개성 있는 얼굴은 정말 살아 있는 느낌을 줍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런 얼굴이야 말로 영혼이 살아 있는 미인의 얼굴이라고 봅니다.
물론 뭐, 언젠가 ‘나는 가수다’에서 노래 부를 때
눈에 보이는 이중턱에서 그녀가 살아 온 세월을 불현 듯 느꼈지만
여전히 그녀는 살아 있는 얼굴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녀의 노래 소릴 들을 때 가끔 이런 생각을 합니다.
하늘이 그녀에게 천부의 재능을 부여한 것이 아니라
그녀를 통해 우리에게 노래의 아름다움을 내려준 것이라고.
------------------------------------------------------------------------------------
# 저작권 관련 사항에 대한 자발적인 참여를 목적으로 올렸던 특정 사진들을 자진 삭제합니다.
본의 아니게 불편을 드린 점이 있다면 양해해 주십시오.
첫댓글 ^.^...추신: 사랑해...
아마도 본문내용에는 없는 문구이기에...추신으로 했을터인데...추신으로 붙이는 마음을 잘 표현한것 같습니다...
ㅎㅎ 박정현 그녀가 그 마음을 잘 표현하고 있지요^^ 반갑습니다!
@느린칼 네~ ^.^....참 감성이 섬세하면서 호탕함을 지향하시는분 같습니다..쉽지않은데...
@지금여기 ㅎㅎ 분열적 세계관으로 시달리고 있는 문제적 인간입니다.^^ 차(茶)나 기타 물질에 기댄 중독의 힘으로 버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