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경제 2000/10/08
[우리말 브랜드] 친근한 '우리말 브랜드' 인기몰이
우리말 브랜드가 날로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554돌 한글날을 맞아 롯데백화점이 백화점에 입점한 상품 위주로 조사한 결과 우리말 브랜드가 꾸준히 늘고 있으며 몇몇 브랜드는 매출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8일 밝혔다.
한글 브랜드가 가장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는 상품군은 식품. 올들어
새로 개발된 브랜드로는 풀무원 「한입떡볶이」, 오뚜기 「빨개면」,
제일제당 양념 「다담」, 대상 양념 「다채」등이 있다.
기존에 개발된 식품 브랜드로는 롯데햄의 「너비아니」, 「동그랑땡」, 목우촌햄의 「뚝심」, 서울우유의 짜먹는 요구르트 짜요짜요」,
대림수산 의 「못난이」어묵, 범양식품의 「콜라독립 815」, 제일제당의 「햇반」, 해찬들 식품의 패밀리 브랜드 「해찬들」 등 한글이름도 다양하다.
롯데 식품매장 관계자는 『입점된 우리말 브랜드가 지난해 20~22개에서 올해 27개 정도로 15~20% 늘어났다』고 말했다.
식품에 한글 브랜드가 많은 이유는 신토불이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 지면서 안심하고 먹을수 있다는 점을 주부들에게 강조할수 있는데다 식품 의 주타깃층인 아이들도 외국어 보다 우리말 상품명을 더
잘 기억할 수 있 기 때문.
또 고유가, 공공요금 인상 등 가계부담이 많아지면서 생활용품 부문에서 는 경제성을 강조한 국산 브랜드가 뜨고 있다. 애경산업의 주방세제 「한 방울」, 옥시의 세제 「한올」, 쌍용제지의 치킨타올 「오래오래」 등이 대표상품.
김치냉장고도 우리말 브랜드가 시장을 점령하고 있다. 최근 1년새 가전 매장에서 「불황을 모르는 틈새상품」으로 히트치고 있는 김치냉장고는 만 도의 딤채(김치의 옛말), 삼성의 다맛, LG의 김장독 등 모두가 우리말이다.
외국어가 독식하던 패션이나 잡화에도 하나둘씩 한글 브랜드가 늘어나는 추세다. 이미 널리 알려진 「쌈지」나 가방 중소기업 공동브랜드인 「가파 치」 이외에 지지베, 마루, 쌈지스포츠, 잠뱅이 청바지 등
캐주얼 의류, 아동복인 「무냐무냐」(뭐냐뭐냐란 말의 아이들식 표현), 「아이들」 등이 있다.
이미 자리잡은 한글 브랜드는 매출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쌈지는 롯데 본점에서 월평균 1억4,000만원의 매출을 올려 잡화 부문 선두다툼을 벌이 고 있으며 유아내의 「무냐무냐」도 지난9월 3,500만원어치를 팔아 전년동 기 대비 150%나 뛰어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어 브랜드가 워낙 범람하다 보니 오히려 우리말
브 랜드가 참신하고 친근감도 높아 호응을 얻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 이효영기자 hylee@sed.co.kr
장사가 되는 간판 안되는 간판
점포를 열고 장사를 하려는 사람들이 반드시 해야 되는 것 중 하나가
간판을 다는 일이다. 간판은 가게의 얼굴이며 광고물이자 마케팅 수단이다. 20년의 경험을 가진 간판 전문가의 간판 만들기 안내서이다.
김영배 지음. 시지락. 9500원.
세계화 파도 씩씩하게 넘는 우리말
노래방
`SAMSUNG'이 생기고 `LG'가 뜨고 `SK'가 나타나고 `KT'가 펄럭입니다. 지난 1998년 국제통화기금이라며 시끄럽던 때엔 외국말 이름으로 된 물건이 된서리를 먹었지요. 그러다 나라살림이 괜찮아진다 싶더니 외국말 이름이 슬금슬금 고개를 들고 일터이름도 알파벳으로 바꿉니다. 이러다가 나라 이름도 `대한민국'이 아닌 `KOREA'로 바꾸자는 국회결의가 나오겠다 싶군요. 설마가 사람 잡는다고 월드컵 경기에서도 `대한민국'이란 응원소리보다 `코리아'가 더 크게 들릴 때가 잦고 응원단도 `KOREA'를 더 즐겨 새기니까요.
`외국말 이름 된서리'를 먹은 뒤로 동네사람들을 마주하는 가게는 조금 제 얼을 차렸습니다. 여기에 우리 문화와 주체성을 느끼자는 뉘우침과 깨우침 속에 자그맣게 여는 가게들, 옷집, 밥집, 빵집, 약국, 작은
병원, 미용실, 술집에선 재미나고 알뜰한 토박이말로 새 이름을 짓는
흐름이 널리 퍼지고 있어요.
지난날 `아무개 치과의원'이라며 의사권위가 물씬 나던 병원조차 `이사랑-하얀이-따뜻한 치과'라는 이름을 답니다. 우리들 삶터에서는 잔잔한 물결로 조용하지만 살뜰히 우리 말글 사랑을 느끼고 펼쳐갑니다.
90년대 첫머리에 `노래방'이 처음 선보였을 때 `저속한 문화'라고 못박는 얘기도 많았지요. 하지만 노래방이란 이름은 참 그럴싸하고 멋졌지요. 그 뒤로 노래방은 `-방'을 써서 짓는 새 가게이름 물꼬가 되어
`빨래방' `비디오방' `소주방' `피시방(게임방)' `찜질방' `머리방'에 `떳다방'까지 낳았습니다.
`-방'자 돌림 이름은 세계화 물결과 미국말 바람 속에서도 꿋꿋합니다. 되려 크게 힘을 내면서 우리 말로 가게이름을 지어서 담아내는 멋진 그릇 구실을 톡톡히 하고요. `-방' `-집' `-터' `-마을' `-나라' `-누리'들, 하여 그 앞에 붙는 가게 빛깔을 함초롬히 빛냅니다. 미용실은 `머리하는곳' `머리가꿈터' `머리하는날' `아름다운머리'로도, 빵집은 `빵굼터' `빵굽는작은마을' `오늘도빵굽네'처럼 자유롭게 이름을 짓습니다.
세계화라고 꼭 알파벳을 써야 하지도 않고 병원이라고 꼭 권위를 내세워야 하지 않음을 작은 가게는 온몸으로 보여준다고 하겠습니다.
최종규/출판인 http://freechal.com/toba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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