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일 개천절, 맑다. 안정된 외곽의 신도시들
개천절이기도 하고 원래도 지금은 목요일부터 주말까지는 특정한 일정이 없기 때문에 집에 있었다. 오전에는 야산을 한 바퀴 돌고, 오후에는 홍관이가 이사할 집을 하나 본다고 해서 잠시 가서 보고 왔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곳에서 좀 가까운 곳이면 좋겠으나, 이 쪽은 이미 좀 비싸져서 엄두를 내기 힘 든다고 하면서, 구파발에서도 경기도 쪽으로 몇 역을 더 나가서 둘러보고 있는데, 어떤 곳은 매우 안정된 신도시가 형성되어 있었다.
저녁 식후에도 잠간 산책을 하였다.
10월 4일 금요일 맑다. 대구은행 서울 지점에
을지로 입구에 있는 대구은행 서울 지점에 가서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는 통장들을 정리하여 보았다. 별로 남아있는 돈도 없다. 연금은 농협 경산지점 통장으로 입금이 되고 있는데, 역시 서울서 이용하기에는 좀 불편한 점이 있다. 그래서 서울에서 이용하기에 편리한 어느 은행을 하나 다시 알아보아야 할 것 같다.
10월 5일 토요일 맑다. 별 일 없이 집에서 하루를 지냈다.
10월 6일 일요일 맑음. 파주 헤이리의 박물관 촌
연대 정외과 교수로 있다가 퇴직하여 지금 파주의 통일전망대 부근에 있는 헤이리의 박물관 촌에 들어가서 “정치, 우표 박물관”을 운영하는 신 교수가 한번 와서 보라고 해서 버스 전철 등을 이용하여 다녀왔다. 부인은 압화 전문가라고 하는데, 그 작품도 더러 전시되어 있다. 3층이나 되는 공간을 지금은 아직 도우미 하나도 체용하지 않고 주인 내외만이 운영을 하고 있다고 하니 참 부지런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조그마한 우표 같은 것을 붙이고 설명을 적어 넣으려면 잔손이 많이 갈 터인데 성격이 치밀하지 않고는 불가능 할 것이다. 각국 정치지도자의 사진과 선거 포스터 같은 것이 많이 수집되어 있다.
그 이웃에 “영어 마을”이라는 게 있어 그런지, 온 마을에 간판과 현수막은 대개 영어로 적어놓고, 한글은 “토”다는 정도로만 보이니, 참 보기에 고약하였다. 마을 이름은 법흥리인데, “헤이리”라는 말은 경기도의 민요에 나오는 말이라고 하는데, 그것도 꼭 영어에서 따온 말 같이 들린다. 주말에 서울 시민들의 나들이 공간으로 만든 것 같은데, 고급 찻집도 많았다. 그 가운데 차도 마시면서 책 구경도 하게 만든 한길사라는 출판사에서 운영하는 책 박물관에 들어가서 차도 마시고 책 구경도 좀 하다가 나왔다. 대개의 출판사들이 불황이라고 하는데, 이 출판사만은 그러한 것과는 상관이 없는 모양이다. 함석헌, 리영희 같은 비판정신이 강한 인사들의 책을 많이 내는 출판사로 보인다.
10월 7일 월요일 맑음. 북한산 강의와 산책
북한산에 가서 강의도 하고 두어 시간 산책도 하였다. 임진란이 끝나기 전 해에, 당시의 병조판서이던 한음 이덕형 대감이 쓴 〈북한산 형세보고서〉와 안동김씨 세도 집안이지만 글도 잘 하였던 문호 농암 김창흡 선생의 〈중흥동〉 시 등을 읽고, 내가 사간 김밥과 정보원 사무실에 있는 라면을 합하여 6명이 점심을 먹고, 남은 사람 한사람과 함께 북한 계곡 서쪽에 있는 덕암사에 들렸다가 거기서 바로 큰 길로 내려가는 길을 통하여 나왔다. 이 길은 처음 가 본 길이다.
첫댓글 헤이리는 가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