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 신부님 강론
함께 한다는 건 중요한 것 같다. 공동의 경험과 기억을 갖는다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좋은 추억을 갖고 살아가는 것이 우리 삶의 행복이다. 무엇이 좋은 추억일까? 절대적인 건 없고 상황적이다. 하나하나 우리가 어떤 모습으로 받아들이느냐에 따라서 달라진다. 좋은 것을 선택하고 그것에 마음을 싣고 기쁨을 간직하면 좋은 추억이 된다. 반대로 어떤 상황이건 상관없이 불편한 마음을 자꾸 가지고 있으면 좋은 것이 사라질 것이다. 그래서 불편한 마음은 내려놓고 좋은 것을 생각하면서 함께 갈 수 있을 때, 함께라는 상황 안에서의 기쁨을 같이 맛보며 살아가는 소중한 것을 갖게 된다.
그러기에 오늘 이 자리에 우리가 함께한다는 것은 그런 의미에서 매우 의미있고 소중한 모습이다. 가족이라는 말이 하느님을 아버지로 믿고 고백하는 우리에게는 정말 필요한 말이다. 우린 가족이기에 못 할 거 없고, 나누지 못할 거 없고, 함께하지 못할 게 없는 상황이 된다. 우리가 가족이라는 마음을 마음속에 간직하면 그때부터는 모든 것에 문제점은 별로 없을 것이다. 더 함께하지 못하는 것이 미안하고, 오히려 죄스럽게 느끼는 마음만 있을 뿐일 것이다. 공동체는 바로 그런 소중함을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것 같다. 그래서 우리가 가족이라고 고백할 수 있을 때 참으로 행복해지는 것 아닐까. 하느님을 아버지로 고백하는 순간 가족이 되고, 하느님의 자녀가 되어 하느님처럼 거룩한 삶의 초대를 받고 있는 우리들이기에 우리는 행복한 존재인 것이다.
함께하고 있기에 우리는 더욱 이 시간 감사를 드린다. 함께하는 이 시간이 무엇보다 소중하고 오늘의 삶이 어쩌면 내 인생에 있어서 소중한 추억거리로 자리매김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함께 미사를 하고, 음식을 나누고, 이야기를 나누며 행복해하는 마음은 하느님께서 주시는 선물이다. 오늘 그 선물을 깊이 받아들이고 선물의 기쁨을 마음껏 누리며 함께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가족이기에 감사하고 힘들지만 기꺼이 받아들이는 사랑의 공동체를 이루는 우리 모습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