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莊子 內篇 6 大宗師(대종사) 6 鑪捶之間(로추지간)
意而子見許由,許由曰:「堯何以資汝?」
意而子曰:「堯謂我:汝必躬服仁義而明言是非。」
許由曰:「而奚來為軹?
夫堯既鯨汝以仁義,而劓汝以是非矣,汝將何以遊夫遙蕩恣睢轉徙之塗乎?」
意而子曰:「雖然,吾願澕於其藩。」
許由曰:「不然。夫盲者無以與乎眉目顏色之好,瞽者無以與乎青黃黼黻之觀。」
意而子曰:「夫無莊之失其美,據梁之失其力,黃帝之亡其知,皆在爐捶之間耳。
庸詎知夫造物者之不息我黥而補我劓,使我乘成以隨先生邪?」
許由曰:「噫!未可知也。我為汝言其大略,吾師乎!吾師乎!
控萬物而不為義,澤及萬世而不為仁,長於上古而不為老,
覆載天地,刻雕眾形而不為巧。此所遊已。」
意而子見許由(의이자견허유) 許由曰(허유왈)
- 의이자가 허유를 만났는데 허유 이르기를,
堯何以資汝(요하이자여)
- 요는 그대에게 무엇을 알려주던가
意而子曰(의이자왈)
- 시의자 말하기를,
堯謂我(요의아) 汝必躬服仁義(여필궁복인의) 而明言是非(이명언시비)
- 요가 저에게 말하기를, '그대는 반드시 인의(仁義)를 몸소 실천하고 옳고 그른 것을 분명하게 말하라'고 했습니다
許由曰(허유왈)
- 허유 이르기를,
而奚來爲軹(이해래위지)
- 그렇다면 그대는 어찌해서 왔는가,
夫堯旣已黥汝以仁義(부요기이경여이인의) 而劓汝以是非矣(이의여이시비의)
- 요가 이미 인의로 그대의 이마에 먹물을 새겼고 시비로 그대의 코를 베어버렸는데
汝將何以遊夫(여장하이유부) 遙蕩恣睢(요탕자휴) 轉徙之塗乎(전사지도호)
- 그대는 장차 어떻게 제멋대로 소요하고 마음대로 행동하면서 변화하는 도의 셰계에서 노닐 수 있겠는가
意而子曰(의이자왈)
- 이의자 말하기를,
雖然(수연) 吾願遊於其藩(오원유어시번)
- 비록 그렇지만 저는 그 울타리 부근에서라도 노닐고 싶습니다
許由曰(허유왈) 不然(불연)
- 허유 이르기를, 그렇지 않은 법이다,
夫盲者(부맹자) 無以與乎眉目顔色之好(무이여호미목안색지호)
- 무릇 눈이 어두운 사람은 눈썹, 눈과 얼굴빛의 아름다움에 관여할 수 없으며
瞽者(고자) 無以與乎靑黃黼黻之觀(무이여호청황보불지관)
-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은 청색, 황색, 黼색과 黻색 무늬의 구경거리에 관여할 수 없는 법이다
意而子曰(의이자왈)
- 의이자 말하기를,
夫无莊之失其美(부무장지실기미) 據梁之失其力(거량지실기력) 皇帝之亡其知(황제지망기지)
- 무릇 무장이 아름다움을 잃고 거량이 힘을 잃고 황제가 지식을 잊었으나
皆在鑪捶之間耳(개재로추지간이)
- 이 모두는 풀무와 망치 사이(자연의 조화)에 달려 있었을 뿐입니다
庸詎知夫造物者之(용거지부조물자지) 不息我黥而補我劓(불식아경이보아의)
- 어찌 조물주가 제 이마에 새겨진 먹물을 지우고 베인 코를 붙여주고
使我乘成以隨先生邪(사아승성수선생야)
- 저를 온전하게 하여 선생님을 따르게 하지 않으리라 확신하실 수 있는지요
許由曰(허유왈)
- 허유 이르기를,
噫(희) 未可知也(미가지야)
-아, 그런 것은 알 수 없을 것이다
我爲汝言其大略(아위여언기대략)
- 내 이제 그대에서 도의 세계에서 노니는 대략을 말해 주겠으니
吾師乎(오사호) 吾師乎(오사호)
- 나의 스승이여, 나의 스승이여
齏萬物而不爲義(제만물이불위의) 澤及萬世而不爲仁(택급만세이불위인)
- 만물을 부수고 만들고 하여도 의롭다 하지 않고 은혜가 만세를 가도 어질다 하지 않고
長於上古而不爲老(장어상고이불위로)
- 아득한 옛날보다 더 오래 되었어도 늙다 하지 않고
覆載天地(복재천지) 刻彫衆形而不爲巧(각조중형이불위교)
- 하늘을 덥고 땅을 실으며 온갖 형태를 다 만들면서 솜씨를 자랑하지 않으니
此所遊已(차소유이)
- 이런 것들이 그대가 노닐 곳이라네
資재물 자 1. 재물(財物) 2. 자본(資本) 3. 바탕 4. 비용(費用) 5. 의뢰(依賴) 6. 도움 7. 돕다 8. 취하다(取--) 9. 주다 10. 쓰다
躬몸 궁 1. 몸, 신체(身體) 2. 자기(自己), 자신(自身) 3. 활(화살을 메워서 쏘는 기구) 4. 과녁의 아래위의 폭 5. 몸소, 스스로, 직접(直接) 6. 몸소 행하다(行--), 스스로 하다 7. (몸에)지니다 8. 굽히다
服옷 복 1. 옷, 의복(衣服) 2. 복(服) 3. 일 4. 한 번에 마시는 약의 분량(分量) 5. 직책(職責), 직업(職業) 6. 일용품(日用品) 7. 전동(箭筒: 화살을 담아 두는 통) 8. 수레를 끄는 말 9. 올빼미(올빼밋과의 새)...
軹굴대 끝 지 1. 굴대 끝 2. 두 갈래 3. 어조사(語助辭)
黥자자할 경 1. 자자하다(刺字--: 얼굴이나 팔뚝의 살을 따고 홈을 내어 먹물로 죄명을 찍어 넣던 벌) 2. 묵형하다(墨刑--) 3. 묵형(墨刑: 죄인의 이마나 팔뚝 따위에 먹줄로 죄명을 써 넣던 형벌) 4. 형벌(刑罰)의
劓코 벨 의 1. 코를 베다 2. 베다 3. 자르다 4. 코를 베는 형벌(刑罰)
遙멀 요 1. 멀다 2. 아득하다 3. 거닐다 4. 떠돌다, 소요하다(逍遙--) 5. 흔들거리다 6. 멀리 7. 흔들거리는 모양
蕩방탕할 탕 1. 방탕하다(放蕩--) 2. 방종하다(放縱--) 3. 흔들다 4. 움직이다 5. 방자하다(放恣--) 6. 광대하다(廣大--), 넓고 크다 7. 헌걸차다(매우 풍채가 좋고 의기가 당당한 듯하다) 8. 용서하다(容恕--)
恣마음대로 자,방자할 자 1. 마음대로 2. 제멋대로 3. 방자하다(放恣--) 4. 방종하다(放縱--) 5. 내키는 대로 하다 6. 맡기다
睢물 이름 수,부릅떠 볼 휴 1. 물의 이름 2. 성(姓)의 하나 a. (눈을)부릅떠 보다 (휴) b. 사나운 눈으로 보다 (휴) c. 우러러보다 (휴) d. 헐뜯다 (휴) e. 비방하다(誹謗--) (휴)
轉구를 전 1. 구르다 2. 회전하다(回轉ㆍ廻轉--) 3. 선회하다(旋回--) 4. 맴돌다 5. 옮기다 6. 바꾸다 7. 부리다 8. 조종하다(操縱--) 9. 깨닫다 10. 알다 11. 터득하다 12. 넘어지다 13. 다루다 14. 나부끼다
徙옮길 사,고을 이름 사 1. 옮기다, 이사하다(移徙--) 2. 교화되다(敎化--) 3. (자리를)옮기다 4. 넘기다, (한도를)넘어서다 5. 거닐다, 배회하다(徘徊--) 6. 귀양 보내다, 물리쳐 내쫓다 7. 잡다, 취하다(取--), 빼앗다
塗칠할 도,길 도 1. 칠하다 2. 칠하여 없애다 3. 지우다 4. 더럽히다 5. 매흙질하다(벽 거죽에 매흙을 바르다) 6. 두텁고 많다 7. 길 8. 도로(道路) 9. 진흙 10. 진흙탕 11. 진창(땅이 질어서 질퍽질퍽하게 된 곳)
願원할 원 1. 원하다(願--) 2. 바라다 3. 빌다, 기원하다(祈願--) 4. 성실하다(誠實--) 5. 공손하다(恭遜--) 6. 정중하다(鄭重--) 7. 사모하다(思慕--) 8. 부러워하다 9. 삼가다(몸가짐이나 언행을 조심하다
藩울타리 번 1. 울타리 2. 경계(境界) 3. 지경(地境: 땅의 가장자리, 경계) 4. 영역(領域) 5. 번진(藩鎭) 6. 속국(屬國) 7. 수레의 휘장(揮帳: 피륙을 여러 폭으로 이어서 빙 둘러치는 장막) 8. (울로)에워싸다
眉눈썹 미 1. 눈썹 2. 노인(老人), 눈썹 긴 사람 3. 언저리 4. 가장자리 5. 둘레 6. 미녀(美女) 7. 알랑거리다 8. 교태(嬌態)를 부리다
目눈 목 1. 눈(감각 기관) 2. 눈빛, 시력(視力) 3. 견해(見解), 안목(眼目) 4. 요점(要點) 5. 옹이, 그루터기(풀이나 나무 따위의 아랫동아리) 6. 제목(題目), 표제(標題ㆍ表題) 7. 목록(目錄) 8. 조목(條目),...
顔낯 안 1. 낯, 안면(顔面) 2. 얼굴 3. 이마(앞머리) 4. 표정(表情) 5. 체면(體面) 6. 명예(名譽) 7. 면목(面目), 염치(廉恥) 8. 색채(色彩), 빛깔 9. 산(山)이 높은 모양 10. 나타나다, 드러나다 11. 앞장서다
瞽소경 고 1. 소경(눈동자가 없는 장님) 2. 악인(樂人) 3. 시력을 잃다 4. (마음이)어둡다 5. 어리석다 6. 남의 기색(氣色)을 잘 살피지 못하다
黼수 보 1. 수(繡: 헝겊에 색실로 그림이나 글자 따위를 바늘로 떠서 놓는 일) 2. 여러 가지 색으로 아름답게 수놓은 옷 3. 고대(古代) 천자(天子)의 예복(禮服)
黻수 불 1. 수(繡: 고대의 예복에 놓는 수) 2. 두 개의 궁자가 서로 등대고 있는 모양의 수 3. 폐슬(무릎 앞을 가리는 헝겊) 5. 슬갑(膝甲: 바지에 껴 입는, 무릎까지 닿는 가죽옷) 6. 성(姓)의 하나 7. 수놓다(繡--)
據근거 거 1. 근거(根據) 2. 근원(根源) 3. 증거(證據) 4. 의지(依支)할 데 5. 기댈 곳 6. 의지하다(依支--) 7. 의탁하다(依託ㆍ依托--) 8. 믿고 의지하다(依支--) 9. 의거하다(依據--) 10. (증거로)삼다
梁들보 량,들보 양 1. 들보(칸과 칸 사이의 두 기둥을 건너질러는 나무), 대들보(大--: 기둥과 기둥 사이에 건너지른 큰 들보) 2. 나무다리(나무로 놓은 다리) 3. 교량(橋梁), 징검다리 4. 제방(堤防), 둑 5. 관골(顴骨:...
鑪화로 로,화로 노 1. 화로(火爐: 숯불을 담아 놓는 그릇) 2. 향로(香爐: 향을 피우는 자그마한 화로) 3. 불을 피우게 하는 기구(器具) 4. 풀무(불을 피울 때에 바람을 일으키는 기구) 5. 목로(木壚: 술잔을 놓기 위해 널빤지로
捶때릴 추,불릴 타 1. 때리다 2. 매질하다 3. 종아리 치다 4. 채찍질하다 5. 찧다, 빻다 6. 종아리채(종아리를 때리는 데 쓰는 회초리) 7. 채찍 8. 매(사람이나 동물을 때리는 막대기, 방망이 따위) 9. 몽둥이 10. 도가니(쇠붙이를
噫한숨 쉴 희,트림할 애,탄식할 억1. 한숨을 쉬다 2. 탄식하다(歎息ㆍ嘆息--) 3. 느끼다 4. 아아! a. 트림하다 (애) b. 하품 (애) c. 탄식하다(歎息ㆍ嘆息--) (억) d. 아아! (억)
略간략할 략,간략할 약,다스릴 략,다스릴 약 1. 간략하다(簡略--) 2. 생략하다 3. 다스리다 4. 경영하다(經營--) 5. 노략질하다(擄掠---) 6. 약탈하다(掠奪--) 7. 날카롭다 8. 돌다 9. 범하다(犯--) 10. 지경(地境: 땅의 가장자리, 경계) 11. 대강(大綱
澤못 택,풀 석,전국술 역,별 이름 탁 1. 못(넓고 오목하게 팬 땅에 물이 괴어 있는 곳) 2. 늪(땅바닥이 우묵하게 뭉떵 빠지고 늘 물이 괴어 있는 곳) 3. 윤, 윤택(潤澤) 4. 은혜(恩惠) 5. 덕택(德澤), 덕분(德分) 6. 은덕 7. 자취(어떤 것이
刻새길 각 1. 새기다 2. 벗기다, 깎다 3. 깎아내다 4. 조각하다(彫刻ㆍ雕刻--) 5. 시일(時日)을 정하다(定--) 6. 다하다, 있는 힘을 다 들이다 7. 각박하다(刻薄--) 8. 모질다, 몰인정하다(沒人情--) 9. 꾸짖다
彫새길 조 1. 새기다, 칼 따위로 파다 2. 꾸미다, 수식하다 3. 아로새기다, 금은 보석(寶石) 따위를 박다 4. 쪼다, 쪼아먹다 5. 다스리다 6. 시들다 7. 줄의 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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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깨우쳐 노력하면 바른 길로 갈 수 있다.
意而子見許由(의이자견허유),許由曰(허유왈): 「堯何以資汝(요하이자여)?」 意而子曰(의이자왈): 「堯謂我(요위아):『汝必躬服仁義(여필궁복인의),而明言是非(이명언시비)。』」 許由曰(허유왈): 「而奚為來軹(이해위래지)? 夫堯既已黥汝以仁義(부요기이경여이인의), 而劓汝以是非矣(이의여이시비의), 汝將何以遊夫遙蕩(여장하이유부요탕)、恣睢(자휴)、轉徙之途乎(전사지도호)?」 |
의이자(意而子)가 허유(許由)를 만났는데 허유가 말했다.
“요(堯)는 무엇을 그대에게 가르쳐 주던가?”
의이자가 말했다.
“요(堯)는 저에게 말하기를, ‘그대는 반드시 몸소 인의(仁義)를 실천하고 옳고 그른 것을 분명하게 말하라’고 했습니다.”
허유가 말했다.
“그대는 무엇 때문에 나에게 왔는가?
요(堯)라는 사람은 이미 인의(仁義)를 가지고 그대의 이마에 먹물을 새겨 넣었고,
옳고 그름을 가지고 그대의 코를 베어버렸으니,
그대가 장차 어떻게 제멋대로 소요하면서, 마음 내키는 대로 행동하고, 자유자재로 변화하는 도의 세계에 노닐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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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意而子(의이자) : 인명. 가공의 인물. 어떤 사람을 빗댄 것인지 분명치 않다. 李頤는 현사(賢士)라 했고, 成玄英은 ‘의이(意而)는 옛날 현인[古之賢人]’이라고 풀이했다.
○ 許由(허유) : 인명. 전국시대에 그 이름이 나타나기 시작한 중국 고대의 은자(隱者). 가공(架空)의 인물로, 여기서는 요(堯)와 동시대의 사람으로 등장하고 있으니 중국 최고(最古)의 은자(隱者)라고 할 수 있다. 〈天地(천지)〉편에는 또 허유(許由)를 요(堯)의 스승이라고 하는 기술(記述)이 보이고 있다[堯之師曰許由 許由之師曰齧缺 齧缺之師曰王倪 王倪之師曰被衣]. 허유(許由)가 요(堯)의 선양을 거절하면서 귀를 더럽혔다 하여 귀를 씻은 세이(洗耳)전설이 후대 중국인의 정신사(精神史)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 何以資汝(가이자여) : 그대에게 가르쳐 주던가. 자(資)는 보태 주다는 뜻으로 여기서는 가르쳐 주다의 뜻.
○ 而奚爲來軹(이해위래지) : 그대는 무엇 때문에 왔는가. 而는 2인칭. 軹(지)는 의문형 종결사. 只, 止 등과 통한다. 崔譔, 成玄英은 語助辭라고 했고 李頤는 是로 보았다.
○ 黥汝以仁義(경여이인의) 而劓汝以是非(이의여이시비) : 인의로 그대의 이마에 먹물을 새기고, 옳고 그름으로 그대의 코를 베어버림. 인의와 시비라는 인위적인 편견으로 인해 자득(自得)의 경지(道의 세계)에 노닐 수 없게 되었다는 뜻. 李頤는 “도덕을 훼손하여 인의를 만들었으니 먹을 새기는 것과 비슷하지 않은가. 玄同을 깨뜨려 시비를 만들었으니 코를 베어내는 것과 비슷하지 않은가[毁道德以爲仁義 不似黥乎 破玄同以爲是非 不似劓乎].”라고 풀이했다.
黥(경)은 이마에 글씨를 새기는 자자형(刺字刑)으로 묵형(墨刑)이라고도 한다. 劓(의)는 코를 베어내는 형벌. 모두 오형(五刑)의 한 가지.
○ 遙蕩恣睢轉徙之塗(요탕자휴전사지도) : 제멋대로 소요하면서 마음 내키는 대로 행동하고 자유자재로 변화하는 도의 세계. 遙는 소요함. 蕩(탕)은 放으로 제멋대로의 뜻. 王叔之는 遙蕩을 “제멋대로 소요한다[縱散].”는 뜻으로 풀이했고, 郭象은 “방탕하게 소요한다[逍遙放蕩].”는 뜻으로 풀이했다.
恣睢(자휴)는 마음 내키는 대로 행동한다는 뜻. 王叔之와 李頤 모두 ‘스스로 만족하는 모양[自得貌]’으로 풀이했다.
轉徙(전사)는 끊임없이 변화한다는 뜻. 遙蕩, 恣睢, 轉徙는 모두 도의 자유로운 측면을 표현한 말이다.
意而子曰(이의자왈): 「雖然(수연),吾願遊於其藩(오원유어기번)。」 許由曰(허유왈): 「不然(불연)。夫盲者無以與乎眉目顏色之好(부맹자무이여호미목안색지호), 瞽者無以與乎青黃黼黻之觀(고자무이여호청황보불지관)。」 意而子曰(의이자왈): 「夫無莊之失其美(부무장지실기미),據梁之失其力(거량지실기력), 黃帝之亡其知(황제지망기미),皆在鑪捶之間耳(개재로추지간이)。 庸詎知夫造物者之不息我黥而補我劓(용거지부조물자지불식아경이보아의), 使我乘成以隨先生邪(사아승성이수선생야)?」 |
의이자(意而子)가 말했다.
“비록 그렇지만 저는 그 울타리 언저리에서라도 노닐고자 합니다.”
허유(許由)가 말했다.
“그렇지 않다. 눈이 어두운 사람은 눈썹과 눈과 얼굴빛의 아름다움에 관여할 수 없으며,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은 청색과 황색 그리고 흰색과 검은색의 무늬로 이루어진 아름다운 구경거리에 관여할 수 없다.”
의이자(意而子)가 말했다.
“무장(無莊)이 아름다움을 잃어버린 것과, 거량(據梁)이 힘을 잃어버린 것과,
황제(黃帝)가 지식을 잊어버린 것은 모두 조물자의 조화에 달려 있었을 뿐입니다.
어찌 조물자가 저에게 새겨진 먹물을 지우고 베인 코를 다시 붙여서
저로 하여금 온전한 몸을 갖추어서 선생을 따르게 하지 않으리라고 확신할 수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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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願遊於其藩(원유어시번) : 그 울타리 언저리에서라도 노닐고자 함. 자신의 결함 때문에 도의 세계 안으로 들어가지는 못할지라도 적어도 그 근처에서 노닐고 싶다는 뜻. 藩(번)은 울타리. 곧 근처를 뜻한다. 司馬彪와 向秀는 기슭[崖]으로 풀이했다.
○ 盲者無以與乎眉目顔色之好(맹자무이여호미목안색지호) : 눈이 어두운 사람은 눈썹과 눈과 얼굴빛의 아름다움에 관여할 수 없음. 郭象은 “맹자(盲者)는 눈동자가 있지만 사물을 보지 못하는 사람이고, 고자(瞽者)는 북의 가죽처럼 눈동자가 없는 사람이다[眹縫].”라고 풀이하여 盲者와 瞽者를 구분하였는데, 여기서는 陸德明이 眇로 된 판본도 있다고 한 언급을 따라, 盲者는 眇者(묘자)로 보고 눈이 어두운 사람으로, 瞽者는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으로 구분하여 번역하였다. 與는 관여하다, 참여하다의 뜻.
○ 瞽者無以與乎靑黃黼黻之觀(고자무이여호청황보불지관) :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은 청색과 황색 그리고 흰색과 검은색의 무늬로 이루어진 아름다운 구경거리에 관여할 수 없음. 보불(黼黻)은 보불문장(黼黻文章)의 黼黻로 《周禮(주례)》 〈冬官 考工記〉에 “청색과 적색이 섞인 것이 文이고, 적색과 흰색이 섞인 것이 章이고, 흰색과 검은 색이 섞인 것이 黼이고, 검은색과 청색이 섞인 것이 黻이다[靑與赤謂之文 赤與白謂之章 白與黑謂之黼 黑與靑謂之黻].”라고 했다. 이 구절은 〈逍遙遊〉편의 ‘瞽者無以與乎文章之觀 聾者無以與乎鐘鼓之聲’과 유사한 내용이다.
○ 無莊(무장) : 인명. 가공의 인물. 成玄英은 “옛날의 미인으로 도를 들었기 때문에 다시 장식하지 않아서 스스로 자신의 미색을 잊어버렸다[古之美人 爲聞道故 不復莊飾 而自忘其美色也].”고 풀이했다. 李頤는 “無莊은 장식하지 않음[無莊飾]을 뜻한다.”고 풀이했다.
○ 據梁(거량) : 인명. 가공의 인물. 成玄英은 “옛날의 힘센 사람으로 도를 듣고 나서 유약함을 지켰기 때문에 힘을 부리지 않았다[古之多力人 爲聞道守雌 故不勇其力也].”고 풀이했다. 李頤는 강량(强梁)의 뜻으로 풀이했다.
○ 黃帝(황제) : 인명. 전설상의 제왕으로 삼황(三皇)의 一人.
○ 鑪捶之間(노추지간) : 풀무와 망치 사이. 곧 천지의 조화를 비유한 표현이다. 鑪(노)는 풀무, 捶(추)는 망치. 錘로 된 판본도 있다(陸德明). 崔譔은 鑪를 瓮, 捶를 甀로 보고 盧甀之間은 좁은 곳[小處]을 뜻한다고 풀이했는데 참고할 만하다.
○ 息我黥而補我劓(식아경이보아의) : 나에게 새겨진 먹물을 지우고 나의 베인 코를 다시 붙임. 息은 지워 없앤다의 뜻.
○ 乘成以隨先生(승성이수선생) : 온전한 몸을 갖추어 선생을 따름. 乘成(승성)은 ‘온전한 신체로 실어 준다[載].’는 뜻으로 제1장의 ‘載我以形’과 유사한 표현이다. 乘成에 대해서는 이설이 분분하지만 여기서는 郭慶藩이 乘을 載로 成을 備로 풀이한 견해가 타당하다.
許由曰(허유왈):「噫(희)!未可知也(미가지야)。我為汝言其大略(아위여언기대략)。 吾師乎(오사호)!吾師乎(오사호)! 齏萬物而不為義(제만물이불위의), 澤及萬世而不為仁(택급만세이불위인), 長於上古而不為老(장어상고이불위로), 覆載天地(복재천지)、刻彫衆形而不為巧(각조중형이불위교)。 此所遊已(차소유이)。」 |
허유가 말했다.
“아! 그건 알 수 없구나. 그렇다면 내 그대를 위해서 道의 세계에 노니는 대략을 말해 주겠다.
나의 스승이여! 나의 스승이여!
만물을 자잘하게 부수어 만들어 내고서도 의로운 체하지 아니하며,
은택(恩澤)이 만세(萬世)에 미쳐도 어질고 후덕한 체하지 아니하며,
아주 오랜 옛날보다도 더 오래되었으면서도 늙은 체하지 아니하며,
하늘을 덮고 땅을 싣고 있으며 온갖 형태를 다 조각하고서도 기술이 뛰어난 체하지 아니한다.
이것이 자네가 노닐 道의 세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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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齏萬物而不爲義(제만물이불위의) : 만물을 자잘하게 부수고서도 義로 여기지 않음. 齏(제)는 자잘하게 부순다는 뜻으로 자잘하게 부수어서 만물을 만들어낸다는 의미. 司馬彪와 成玄英 모두 碎(부술 ‘쇄’로 풀이했다.
본 자료의 번역은 전통문화연구회의 동양고전종합DB(http://db.juntong.or.kr)에서
인용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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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출처> 中國哲學書電子化計劃
道家 -> 莊子 -> 內篇 -> 大宗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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意而子見許由,許由曰:「堯何以資汝?」意而子曰:「堯謂我:『汝必躬服仁義,而明言是非。』」許由曰:「而奚為來軹?夫堯既已黥汝以仁義,而劓汝以是非矣,汝將何以遊夫遙蕩、恣睢、轉徙之途乎?」意而子曰:「雖然,吾願遊於其藩。」許由曰:「不然。夫盲者無以與乎眉目顏色之好,瞽者無以與乎青黃黼黻之觀。」意而子曰:「夫無莊之失其美,據梁之失其力,黃帝之亡其知,皆在鑪捶之間耳。庸詎知夫造物者之不息我黥而補我劓,使我乘成以隨先生邪?」許由曰:「噫!未可知也。我為汝言其大略。吾師乎!吾師乎!齏萬物而不為義,澤及萬世而不為仁,長於上古而不為老,覆載天地、刻彫眾形而不為巧。此所遊已。」
의이자(意而子)가 허유(許由)를 만났는데 허유가 말했다.
“요(堯)는 무엇을 그대에게 가르쳐 주던가?”
의이자가 말했다.
“요(堯)는 저에게 말하기를, ‘그대는 반드시 몸소 인의(仁義)를 실천하고 옳고 그른 것을 분명하게 말하라’고 했습니다.”
허유가 말했다.
“그대는 무엇 때문에 나에게 왔는가? 요(堯)라는 사람은 이미 인의(仁義)를 가지고 그대의 이마에 먹물을 새겨 넣었고, 옳고 그름을 가지고 그대의 코를 베어버렸으니, 그대가 장차 어떻게 제멋대로 소요하면서, 마음 내키는 대로 행동하고, 자유자재로 변화하는 도의 세계에 노닐 수 있겠는가?”
의이자(意而子)가 말했다.
“비록 그렇지만 저는 그 울타리 언저리에서라도 노닐고자 합니다.”
허유(許由)가 말했다.
“그렇지 않다. 눈이 어두운 사람은 눈썹과 눈과 얼굴빛의 아름다움에 관여할 수 없으며,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은 청색과 황색 그리고 흰색과 검은색의 무늬로 이루어진 아름다운 구경거리에 관여할 수 없다.”
의이자(意而子)가 말했다.
“무장(無莊)이 아름다움을 잃어버린 것과, 거량(據梁)이 힘을 잃어버린 것과, 황제(黃帝)가 지식을 잊어버린 것은 모두 조물자의 조화에 달려 있었을 뿐입니다. 어찌 조물자가 저에게 새겨진 먹물을 지우고 베인 코를 다시 붙여서 저로 하여금 온전한 몸을 갖추어서 선생을 따르게 하지 않으리라고 확신할 수 있겠습니까?”
허유가 말했다.
“아! 그건 알 수 없구나. 그렇다면 내 그대를 위해서 道의 세계에 노니는 대략을 말해 주겠다.나의 스승이여! 나의 스승이여! 만물을 자잘하게 부수어 만들어 내고서도 의로운 체하지 아니하며, 은택(恩澤)이 만세(萬世)에 미쳐도 어질고 후덕한 체하지 아니하며, 아주 오랜 옛날보다도 더 오래되었으면서도 늙은 체하지 아니하며, 하늘을 덮고 땅을 싣고 있으며 온갖 형태를 다 조각하고서도 기술이 뛰어난 체하지 아니한다. 이것이 자네가 노닐 道의 세계이다.”
[출처] 16[장자(내편)] 第6篇 大宗師(대종사) : 16.깨우쳐 노력하면 바른 길로 갈 수 있다.(16/18)작성자 swings81
사람들이 가장 하고 싶은 것이 자랑이고, 가장 하기 싫은 것이 남의 자랑 들어주는 것이라는 사실은 아시죠? 그래서 손주 얘기를 하려면 3만 원을 내고 해야 한답니다. 사실 손주 얘기가 결국 손주 자랑이기 때문입니다.
멋진 스포츠카를 몰고 아무도 봐줄 사람이 없는 무인도를 돌아다니는 모습을 상상해보십시오. 자랑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한 스트레스는 삶의 의욕을 앗아갑니다.
여기 저기 단체 카톡방에서 다툼이 많이 일어납니다. 주로 과도한 자기 자랑이 빌미를 제공하더군요. 다툼의 결과는 탈퇴로 이어지고 결국 카톡방이 무너집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블로그는 장점이 참 많습니다. 인터넷에 쓰는 일기를 블로그(blog = web + log)라고 하니 자랑질을 좀 해도 뭐라고 할 수가 없지요. 카톡과 달리 블로그는 안 보면 그만이니 남의 일기를 보고 왈가왈부 할 것이 아니니까요.
장자는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본능인 자랑을 금하는 것을 도의 세계로 꼽고 있습니다. 스스로 의롭다 하지 않고, 은혜를 베풀어도 자신을 어질다 하지 않고, 나이를 먹었어도 어른 티를 내지 않고, 온갖 모양을 만들 줄 알아도 솜씨 있다고 자랑하지 않는 것이 기본적인 도의 태도라고 했습니다.
<본문 읽기>
의이자가 허유를 만났을 때 허유가 물었다.
“요임금은 그대에게 무엇을 가르쳐 주던가?”
의이자가 대답하였다.
“요임금 제게 말하기를 반드시 인의의 덕을 따르고,
옳고 그름을 분명히 가리라고 했습니다.”
허유가 말했다.
“그렇다면 그대는 무엇 때문에 나를 찾아 왔는가?
요임금은 이미 그대에게 인의(仁義)로써 이마에 먹물을 새겼고,
옳고 그름으로써 코를 베는 형벌을 내린 것과 같으니
그대가 어찌 분방하고 변화무쌍한 도의 세계에서 노닐 수 있겠는가?”
의이자가 대답했다.
“저는 도의 울타리 근처에서라도 지내고 싶습니다.”
허유가 말했다.
“그럴 수가 없다.”
눈이 어두운 사람은 아름다운 눈썹과 눈과 얼굴빛을 볼 수 없고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은
청색, 황색, 흰색, 검은색의 무늬를 볼 수 없다.
의이자가 말했다.
“무릇 무장(無莊)이 그 미모를 잃고,
거량(據梁)이 그 괴력을 잃으며,
황제(黃帝)가 그 슬기를 잃게 됨은,
모두 조물주의 조화 때문입니다.
그러니 조물주가 저 이마의 먹물을 지워 주고
없어진 코를 다시 붙여 저를 온전한 모양으로 되돌려서,
선생의 가르침을 따르게 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허유가 말했다.
“그럴 수도 있겠구나.
내 그대에게 도의 대략을 말해 주리라.
나의 스승이여, 나의 스승이여
만물을 부수고 만들고 하여도 스스로 의롭다 하지 않고,
영원히 은혜를 베풀어도 어질다 하지 않고,
아득한 옛날부터 있었건만 어른 행세를 하지 않고,
하늘과 땅을 덮어
온갖 모양을 만들면서도 솜씨 있다고 자랑하지 않는다.
이것이 자네가 이룰 도의 세계라네.”
[출처] 장자 대종사(大宗師) 16 - 자랑하지 않음이 도의 세계다작성자 사봉 조진형
♣ 장자(내편) 대종사 14 - 깨우쳐 노력하면 바른길로 갈 수 있다
의이자가 허유를 만나니 허유가 말했다.
“요임금이 당신에게 무엇을 가르쳐 주었습니까?”
의이자가 말했다.
“요임금이 나에게 말씀하시기를「그대는 반드시 어짊과 의로움을 몸소 닦고, 옳고 그름을 밝게 말해야 한다」라고 하셨습니다.”
허유가 말했다.
“당신은 무엇 때문에 왔습니까? 요임금이 이미 당신에게 어짊과 의로움이란 먹물을 몸에 새기는 형벌을 주었고, 옳고 그름이라는 코 베는 형벌을 내린 셈입니다. 그런데도 당신은 어찌 거리낌 없이 자유로우며 변화 많은 도에 노닐려 하십니까?”
의이자가 말했다.
“그렇지만 저는 그런 경지 안에 노닐고 싶습니다.”
허유가 말했다.
“그렇지 않습니다. 장님에게는 이목과 얼굴의 아름다움이 상관없고, 또한 여러 가지 채색과 무늬의 고움이 상관없는 것입니다.”
의이자가 말했다.
“무장이 그의 아름다움을 잊고, 거양이 그의 힘을 잊고, 황제가 그의 앎을 잊었던 것은 모두가 노력을 해서 그렇게 된 것입니다. 조물주께서 먹물을 몸에 새긴 형벌을 지워주시고, 코 베인 형벌을 보완해 주시어 제가 완전한 몸으로 선생님을 따르게 할지 누가 알겠습니까?”
허유가 말했다.
“알 수 없는 일입니다. 나의 스승께서는 만물을 이룩해 주면서도 의로움이라 여기지 않으셨고, 만세에 은혜의 혜택이 미치게 하면서도 어짊이라 여기지 않으셨으며, 태고 적부터 살았으면서도 늙었다 여기지 않으셨고, 하늘과 땅을 위 아래로 만들고 여러 가지 형체들을 조각하였으면서도 교묘하다 여기지 않으셨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노닐 경지입니다.”
[출처] 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