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경험과상상이 오는 7월 24일부터 8월 29일까지 서울 영등포구 창작플랫폼 경험과상상에서 '중남미 걸작 희곡전'을 개최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아르헨티나와 칠레, 멕시코를 대표하는 현대 희곡 3편을 6주 동안 연속 공연하는 국내 최초의 대규모 중남미 희곡 프로젝트다. 국내 공연계에서 상대적으로 접하기 어려웠던 중남미 현대연극을 집중 조명하며 새로운 공연 문화의 지평을 넓힐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희곡전에서는 아르헨티나의 '광기의 빵', 칠레의 '개들이 짖게 내버려 둬라', 멕시코의 '시늉하는 자'가 차례로 무대에 오른다. 세 작품 모두 한국에서는 처음 제작되는 공연으로, 중남미 현대연극사를 대표하는 기념비적인 작품들이다.
이번 희곡전은 시대와 국가는 서로 다르지만 모두 '정의'라는 공통된 질문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세 작품은 각각 '책임-존엄-진실'이라는 주제를 통해 개인과 사회, 권력과 양심, 진실과 위선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관객들에게 제시한다.
첫 번째 작품 '광기의 빵'은 아르헨티나 극작가 카를로스 고로스티사의 작품으로, 상한 재료로 만든 빵을 판매하면서도 침묵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개인과 사회가 지녀야 할 책임을 묻는다. 집단적 침묵과 공모가 사회적 비극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사실주의적 시선으로 담아냈다.
두 번째 작품 '개들이 짖게 내버려 둬라'는 칠레 극작가 세르지오 보다노비치의 대표작이다. 부패한 권력 앞에서 양심과 가족 사이에서 갈등하는 공무원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존엄과 정의를 향한 선택을 그려낸다.
마지막 작품 '시늉하는 자'는 멕시코의 대표 극작가 돌포 우시글리의 정치극으로, 혁명 영웅을 사칭하게 된 한 교수의 이야기를 통해 진실과 위선, 정의의 의미를 날카롭게 조명한다. 이 작품은 초연 당시 멕시코 정부가 공연을 금지할 정도로 큰 사회적 반향을 일으킨 작품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극단 경험과상상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미국과 유럽 중심으로 소개돼 온 국내 공연계의 흐름을 넘어 한국과 역사적·사회적 경험을 공유하는 중남미 연극을 본격적으로 소개한다는 계획이다. 급격한 산업화와 권위주의 체제, 민주주의를 향한 시민들의 투쟁 등 한국과 중남미가 공유하는 역사적 경험은 오늘날 한국 관객들에게도 깊은 공감과 울림을 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희곡전의 번역과 감수는 중남미 문학 전문가인 최권준 교수가 맡아 원작의 정체성을 살리면서도 국내 관객들이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완성도를 높였다.
1984년 창단한 극단 경험과상상은 '사회적 거울로서의 연극', '세계적 시야의 연극', '보다 연극적인 연극'을 예술적 원칙으로 삼아 다양한 작품을 선보여 왔다. 이번 희곡전은 이러한 창작 철학을 집약한 대표 프로젝트다.
특히 이번 공연은 정부 보조금이나 기업 후원 없이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후원 플랫폼 '소셜 펀치'를 통해 제작되는 독립 프로젝트라는 점에서도 의미를 더한다. 공연 제작 과정을 시민 참여형 문화운동으로 확장하며 새로운 공연 제작 모델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광기의 빵'은 7월 24일부터 8월 1일까지 평일 오후 7시 30분과 토요일 오후 4시에 공연하며, 일요일은 공연 없이 월요일 공연을 진행한다. '개들이 짖게 내버려 둬라'는 8월 4일부터 12일까지 평일 오후 7시 30분, 토요일 오후 3시와 7시, 일요일 오후 4시에 공연한다. 마지막 작품 '시늉하는 자'는 8월 21일부터 29일까지 평일 오후 7시 30분과 토요일 오후 4시에 공연하며, 일요일 공연 없이 월요일 공연을 이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