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성북동 지나 한양도성
오늘 아침 동네 은행나무 가로수들이
일제히 이파리를 떨어뜨려
인도에 은행잎이 수북이 쌓였다
은행나무 동지회의 동맹파업인가?
날씨에 대한 항의인지 후암동 뿐만
아니라 성북동도 마찬가지로
일부로 흔들어 떨어뜨린 것 같았다
정각 열 시에 출발하였다
주호 정선 광수 영호 동윤 5명.
최순우 옛집을 둘러본 후
길상사 얘기가 나오자 정선이는
아직 길상사를 가보지 못했다기에
길상사를 일정에 넣고
선잠 단지를 끼고 즉시 올랐다.
길상사는 스토리가 참 많다.
백석과 김영한의 사랑,
김영한과 법정 스님과의 인연,
요정 대원각이 길상사로 변한 사연
백석의 시와 여류 명사들의 관심 등등
길상사를 나와 건너편 골목을 돌아
성북로로 다시 내려오면 천주교
순교복자성직수도회가 나온다.
길 건너 덕수교회에 새우젓 장사로
부자가 된 이종석 별장이 있음을
알지만 오늘은 생략하였다.
수연산방에 들렀다.
상허 이태준의 집인데
지금은 카페로 활용 중이다.
아직 영업 시작 전이라 대충 둘러보며
문예지 '문장'을 발행한 구인회,
창간호에 청록파 시인들의 등단이
정지용의 추천으로 이루어졌음은 안다.
이태준도 정지용도 북으로 갔다.
승설암터인 국화 식당을 통과하며
공군의 아버지 최용덕 장군의 집이며
서예가 손재형의 일화도 있지만
서둘러 심우장으로 향하였다.
심우장 가는 길에 영화감독 봉준호의
외할아버지 박태원에 집터에
쉬었다가 다시 걸었다.
박태원이 인세 대신 받은 집이다.
심우장 한용운의 집은 성북동 이야기만
나오면 등장하는 유명한 곳이라
길게 설명이 필요가 없다.
서재의 현판인 '심우장'은
위창 오세창의 글씨다.
다시 골목 따라 오르면
성북동 비둘기 쉼터가 나오고
김광섭 시인의 글인
'성북동 비둘기'가 적혀 있다.
잠시 머물다 북정마을 거쳐
도성으로 입성하였다.
말바위 쉼터, 숙정문, 촛대바위 쉼터,
만세동방 약수터, 대통문으로 나아갔다
촛대바위 쉼터에서 정선이가 챙겨온
따끈한 수프와 주호의 떡, 광수의 과일로 에너지를 보충하였다.
대통문에서 우릴 기다려 주는
박찬홍과 반가운 악수,
함께 청와대 전망대 일대를 둘러보고
백악정에서 작별하였다
칠궁 뒷길에서 궁정동 무궁화 동산,
해공 신익희 골목을 지나
추어탕 집 용금옥에 도착.
막걸리 곁들인 식사를 마치고 나와
커피 한 잔하려는데
커피점마다 만석이다
이를 바엔 통의동 백송을 보고 가려고
이동하여 백송을 둘러보다
옆의 커피점에 들렀는데
운 좋게 5인석이 비어 있어서
오후의 따스한 햇살 받으며
주호가 사 준 커피 맛있게 마셨다.
그리고 전철역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