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싱그러운 여름,
이어야 할 7월 말.
사실 장마로 인해 푸른 하늘을 못본지 참 오랜된 것 같은 기분이에요.
그런 와중에도 하늘은 가끔씩 푸른 얼굴을 내밀고
지금 여름입니다~ 라며 맑은 하늘을 보여주곤 하는데요,
이런 날에는 시골길을 걸으며 청량감을 느끼는게 최고죠.

건물과 청사만 있다고 생각하는 세종시에는
사실 발전되지 않은 지역들이 더 많이 존재하고 있어요.
개발되지 않은 지역이 많이 있고
유럽에나 있는 구릉들도 많아서 여름의 청량감을 느끼기에는 충분한 지역,
오늘은 세종시 부강면으로 떠나보겠습니다.

부강면은 세종시 출범과 함께 2012년 7월 청원군에서 편입된 곳이에요.
세종시의 남동쪽에 위치하고 있는데 31개리에 인구는 약 6천 7백 여명으로
남청주 IC에서 세종시로 들어오는 관문으로
경부선, 경부고속도로, 경부고속철도 등이 지나고
부강역과 부강공단, 복합물류터미널 등 교통과 물류의 중심지기도 합니다.

사진에서 보이다시피 철도와 고속도로가 함께 맞물려 지나가는 독특한 모습을 볼 수 있어요.

특히 부강에는 산성이 많은 곳으로 유명한데요,
테뫼산성, 복두산성, 노고봉산성, 성산성, 황설골 보루 등 참 많은 산성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부강면은 과거부터 구릉이 많아서 적들이 오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어
전투전략의 요지로서의 큰 역할을 한 곳이기도 해요.

남성골 산성은 원래 충북 기념물 제130호로 지정되었다가 세종시가 출범하며 편입되었어요.
남성골 마을 뒷산 능선을 따라 축조된 이 산성은 해발 150m 봉우리에서 서쪽으로 낮아지다가
다시 소아오른 봉우리를 에워싸고 있는 형태예요.

2001년의 시굴조사과 2001~2002년의 발굴조사 결과 서쪽 능선부에서 목책을 세웠던 유지와 함게
저장시설로 보이는 많은 구덩이들이 확인되기도 했어요.
출토유물은 4~5세기의 백제토기와 함께 5세기 후반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흑갈색의 고구려 토기편이 다수 발견되었구요, 이러한 유물들로 보아 남성골 산성은 당초에는 백제에 의해 사용되다가
5세기 후반경에는 고구려에 의해 점령되었음을 알 수 있어요.
즉 남성골 산성은 고구려 유물이 출토되는 금강유역의 산성으로 삼국시대의 영역 변화를 연구하는 중요한 자료이기도 합니다.

이런 역사적인 가치를 가진 남성골 산성.
하지만 이 산성은 현재 세종시의 보존 미흡으로 사람들이 거의 모르는 장소가 되었어요.
과거 세워졌던 목책을 재현해놓기도 하고 아름다운 포퓰러 나무가 한그루 있어서
구릉위로 오르면 마치 하늘에 닿는 느낌을 받는 아름다운 곳인데도 불구하구요.
그리고 이 곳은 사진가들이 풍경사진을 찍고
또한 높고 하늘이 파노라마처럼 열려있어 별 관측을 하기에도 무척 좋은 장소기도 한데도 말이죠.

실제로도 파노라마 사진을 찍으면 이처럼 드넓은 평지와 하늘을 볼 수 있어요.
저는 영국에서만 이런 사진을 찍은 것 같은데...

우리나라에서도, 또한 잘 알려지지 않은 부강면 남성골 산성에서
이런 풍경을 볼 수 있다니 가히 놀라웠습니다.

<파노라마로 찍은 부강면 남성골 산성>

현재 남성골 산성은 적당히 보존되어 과거의 모습을 소소하게 유지하고 있는데요,
비교적 가파른 계단을 조금만 오르면 산성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기도 해요.
그 주변에는 그늘이 져 있어서 한숨 돌리기 딱 좋은 곳이기도 하죠.

산성을 확인후에 내려가는 계단도 사실 사람들이 많이 쓰지 않아서 깨끗한 편이에요.

내려갈때 보이는 풍경이 너무 시원하고 아름다워서 내내 카메라를 손에서 놓지 못했답니다.

남성골 아래에 있는 남성골 마을에서 마을 이장님을 우연히 만났어요.
길을 물어보다가 말이죠.

친절하게 이것저것 설명해주시던 이장님은
"이 곳의 유적들이 초기처럼 잘 보존되어야 한다. 세종시의 관심이 부족하다"라는 말도 빼놓지 않으셨어요.
마을을 사랑하는 마음이 많이 느껴졌지만
확실히 여기저기 낙후되고 흉가처럼 방치되고 있는 집들을 보면 마음이 아프기도 했어요.

<부강면 남성골 마을>

부강면의 두 번째 여행지는 금강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부용가교'입니다.
부용가교는 세종시 금강 상류지역인 부강면과 금남면 부용리를 잇는 임시 다리예요.
임시 다리라 철교로 되어있으며 높이가 낮은 것이 특징인데
이 부분은 장점으로 이용되기도 하는데요,
금강 본류를 가까이에서 바라볼 수 있으며 부용가교의 붉은 다리와 함께 푸른 부강면의 모습을 함께 사진에 담을 수 있습니다.

겨울이 되면 상고대와 물안개를 함께 촬영하기에도 최적인 부용가교.
다리에는 자동차를 세우거나 잠깐 서서 풍경을 조망할 수 있는 장소가 마련되어 있어 안전한 사진 촬영에도 더할나위 없어요.
아름다운 풍경과 더불어 귓가에 맴도는 싱그러운 금강 물소리는 덤입니다 ;)

그리고 잘 알려지지 않은 검담서원은 동춘당 송준길(1606~1672)이 강학공간으로 이용했던 정자도 있어요.
서원은 철폐됐지만 1920년대 복원한 보만정을 금호리에서 만날 수 있어요.
2002년 충북 문화재 자료로 지정됐고 세종시로 편입된 뒤 문화재 자료 제10호로 재지정됐죠.

직접 가본 검담서원의 보만정은 개망초 밭으로 둘러쌓여 무척 아름답고 운치있는 모습이었어요.
마치 한국 근현대 단편소설의 한 구절에 나올 것 같은 그런 풍경......
다만 입구를 찾을 수 없어 한참을 헤매다 돌아왔는데 남성골 산성처럼 세종시의 관리가 시급해 보였어요...

<검담서원의 입구를 찾을 수 없는 모습>

이것 뿐 아니라 여기저기 둘러보면 참 한적하고 푸릇푸릇 싱그러운 풍경들을 많이 만나볼 수 있는 곳이
바로 '부강면'인데요,

<부강역>

소소한 느낌이 있는 '부강역'의 역사를 비롯해 부강면에 한 가득 흩뿌려진 푸릇푸릇한 자연을 만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운 여행이 되리라 확신해요.
그리고 곳곳에 농장이 있어 순둥이같은 소와 강아지들, 고양이들도 만날 수 있답니다.

<부강면 검담서원 근처에 살아가는 고양이>

걷다 보면 작은 농장에서 얼굴을 쑥 내미는 소들이 외지의 손님을 반겨주기까지 하는
정감 넘치는 곳.
다양한 '존재의 사실들'이 살아 숨쉬고 또 꿈틀대는 지역,
바로 세종특별자치시 '부강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