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니체의
이것을 자유라 하는가
그리움을 벗어 버리고
왔던 곳에 들어가 있는 느낌으로
봄눈 내려 덮이는 들과 산을
무슨 풍경인 양 바라보는
이것을 자유라 하는가
이것을 해방이라 하는가
마음속에서 노래가 들리고
노래가 솟아나 흐르는 순간을
무슨 생존인 듯 감동하는
이것을 해방이라 하는가
자유와 해방을
상표처럼 몸에 붙이고
거리를 활보하는 바람들이
서서히 낡아지는 날인 지금
해방과 자유를
상품처럼 몸에 걸치고
사이를 왕복하는 꿈들이
차츰 휘발되어 가는 곳인 여기서
새도록 새가 울고
새도록 강이 흐르고
새도록 달이 걸었고 걸을 것이다
과거와 미래가 현재를 붙들고
금을 요구하는 지금 여기서
절망만이 우리를 치유할 수 있다고
니체는 슬픈 목소리로 다시 울부짖고
신을 죽은 자들도
신을 다시 죽이려고 하는데
우리가 믿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이며
그 무엇이란 게 있을까
아니 그 무엇이 있어야 할까
인종의 마지막까지
그 무엇에 대한 믿음이 살아 있을까
처음 강이 흐르기 시작했던 그 곳
처음 눈물이 흘렀던 그 때
처음 목이 터져라 소리쳤던 모를 그 마음
처음 사랑한다고 느꼈던 원시의 그 욕망
처음 노래를 불렀던 목 떨림의 그 파장
처음 마주쳤던 눈의 그 빛
그리고 처음의 앞
이것을 자유와 해방이라 하는가
이것을 니체의 강이라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