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두대간 추억 따라 다시 찾은 봉화산
< 2013년 제19차 남원 봉화산 정기산행>
◆ 산행 개요
♣ 산행일시 : 2013년 05월 09일 (목) 맑음
♣ 산 행 지 : 봉화산(烽火山 920m)
♣ 소 재 지 : 전북 남원시 아영면, 장수군 번암면, 함양군 백전면
♣ 산행코스 : 복성이재 → 치재 → 꼬부랑재 → 다리재 → 봉화산 → 광대치→ 대안리 주차장 ⇒약 12 km
♣ 산행시간 : 4시간 (10 : 40 ~ 14 : 40)
♣ 산행참석 : 44명 / 30,000원
◆ 산행 안내
▣ 봉화산 (烽火山 920m)
명산 지리산에 가려 저서 그 이름조차도 생소하게 들렸던 남원의 봉화산은 덕유산에서 지리산에 이르는 백두대간 남부구간의 중간지점에 위치한 산이다. 행정구역상으로는 전라북도 남원시와 장수군, 그리고 경상남도 함양군의 경계를 이루는 산으로 무릇 우리나라에 봉화산이란 이름 붙은 산들이 수도 없이 많은 것처럼 이 산 역시 과거 봉화가 피어올랐던 자랑스러운 산임에는 틀림없었을 터이다. 전북 남원군과 장수군, 그리고 경남 함양군 경계에 솟은 봉화산(920m)은 여느 봉화산이 그렇듯이 봉화대는 없어지고 이름만 남은 산이다. 평범하기 이를 데 없는 이 봉화산에 최근 남원을 기점으로 등산인들의 발길이 잦아지고 있다. 그 이유는 물론 철쭉 군락이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철쭉 군락이 산사면 곳곳에 널려 있는 데다가 장수와 함양 땅으로 뻗은 암릉길이 온통 철쭉꽃길이다.
봉화산 철쭉꽃의 피크는 대개 5월 중순. 어떤 해에는 조금 늦어져 5월 말에도 활짝 피는 경우가 있지만, 5월 중순에 찾으면 크게 실망하지는 않을 것이다. 철쭉꽃의 바다를 목격했다면 이 평범한 봉화산은 기억 속에 별난 철쭉산으로 환생하는 것이다. 봉화산으로 접근하려면 교통편이 많은 남원에서 들어서는 것이 편하다. 남원에서 1084번 지방도로를 따라 아영으로 간다. 아영에서 아영초등학교를 지나 봉화산 산행기점인 성리까지는 포장도로이다. 오산마을을 지나면 장성마을이다. 이 마을은 옛 이야기 '흥부전'의 주인공인 임춘보(흥부의 본명)의 고향이어서 '흥부마을'로도 통한다. 봉화산 산행은 이 장성마을에서부터 시작된다. 산길은 이 마을 마지막집 오른쪽으로 나 있다. 마지막집 부근에는 샘이 있다. 장성마을을 지나 봉화산으로 가는 산길로 접어든 지 5분 정도 지나면 아막성지(전북 기념물 38호)가 나온다.
이 산성은 백제와 신라의 격전장이었다. 성벽의 총연장은 633m이며 최근 동. 서. 북문터가 확인됐다. 아막성지와 느티나무를 지나면서 산길 양쪽은 모두 철쭉꽃으로 덮이기 시작한다. 이어 산신당 입구를 지나면 치재에 이르는데, 봉화산은 이 고개 오른쪽으로 트인 소로로 진입해야 한다. 봉화산으로 뻗은 이 능선 길은 억새밭 한 가운데로 길이 트여 있고 철쭉군락이 억새밭을 수놓는다. 능선에는 줄곧 오른쪽(동쪽)으로 수천 평의 화원이 펼쳐진다. 봉화산에서 철쭉이 제일 많은 곳은 치재와 봉화산 정상의 중간지점에 해당하는 꼬부랑재 부근이다. 이 고개는 아영면과 번암면을 연결하는 옛길이었는데 지금은 이용하는 사람이 없어 철쭉나무가 빽빽이 들어차 있다. 꼬부랑재의 철쭉나무는 어른이 철쭉군락 한가운데로 들어서면 머리만 나올 정도로 키가 크다. 꼬부랑재를 지나면 철쭉꽃은 잠시 모습을 감추고 대신 억새가 등장하다가 봉화산 정상 밑인 다리재에 도착하면 다시 철쭉밭이 전개된다. 봉화산 정상 못미처에서 꼬부랑재 일대를 바라보면 연분홍색 철쭉 밭이 수를 놓은 듯이 아름답게 펼쳐져 있다.
봉화산 정상에서 동북쪽으로 1km 정도 가면 무명봉이 있다. 이곳에 장수군에서 세운 '봉화산 봉화대'라는 팻말이 있는 것으로 보아 이 지점에 봉화대가 있었던 것 같다. 무명봉을 지나면 광활한 초원이 전개된다. 무명봉에서 944m 봉까지는 약 1.5km. 944m 봉에서 하산지점인 함양군 백전면 대안리로 내려가는 갈림길이 있는 광대치까지는 철쭉 암릉길이다. 큰 바위 근처나 위험한 지점에는 으레 철쭉꽃이 피어있다. 944m 봉의 철쭉꽃은 색깔이 꼬부랑재 일대의 철쭉꽃과는 달리 좀 엷다. 944m봉 정상에서 월경산 쪽으로 50분 정도 가면 광대치가 나온다. 대안리로 가는 산길은 광대치 밑의 공터 오른쪽(남쪽)으로 나 있다. 봉화산의 등산로는 편의상 삼등분할
수 있다. 치재에서 봉화산 정상 못미처 다리재까지의 5km는 철쭉 산행로, 다리재에서 944m 봉까지는 초원지대, 944m 봉에서 광대치까지는 3.5km의 철쭉 암릉길이다. [한국의 산천]
◆ 산행 지도
◆ 산행 후기
▶ 2008년 5월 15일 백두대간 산행을 시작한 지 제5일째 복성이재 - 중재 구간 산행한 코스를 5년이 지난 오늘 의구한 산천을 따라 인적이 바뀌고 초목의 생장도 시간을 달리하며 아름답게 치장된 산정에 근심을 잠재운 편안한 마음으로 올라간다. 휴일도 아닌 날 버스가 몰려와 내려놓은 수많은 등산객들의 화려한 원색 패션의 물결이 절정을 이루며 피어오른 진달래 숲에 다채로운 배색의 조화를 가져다준다.
봉화산 정상의 표지석은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 내려서는 발길에는 한 가닥 서러움이 몰려들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 끼어드는 감정의 기복은 윤리의 틀 위에서 순수함이 상실되가는 옹졸한 사람으로 치부되기를 거부하면서 광대치를 미치지 못한 계곡 길로 내려와 대안리 주차장을 지나 마을회관 앞마당에서 천사의 기부로 안 총무가 푸짐하게 준비한 되지 불고기 파티로 즐거운 날이 저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