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자동 사랑방 이야기 <스물 여덟 번째>
| 만든 날: 2016년 11월 4일 | 만든 곳: 동자동 사랑방 | 만든 사람: 동자동 사랑방 일동
☏ 070-8973-0613 ☎ 010-7732-1817 email jjokbangtown@naver.com http://cafe.daum.net/jjokbangtown
| 주소: 서울시 용산구 동자동 5-4 1층
<동자동 사랑방 마을 후원주점>
이 년에 한 번 후원주점을 엽니다.
수급을 받기 위해 필요한 의료비, 수급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의료비, 수급조차 받을 수 없어서 필요한 의료비 마련을 위한 후원주점입니다.
하필 추웠던 날, 마당에서 전을 부치고 어묵탕을 끓여주신 조합원들, 연대해준 희망씨, 원봉공회, 코빌, 한예종, 그리고 지인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큰 행사를 하고 나면 함께 도와 일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이 되는가를 느끼게 됩니다.
십시일반, 열 사람이 한 숟가락씩 보태면 한 그릇의 밥이 모여집니다.
일부러 시간을 내어 와주신 분들, 봉사해주신 분들, 모금을 해주신 분들, 집회 사이사이 들러서 인사해주신 분들, 모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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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빈곤철폐의 날>
1017 빈곤철폐의 날 행사에 다녀왔습니다.
물이 뚝뚝 떨어지는 쪽방, 비둘기와 함께 하는 거리 식사, 줬다 뺏는 기초연금,
용역깡패와 다를 게 없는 공권력, 심화되는 불평등, 그리고 박근혜 정부...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사회보장·사회복지의 증진에 노력할 의무를 진다’
헌법에 명시된 국민의 권리와 국가의 의무는 헛된 희망처럼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열 명의 국민으로 이루어진 국가가 있습니다.
그중 한 명은 장애가 있고 한 명은 잠잘 방이 없고 한 명은 일 하고 싶어도 일자리가 없습니다.
그리고 또 한 명은 열 명의 국민으로부터 국가의 운영을 위임받아 열 명의 사람들이 골고루 잘 살게 할 의무를 지닙니다.
또 한 명은 그것을 집행합니다.
그리고 한 명은 위의 두 명과 어울려 다른 사람들의 방값과 밥값과 일자리를 훔칩니다.
이 모든 일들이 가능하도록 네 명의 사람들은 방관합니다.
비약일까요.
해마다 빈곤철폐를 외치며 네 명의 사람들의 관심을 촉구하지만 올해처럼 막막한 해는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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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전하는 식도락 이야기>
점심나눔에서 새로 뵙는 분들이 있으면 언제나 반갑습니다.
작은 이야기를 나누어주시기도 하는데 이번 주는 또 안 오시나 기다리게 됩니다.
다소 엄숙해 보였던 점심나눔에서 배식 시간 전에 이야기도 조금씩 나누십니다.
작은 공간에 주민 성인남자 분들이 서거나 앉아 계시니 꽉찬 느낌입니다.
그래도 주민들이 모여 앉아 이야기 나누는 게 좋습니다.
20일 목요일은 김순덕님이 바람에게 ‘처음으로’ 잘한다고 칭찬 해주신 날로
국간도 직접 보라며 지도해주셨습니다. ^^
식도락에는 나름 서열이 있는데요.
서열 1위는 주방장 박상구님, 서열 2위는 마님으로 불리는 이난순님,
서열 3위는 손이 빠르고 언제나 ‘요리에 깨어 있으신’ 김순덕님,
서열 4위는 바람입니다. 바람 아래는 없고요. ^^
바로 위 서열과 바로 아래 서열은 의견이 잘 안 맞곤 하는데요.
바로 위 서열이 바로 아래 서열을 구박하는 식으로 질서가 생기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예를 들면 박상구님이 김순덕님과 바람에게는 사랑은 많이, 매는 조금 주시는데
서열 2위인 이난순님에게는 유독 구박이 심하다는 것이죠. ^^
맨 아래인 바람도 살아야 하니까 서열 2위 이난순님과 연대해서
대장인 박상구님을 견제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상 : (상구 맞은 편에서 칼질하는 바람을 보고) 바람, 많이 배워야 겠다.
바: (이 정도면 괜찮은 것 같은데..) 난순언니~ 상구형이 잘해요? 제가 잘해요?
난 : (상구형에게 항상 구박받는 난순언니는) 바람이 잘해~
바 : ^^
10월 한 달도 살림꾼들의 정성이 담긴 밥상에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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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공옥0님의 명복을 빕니다>
향년 70세의 공옥0님은 경남 통영에서 태어나 젊어서부터 오랫동안 배를 타셨답니다.
결혼은 하지 않았으며 자녀도 없습니다.
동자동에 오래 사셨고 가시는 길에 많은 분들이 슬퍼하며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이웃이 걱정하고 슬퍼해도 가족을 찾는 시간동안은 차가운 병원 안치실에 계셔야 했습니다.
막걸리를 너무 마셔서 그렇지 누구에게도 해끼치지 않던 좋은 사람, 뭐 하나라도 생기면 주변에 다 나눠주던 사람으로 기억된 공옥0님이십니다.
10월 6일 서울시립승화원에서 화장하여 유택동산에 모셨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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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고 선선한 가을이가 싶더니 바로 찬바람이 부네요.
감기 조심하세요.
짧은 가을에 한강변에서는 주민운동한마당이 있었습니다.
겨울 전 마지막 나들이 잘 했습니다.
그 사이 두 분의 주민이 돌아가셨습니다.
이런 와중에 적십자에서 운영하던 무료 장례차는 별다른 이유 없이 운행을 중지했습니다.
수급자의 마지막 급여인 장제급여는 75만원입니다.
이 돈으로 가족을 찾는 동안의 안치비용과 비급여 입원비, 장례와 화장비를 모두 해결해야 합니다.
올 겨울은 많이 추울거라고 합니다.
돌아오는 동지에도 거리에서 죽어간 홈리스를 추모하는 추모제가 열립니다.
쪽방주민을 포함해 홈리스에게 가장 큰 바램은 세가지입니다.
의, 아플 때 병원에 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식, 배고플 때 편안하게 밥 먹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주. 쫓겨날 걱정 없는 방 한 칸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10월에 후원해주신 분들>
강민수 강익구 검포 곽관순 김남숙 김대호 김선미 김성애 김숙경 김연진 김영승 김정규
김정호 김종철 김진성 나눔커뮤니케이션 나즐모 달팽이 문성필 박규찬 박동수 박사라 박상구 박성호 박숙희 박정아 박진희 박춘규 배덕현 백철 석재천 선동수 소나무 송조영 신미지 신승희 신화림 아름다운동행 안진걸 엘지정보통신노조 여울교회 오미옥 오병갑 오인선 오일순 오현주 우건일 우리숲 유은선 이동현 이명숙 이배식 이병준 이보라 이상우 이선경 이연우 이영란 이영순 이정민 이태헌 이하나 이현희 이혜정 임수만 임재유 장성은 장혜련 장호경 전영희 전혜숙 정미애 정성철 정은영 조두선 조성진 조승수 조승화 조현정 주나미 주윤극 주혜정 카푸친형제회
진한 글씨는 주민입니다.
-후원자 여러분의 한결같은 응원과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첫댓글 너무너무 고생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