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0시 55분쯤, 김경훈 화백이 칩거하며 작품 활동하고 있다는 홍천군 서면 팔봉리에 도착하였다.
어제 토요일, 토요화가회를 따라 하남 검단산 배알미 계곡에 갔다가 뒤풀이 자리에 남은 일요화가회의 참가 멤버 L씨P씨 D형 S씨 K씨가 즉석에서 김경훈 화백이 있는 홍천으로 당장 쳐들어가자는 누군가의 의견에 100% 동조하여 그 자리에서 홍천으로 출발을 단행한 시간은 밤 10시가 거의 다 되어서였다. 압구정동에서 두 대의 택시를 잡아타고 P씨 집 근처까지 와서 P씨의 차에 6명이 끼어 타고 내비게이션에 김화백 집주소를 누르고 출발했다. 술을 마시지 않고 있던 S씨가 운전을 했다. 11시쯤이다.
휴가 차량이 몰려서인지 한밤의 고속도로는 만원이었다. 1시간 10여분이면 충분하리라 하였는데 두 시간 가까이 걸려서야 김화백 집에 도착하였다. 한밤에 마치 성을 올려다보듯이 바라본 김화백 거처는 상당히 위풍당당해 보였다. 벌써 여기오기 전까지 2차까지 마셨음에도 또 김화백을 오랜만에 만났으니 어찌 술상을 안 벌이리오. 서울에서 출발하면서 사온 맥주와 안주거리를 풀어놓고 새벽 3시가 넘어서기까지 마셨다.
아침으로 라면 5개를 끓여 먹었다. 새벽같이 일어나 어데 론가 산책 나갔던 P씨가 밭에서 사온 옥수수를 쪄먹고 홍천강으로 나갔다. 김화백 말로는 공기가 하도 맑아 아무리 술을 많이 먹어도 아침이면 개운하리라 하였지만 그렇게 늦게까지 술을 먹고 견뎌낼 천하장사가 어디 있겠는가! 강가에 발 담그고 깜박 졸았다.
이곳 홍천강 일대에는 전국 랭킹에 드는 펜션들이 즐비하게 모여 있다 하는데 그중 그림으로 펜션을 갤러리화 시킴으로서 차별화에 성공한 OG(오지) 대표 김완경님의 초청으로 펜션 OG를 방문할 수 있는 행운을 누렸다. OG 1층에 차려진 손님들을 위한 카페에서 구수한 향이 일품인 커피 한잔을 대접받고 있을 즈음이었다. 소낙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순간 아찔한 행복감에 빠져들었다. 카페 바로 앞으로 홍천강이 흐르고 그 강위에 비가 내리고 있었다. 손안의 따스함을 만끽하며 커피 향을 즐기면서 강위로 쏟아지는 소낙비를 바라보고 있었다. 한 조각의 시가 흘러나오고 한 편의 프랑스 영화가 펼쳐지고 있었다. 이 기가 막힌 정취를 즐기면서 문화의 향수가 가득한 이 곳 OG에서 하룻밤을 더 머물고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점심은 홍천강에서 유명하다는 막국수 집에 가서 먹었다. 동행한 OG 김사장께서 김화백을 대신하여 동작 빠르게 점심값을 지불하여 우리 모두를 겸연쩍게 만들었다. 서울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3시가 조금 넘어서다. 토요일 밤에 갑자기 단행한 1박2일 번개 행사가 뻐근하게 밀려온다. 화구를 풀러 놓고 샤워를 마친 후, 깊은 잠에 빠져 들었다.
2011.7.24
(토요화가회에서 배알미 계곡을 그리고)
(OG에 전시된 김화백 작품앞에서 김경훈화백)
첫댓글 김경훈 화백 얼굴좋고 여전하시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