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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개하(信口開河)
입에서 나오는 대로 함부로 말한다는 뜻으로, 생각없이 마음대로 지껄이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信 : 믿을 신(亻/7)
口 : 입 구(口/0)
開 : 열 개(門/4)
河 : 물 하(氵/5)
출전: 관한경(關漢卿)의 노재랑(魯齋郞)
입에서 나오는 대로 함부로 말하다는 뜻으로, 생각없이 마음대로 지껄이는 것을 비유하는 고사성어이다. 중국 원(元)나라 때 관한경(關漢卿)이 지은 잡극 '노재랑(魯齋郞)' 등에서 유래되었다.
말을 조심하라는 경구는 동서고금 수없이 많다. 풍도(馮道)의 설시(舌詩)에서 딴 구화지문(口禍之門)이나, 혀를 놀려서 하는 말은 그 빠른 마차도 미치지 못한다는 사불급설(駟不及舌) 등이 있다.
생각 없이 입에서 나오는 대로 말한다는 신구개하(信口開河)도 워낙 그런 일이 많아서인지 경계의 말로 종종 쓰인다.
여기서 믿을 신(信)은 신임, 소식이라는 뜻 외에 하는 대로, 내키는 대로라는 뜻이 있다. 개하(開河)는 물길을 열 듯 마음대로 지껄이는 것을 말한다.
이 성어는 원래 신구개합(信口開合)이 바른 표기였는데 중국어에서 合과 河를 모두 '허'로 읽어 변했다고 한다.
원(元)나라 때의 희곡에서 이 말을 자주 찾아볼 수 있다. 중국의 잡극 창시자라 하는 관한경(關漢卿)의 노재랑(魯齋郞)에 '입에서 나오는 대로 지껄여 쓸데없는 잔소리를 늘어놓지 말라(你休只管信口開合)'는 대사가 나온다.
청(淸) 말기에 왕계열(王季烈)이 편찬한 고본원명잡극(孤本元明雜劇)의 어초한화(漁樵閑話)에는 산속에 사는 야인은 영욕이 없어 마음대로 즐기고 '단적으로 입에서 나오는 대로 말하고 하고 싶은 대로 방탕하게 산다(端的是信口開河, 隨心放蕩)'고 되어 있다.
사실이나 진상을 따져보지도 않고 함부로 말하거나 남의 말이나 글 등을 무책임하게 비평하는 신구자황(信口雌黃)이라는 말도 있다. 자황(雌黃)은 옛날 글을 정정할 때 쓰던 지우개인데 잘못이 드러나면 '아니면 말고'식 대처하는 것을 뜻한다.
말로 살아가는 정치권에서 말로써 말이 많은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수시로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 말이나 정도가 지나친 막말로 소란한 것을 넘어 정치혐오를 가져오니 탈이다.
국회의원들은 의도적으로 말해 지명도를 높이는 데는 성공했을지 모르지만 어려운 경제에 주눅 든 일반 국민은 말싸움으로 지새는 정치권으로 더 피곤하다.
경북 예천에는 '말 무덤'이 있다. 말(馬)이 아닌 말(言)을 묻은 무덤이다. 400여년 전, 이곳엔 여러 성씨가 모여 살다 보니 말다툼에 문중 간 싸움이 그칠 날이 없었다. 마을을 둘러싼 야산은 개가 입을 벌린 채 짖어대는 형세여서 '주둥개산'으로 불렸다.
한 예언자의 조언대로 개 주둥이의 송곳니와 앞니 위치쯤 되는 곳에 개가 짖지 못하도록 재갈 바위를 세웠다. 그리고 싸움의 발단인 온갖 말을 사발에 담아 주둥개산에 묻었다. 그 뒤 거짓말처럼 싸움이 없어졌다는 속설이다.
말을 조심하라는 경구는 숱하다. '입은 재앙을 불러들이는 문'이란 뜻의 구화지문(口禍之門)이나, 화생어구(禍生於口), '입에서 나오는 대로 함부로 말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신구개하(信口開河) 등등이다.
말이 난무하는 계절이다. 대선 철을 맞아 말 때문에 시끄럽고 혼란스럽다. 대선 주자들의 입은 허망한 말과 꾸며대는 말, 상대를 욕하는 말로 쉴 틈이 없다.
이들에게 예천의 말 무덤을 한번쯤 다녀오도록 하면 어떠할까. 그렇게 해서 험담과 비방, 막말이 조금이라도 줄어든다면 이번 대선의 가장 큰 번외소득이지 않을까.
정치인들에게 올바른 정치는 사치인가
중국 노(魯)나라 실력자 계강자(季康子)라는 사람이 공자(孔子)에게 묻자 공자는 '정치는 바르게 하는 것이다. 바로 그대가 바름으로써 솔선수범을 보인다면 감히 누가 바르지 못 하겠는가(政者正也 子帥以正 孰敢不正)'고 하였다.
한걸음 더나가 해석해 본다면 '지도자가 바른 정신을 가지고 바른생활을 하면 국민이 어떻게 감히 부정할 수 있겠는가'는 말일 것이다.
또 계강자는 공자에게 '백성들이 아주 공경스럽고 충성되지 못하는데 백성으로 하여금 아주 공경스럽고 충직케 하여 스스로 힘써 일하면서 살게 하면 좋겠는데 어떻게 하면 그렇게 만들 수 있겠습니까?'고 물었다.
공자는 답하기를, '백성들이 공경케 하려면, 그대 스스로 매사를 신중하고 진실한 태도를 가지고 살면 될 것이고, 그대 자신이 효성스럽고 자애로운 모습을 보이면 백성은 스스로 충성을 다 할 것이며, 훌륭한 사람들을 등용하고 능력이 부족한 사람은 미워하지 말고 잘 교화 시키면, 백성들은 스스로 힘써 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臨之以莊, 則敬; 孝慈, 則忠; 擧善而敎不能, 則勸.
결국 공자는 백성들의 문제가 아니라 너희 정치하는 자들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역시 서슴치 않고 늘 직언을 행하는 공자다운 말이다.
그러나 작금의 정치판 세상을 한번 들여다보면 개탄을 금치 못 할 만큼 끔찍하다. 흔히들 속된 말로 정치인은 말로 밥을 먹고사는 사람들이라고 한다. 그들에게 정제된 언어와 품격은 필수 조건이다.
격을 잃어버릴 때 말도 힘을 잃는다. 한국 정치판이 참으로 각박하다. 국회의원들은 막가파식, 아니면 말고가 일상화 되었고 각 정당의 대변인들이 논평 때마다 막말 시리즈를 연발하는 요즈음 '자기 편 끼리의 싸움'을 말하는 자중지란(自中之亂)을 넘어 교천지마(嚙韉之馬)란 고사성어가 생각난다.
교천지마는 '자기 몸에 얹혀 있는 안장이나 방석을 물어뜯는 말'이라는 뜻으로 자기들끼리의 싸움을 의미한다. 여야의 저급한 비속어 등등 말이 아니라 흉기가 난무하는 그야말로 막장정치다.
국민의 대표라는 사람들이 오히려 국민을 적으로 삼을 정도로 막말을 쏟아내고 있다. 정말 기가 막힐 정도다. 한국정치판은 이제 기네스북에 오를 정도이다.
어묵찬금(語嘿囋噤)이란 말이 있다. '말하는 것과 입 다문 것을 나란히 세워, 말하는 것도 중요하고 침묵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니 자리를 잘 분간하여 그때그때 신중히 말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우리 정치인들은 말을 하는데 일고의 생각조차 없이 아무렇게나 지껄여 대며 막말을 하거나 상스럽게 마구 떠들어대는 모습이 신구개하(信口開河) 즉 '입에서 나오는 대로 함부로 말한다'는 성어가 맞을 것이다.
말을 잘 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정말 훌륭하게 잘 하는 말은 상황에 맞게 때로는 침묵하기도 하고, 때로는 사리에 밝아 막힘이 없는 흐르는 물과 같이 적절히 구사하는 말이 진정으로 잘 하는 말일 것이다.
공자가 13년 동안 천하를 주유(周遊)하며 바랐던 정치는 도(道)가 행하여지는 세상이었다. 바른 정책을 행하고 정의를 따르고 사사로이 흐르지 않고 공사를 분명히 하는 바로 그 정자정야의 세상이 아니겠는가?
143년 전, 1876년 조선은 일본의 강압적 위협으로 불평등 통상 조약인 조일수호조규 즉 일명 강화도 조약을 체결했다. 일본은 미국에서 파견한 페리함대에 의해 문호를 열었고 그것을 본떠 운요호를 앞세워 조선에게 통상을 요구하고 조약을 맺은 것이다.
지금의 현실도 그때와 비슷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일본은 대한(對韓) 수출규제조치로 한국기업들에 피해를 입히려 하고 있다. 이것도 미국이 중국과의 무역전쟁으로 이득을 보려한 것을 본 뜬것이다.
이렇듯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우리 정치인들에게 묻고 싶다. 정치란 무엇입니까? 오늘의 한국 정치인들에게 공자가 말한 '정자정야 자수이정 숙감부정(政者正也 子帥以正 孰敢不正)'을 기대하는 건 사치일까?
▶️ 信(믿을 신)은 ❶회의문자로 䚱(신)은 고자(古字), 㐰(신), 孞(신),은 동자(同字)이다. 人(인)과 言(언; 말)의 합자(合字)이다. 사람이 말하는 말에 거짓이 없는 일, 성실을 말한다. 옛날엔 사람인변(亻)部에 口(구)라 썼으며(㐰), 또 말씀 언(言)部에 忄(심)이라 쓴 글(䚱) 자체도 있다. ❷회의문자로 信자는 ‘믿다’, ‘신임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信자는 人(사람 인)자와 言(말씀 언)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믿다’라는 뜻은 人자와 口(입 구)자가 결합한 㐰(믿을 신)자가 먼저 쓰였었다. 이후 소전에서는 口자가 言자로 바뀌면서 본래의 의미를 더욱 명확하게 표현한 信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사람의 말은 믿을 수 있어야 하고 거짓이 없어야 한다. 그래서 信자는 ‘믿다’나 ‘신뢰하다’, ‘신임하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信(신)은 ①믿다 ②신임하다 ③맡기다 ④신봉하다 ⑤성실하다 ⑥~에 맡기다 ⑦확실하다 ⑧마음대로 하다 ⑨알다 ⑩신의(信義), 신용(信用), 신표(信標) ⑪편지(便紙ㆍ片紙), 서신(書信) ⑫정보(情報) ⑬증거(證據), 기호(記號) ⑭서류(書類) ⑮소식(消息), 소식을 전하는 사람 ⑯확실히 ⑰정말로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믿을 시(恃),믿을 양/량(諒),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의심할 의(疑)이다. 용례로는 믿고 받드는 일을 신앙(信仰), 믿고 의지함을 신의(信倚), 믿음성이 있는 사람을 신인(信人), 믿고 일을 맡기는 일을 신임(信任), 믿고 받아 들임을 신수(信受), 믿음직하고 착실함을 신실(信實), 변하지 않은 굳은 생각을 신념(信念), 종교를 믿는 사람들을 신도(信徒), 옳다고 믿는 마음을 신심(信心), 믿고 따라 좇음을 신종(信從), 믿어 의심하지 아니함을 신용(信用), 남을 믿고 의지함을 신뢰(信賴), 성서의 말씀을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고 그리스도에 대한 자기의 신앙을 공적으로 나타내는 일을 신앙고백(信仰告白), 신앙을 가지고 종교에 귀의하는 영적 생활을 신앙생활(信仰生活), 믿음은 움직일 수 없는 진리이고 또한 남과의 약속은 지켜야 함을 신사가복(信使可覆), 옳다고 믿는 바대로 거리낌 없이 곧장 행함을 신심직행(信心直行), 꼭 믿어 의심하지 아니함을 신지무의(信之無疑), 돼지나 물고기 등 무심한 생물조차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는 신급돈어(信及豚魚), 상을 줄 만한 훈공이 있는 자에게 반드시 상을 주고 벌할 죄과가 있는 자에게는 반드시 벌을 준다는 신상필벌(信賞必罰) 등에 쓰인다.
▶️ 口(입 구)는 ❶상형문자로 입 모양을 본뜬 글자이다. 그러나 다른 글자의 부분으로 포함되어 있는 口(구)꼴의 자형(字形)은 입의 뜻인 경우 뿐만은 아니다. 品(품)과 같이 물품을 나타내거나 各(각)과 같이 장소를 나타내기도 하고, 石(석)과 같이 돌을 나타내기도 한다. ❷상형문자로 口자는 ‘입’이나 ‘입구’, ‘구멍’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口자는 사람의 입 모양을 본떠 그린 것이기 때문에 ‘입’이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갑골문에 나온 口자를 보면 ㅂ자 모양을 하고 있어 위아래의 구분이 있었다. 그러나 해서에서부터는 네모난 모습으로 바뀌면서 더는 상하를 구분하지 않게 되었다. 口자는 입을 그린 것이니만큼 다른 글자와 결합할 때는 대부분이 ‘입’이나 ‘소리’와 관련된 의미를 전달하게 된다. 하지만 때로는 ‘출입구’나 ‘구멍’과 같이 단순히 모양자로 응용되기도 한다. 그래서 口(구)는 어떤 명사(名詞) 뒤에 붙어 (1)사람들이 드나드는 곳의 뜻 (2)작은 구멍, 구멍이 나 있는 곳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입 ②어귀, 사람이 드나들게 만든 곳 ③인구(人口) ④주둥이, 부리, 아가리 ⑤입구(入口), 항구(港口), 관문(關門) 따위 ⑥구멍, 구멍이 난 곳 ⑦자루, 칼 등을 세는 단위 ⑧말하다, 입 밖에 내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에는 연설이 끝이나 시위 행진 때 외치는 간결한 문구를 구호(口號), 구설을 듣게 되는 운수를 구설수(口舌數), 변명할 재료를 구실(口實), 음식을 대하거나 맛을 보았을 때 느끼게 되는 먹고 싶은 충동을 구미(口味), 말로써 베풀어 아룀을 구술(口述), 마주 대해 입으로 하는 말을 구두(口頭), 흥정을 붙여 주고받는 돈을 구문(口文), 보통 회화로 쓰는 말을 구어(口語), 글을 읽을 때 다른 말을 아니하고 책에 집중하는 일을 구도(口到), 말로 전함을 구전(口傳), 입과 입술을 구순(口脣), 단체 행동의 동작을 일제히 하도록 부르는 호령을 구령(口令), 사람의 수효를 구수(口數), 집안 식구나 집안의 사람 수효를 가구(家口), 한 나라 또는 일정지역에 사는 사람의 총수를 인구(人口), 입을 다물어서 봉함을 함구(緘口), 배가 안전하게 드나들고 하는 항구(港口), 들어가는 어귀를 입구(入口), 입을 다물고 말을 하지 아니함을 금구(噤口), 나가는 곳을 출구(出口), 강물이 큰 강이나 호수 또는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어귀를 하구(河口), 한 집안에서 같이 살면서 끼니를 함께 먹는 사람을 식구(食口), 입으로는 달콤함을 말하나 뱃속에는 칼을 감추고 있다는 뜻으로 겉으로는 친절하나 마음속은 음흉한 것을 이르는 말을 구밀복검(口蜜腹劍), 입에서 아직 젖내가 난다는 뜻으로 말과 하는 짓이 아직 유치함을 일컫는 말을 구상유취(口尙乳臭), 입은 있으나 말이 없다는 뜻으로 변명할 말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유구무언(有口無言), 입에 풀칠하다는 뜻으로 겨우 먹고 살아가는 방책을 이르는 말을 호구지책(糊口之策), 닭의 부리와 소의 꼬리라는 뜻으로 큰 단체의 말석보다는 작은 단체의 우두머리가 되라는 말을 계구우후(鷄口牛後), 여러 사람의 입을 막기 어렵다는 뜻으로 막기 어려울 정도로 여럿이 마구 지껄임을 이르는 말을 중구난방(衆口難防), 좋은 약은 입에 쓰다는 뜻으로 충언은 귀에 거슬린다는 말을 양약고구(良藥苦口), 귀중한 말을 할 수 있는 입을 다물고 혀를 놀리지 않는다는 뜻으로 침묵함을 이르는 말을 금설폐구(金舌蔽口), 부리가 누런 색 새끼같이 아직은 어려서 입에서 젖비린내가 난다는 뜻으로 남을 어리고 하잘 것 없다고 비웃어 이르는 말을 황구유취(黃口乳臭) 등에 쓰인다.
▶️ 開(열 개, 평평할 견)는 ❶회의문자이나 형성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开(평평할 견)는 간자(簡字), 幵(평평할 견)은 동자(同字)이다. 문 문(門; 두 짝의 문, 문중, 일가)部와 开(견)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开(견)은 두 개의 물건이 평평(平平)하게 줄 짓는 일을 말한다. 따라서 두 손으로 빗장을 들어 올려 양쪽 문짝을 여는 것의 뜻으로 쓰인다. ❷회의문자로 開자는 ‘열다’나 ‘펴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開자는 門(문 문)자와 幵(평평할 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幵자는 나뭇가지가 일렬로 늘어선 모습을 그린 것이지만 여기에서는 모양자 역할만을 하고 있다. 開자의 갑골문과 금문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고문(古文)에 나온 開자를 보면 門자에 一(한 일)자와 廾(받들 공)자가 결합한 형태였다. 여기서 廾자는 양손을 그린 것이니 開자는 양손으로 빗장을 푸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開자는 이렇게 문을 여는 모습에서 ‘열다’나 ‘열리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지만, 이외에도 ‘깨우치다’나 ‘시작하다’와 같은 의미가 파생되어 있다. 그래서 開(개, 견)는 ①열다, 열리다 ②꽃이 피다 ③펴다, 늘어놓다 ④개척하다 ⑤시작하다 ⑥깨우치다, 타이르다 ⑦헤어지다, 떨어지다 ⑧사라지다, 소멸하다 ⑨놓아주다, 사면하다 ⑩끓다, 비등(沸騰)하다(액체가 끓어오르다) ⑪말하다, 개진(開陳)하다 ⑫출발하다 그리고 ⓐ평평하다(견) ⓑ오랑캐의 이름(견) ⓒ산(山)의 이름(견)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열 계(啓),열 벽(闢),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닫을 폐(閉)이다. 용례로는 신문이나 책 등을 처음으로 간행함을 개간(開刊), 어떤 모임을 주장하여 엶을 개최(開催), 책을 폄을 개권(開卷), 새로 나라를 세움을 개국(開國), 버려져 있던 거친 땅을 처음으로 일구어 논밭을 만드는 것을 개간(開墾), 어떠한 장소를 열어 공개함을 개장(開場), 새 영화를 처음으로 상영하는 것을 개봉(開封), 처음으로 시작함을 개시(開始), 방학을 마치고 다시 수업을 시작함을 개학(開學), 어떤 회의나 행사 등을 시작하는 것을 개막(開幕), 재판을 시작하기 위하여 법정을 엶을 개정(開廷), 어떤 내용을 알리거나 보이거나 하기 위하여 여러 사람에게 널리 터놓음을 공개(公開), 열리어 벌어짐이나 늘여서 폄을 전개(展開), 다시 엶이나 다시 시작함을 재개(再開), 일단 멈추었던 회의를 다시 엶을 속개(續開), 꽃 등이 아직 피지 아니함을 미개(未開), 얽히고 막힌 일을 잘 처리하여 나아갈 길을 엶을 타개(打開), 모여 있지 않고 여럿으로 흩어짐을 산개(散開), 책을 펴 글을 읽으면 새로운 지식을 얻음을 개권유득(開卷有得), 책을 펴서 읽으면 반드시 이로움이 있다는 개권유익(開卷有益), 문을 열고 도둑을 맞아들인다는 개문납적(開門納賊), 문을 열어 반가이 맞아들임을 개문영입(開門迎入), 일부러 문을 열어 놓고 도둑을 청한다는 개문읍도(開門揖盜), 하늘이 열리고 땅이 열린다는 개천벽지(開天闢地), 재원을 늘리고 지출을 줄인다는 개원절류(開源節流) 등에 쓰인다.
▶️ 河(물 하)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삼수변(氵=水, 氺; 물)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可(가, 하)이 합(合)하여 강물을 뜻한다. 可(가, 하)는 입으로 부터 숨이 세게 나오거나 허락하여 말하는 일을 말한다. ❷회의문자로 河자는 ‘물’이나 ‘강’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河자는 水(물 수)자와 可(옳을 가)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河자는 본래 중국에서 두 번째로 긴 강인 황하(黃河)를 일컫던 말이었다. 황투고원에서 시작되는 황하는 상류에서 쓸려오는 퇴적물이 많아 정기적으로 범람이 일어나던 강이기도 하다. 그래서 고대부터 황하 일대에서는 둑을 쌓아 범람하던 황하를 다스렸었다. 그래서인지 갑골문에 나온 河자는 水자와 方(모 방)자가 결합한 모습이었다. 이것은 가래로 둑을 쌓는다는 의미이다. 후에 方자가 可자로 바뀌긴 했지만, 본래는 치수의 개념이 반영된 글자였다. 그래서 河(하)는 물이 시원스럽지 못하게 나가다가 세차게 흐르는 일을 나타낸다. 중국에서는 황하를 예로부터 하(河)라 일컫고 그 신(神)을 하신(河神)이라 하여 소중히 여겼다. 그래서 河(하)는 성(姓)의 하나로 ①물 ②내, 강(江) ③운하(運河) ④섬(=島) ⑤은하(銀河) ⑥강(江)의 이름, 황하(黃河) ⑦메다, 짊어지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내 천(川), 강 강(江), 바다 해(海), 시내 계(溪), 물 수(水),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메 산(山), 큰 산 악(岳), 언덕 릉(陵)이다. 용례로는 강과 시내를 하천(河川), 강물이 큰 강이나 호수 또는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어귀를 하구(河口), 강과 바다를 하해(河海), 독수리 자리의 가장 밝은 별을 하고(河鼓), 하천의 바닥을 하상(河床), 강 가나 강 언덕을 하반(河畔), 하천가에 있는 작은 항구를 하진(河津), 하천이 흐르는 골짜기를 하곡(河谷), 강물이 흐르는 한 가운데를 하심(河心), 물이 통하는 길을 하도(河道), 강이나 내의 흐름을 하류(河流), 움푹 들어간 눈을 하목(河目), 얼음이 얼은 큰 강을 빙하(氷河), 산과 강을 산하(山河), 강과 하천을 강하(江河), 온 하늘을 두른 때 모양의 엷은 빛의 별무리를 은하(銀河), 홍수가 져서 강물이 제방을 파괴하여 넘쳐 흐르는 말을 결하(決河), 평소에는 마른 골짜기이다가 큰비가 내리면 홍수가 되어 물이 흐르는 강을 고하(凅河), 강물을 건넘을 도하(渡河), 항상 흐린 황하의 물이 천년에 한번 맑아진다는 뜻으로 기다릴 수가 없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하청난사(河淸難俟), 큰 강이나 넓은 바다와 같이 넓고 큰 은혜를 하해지은(河海之恩), 배앓이를 달리 일컫는 말을 하어지질(河魚之疾), 썩 드문 만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하청지회(河淸之會), 은하수가 멀고 먼 하늘에 있다는 데서 연유한 말로 막연한 말을 이르는 말을 하한지언(河漢之言)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