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 茶歌1(다가1: 차 노래)
- 盧仝(노동)
茶歌: 차 노래. 본 詩 題下에 ‘孟諫議簡이 茶를 보내준 것에 감사함[謝孟諫議簡惠茶]’이란 注가 달려 있다.
諫議 대부 孟簡이 차를 보내준 데 감사한 뜻을 표하며 지은 茶에 관한 詩이다.
日高丈五睡正濃(일고장오수정농)이러니,
해는 한 발이나 높이 떴으되 잠에 마침 푹 빠져 있는데,
丈五: 1丈 5尺. 해가 하늘 높이 솟은 거리를 나타냄.
軍將扣門驚周公(군장구문경주공)이라.
군의 장교가 와 문 두드리어 주공의 꿈을 놀라 깨게 하네.
軍將: 군의 장교. 孟簡의 수하 사람임.
驚周公: 좋은 꿈을 놀라 깨우다. [論語] 述而 편에 ‘나는 다시는 周公을 꿈에 보지 못하고 있다(吾不復夢見周公).’라고 한
孔子의 말에서 周公을 끌어낸 것이다.
口傳諫議送書信(구전간의송서신)하니,
말하기를 전의께서 편지를 보내 왔다는데,
諫議: 諫議대부로 孟簡의 벼슬. 天子를 侍從하며 規諫하는 중요한 벼슬자리임.
白絹斜封三道印(백견사봉삼도인)이라.
흰 비단으로 비스듬히 봉하고 세 개의 도장 찍었네.
三道印: 3개의 도장을 찍은 것인 듯.(봉하기 위하여).
開緘完見諫議面(개함완현간의면)하고,
봉함 열자 완연히 간의의 얼굴 보는 듯하고,
完見: 완연히 드러나다. 완연히 보는 듯하다.
首閱月團三百片(수열월단삼백편)이라.
먼저 달처럼 둥근 3백片의 茶가 눈에 띄네.
首閱: 먼저 보게 되다. 맨 먼저 눈에 띄는 것.
月團: 차를 달처럼 둥글게 뭉쳐 놓은 것.
聞道新年入山裏(문도신년입산리)하여,
듣건대 새해 기운이 산속으로 들어가서,
新年: 새해. 새해 기운. 봄기운을 가리킴.
蟄蟲驚動春風起(칩충경동춘풍기)하니,
동면하던 벌레 놀라 움직이게 하고 봄바람 일으키니,
蟄蟲: 동면하는 벌레.
天子須嘗陽羨茶(천자수상양선차)요,
천자께서는 반드시 양선의 차를 맛보셔야 할 것이니,
陽羨茶: 양선에서 나는 茶. 양선은 江蘇省 宜興縣 남쪽의 옛 縣 이름. 좋은 茶의 産地로 알려져 있다.
百草不敢先開花(백초불감선개화)라.
모든 풀이 감히 차에 앞서 꽃 피우지 못하는 거지.
仁風暗結珠蓓蕾(인풍암결주배뢰)하니,
어진 바람이 슬며시 구슬 같은 꽃봉오리 맺게 하니,
仁風: 어진 바람. 만물을 소생케 하는 봄바람을 가리킴.
珠蓓蕾: 구슬 같은 꽃봉오리.
先春抽出黃金芽(선춘추출황금아)라.
봄에 앞서 차는 황금의 싹을 내미네.
摘鮮焙芳旋封裹(적선배방선봉과)하니,
그 신선한 싹 따서 향기롭게 구워낸 다음 곧 싸서 봉하니,
摘鮮焙芳: 신선한 싹을 따서 향기롭게 불에 구워 말리다.
旋封裹: 바로 싸서 봉하다.
至精至好且不奢(지정지호차불사)라.
지극히 정성되고 지극히 훌륭하지만 사치스럽지는 않네.
至尊之餘合王公(지존지여합왕공)이어늘,
천자께서 드신 나머지 차는 왕공들에게나 합당한 것인데,
至尊: 지극히 존귀한 분. 천자를 가리킴.
何事便到山人家(하사변도산인가)오?
어쩐 일로 이 산 속에 사는 삶 집에 오게 되었는가?
山人: 산에 사는 사람. 작자 자신(盧仝)을 가리킴.
柴門反關無俗客(시문반관무속객)하고,
사립문 닫아놓아 속된 손님이란 없고,
柴門: 싸리문. 사립문.
紗帽籠頭自煎喫(사모롱두자전끽)이라.
사모로 머리 감싸고 스스로 차 끓여 마시네.
紗帽籠頭:: 엷은 비단 모자로 머리를 감싸다. 사모를 쓰다.
碧雲引風吹不斷(벽운인풍취부단)하고,
푸른 구름 같은 차 김은 바람을 끌여 들여 끊임없이 불고,
碧雲: 푸른 구름. 끓는 차 김을 형용한 말.
白花浮光凝碗面(백화부광응완면)이라.
흰 꽃 같은 차 거품은 빛을 띄우며 찻잔 표면에 엉기네.
白花: 흰 꽃. 끓는 차 거품을 형용한 말.
一碗喉吻潤(일완후문윤)이오,
첫째 잔은 목과 입술 적셔주고,
二碗破孤悶(이완파고민)이라.
둘째 잔은 외로운 시름 깨쳐주고,
三碗搜枯膓(삼완수고장)하여,
셋째 잔은 메마른 창자를 적셔주어,
搜枯膓: 메마른 창자를 구석구석 헤쳐주다. 가난한 선비인 자기의 메마른 창자를 모두 헤쳐 깨끗이 해 주는 것.
惟有文字五千卷(유유문자오천권)이라.
그 배 속엔 5천 권의 책 읽은 지식만 남게 되네.
四碗發輕汗(사완발경한)하여,
넷째 잔은 가벼운 땀나게 하여,
平生不平事(평생불평사)를,
평생의 불평스러운 일들을,
盡向毛孔散(진향모공산)이라.
모두 털구멍 통해 흩어져 나가게 한다네.
五碗肌骨淸(오완기골청)이오,
다섯째 잔은 살갗과 뼈 맑게 해 주고,
六碗通仙靈(육완통선령)이라.
여섯째 잔은 신선 신령에 통하게 해 주네.
通仙靈: 신선과 신령에 통하다. 신선과 신령의 경지에 이르게 하다.
七碗喫不得(칠완끽부득)하니,
일곱째 잔은 마실 것도 없으니,
喫不得: 마실 필요가 없다. ‘마실 수 없다’가 아님.
也唯覺兩腋習習淸風生(야유각양액습습청풍생)이라.
문득 양편 겨드랑이에 나래가 나 맑은 바람 일으키며 등선함을 깨닫게 되네.
兩腋: 양편 겨드랑이. 習習: 바람소리. 나래짓하는 소리.
蓬萊山在何處(봉래산재하처)오?
봉래산은 어디에 있는고?
蓬萊山: 동쪽 바닷속에 있다는 神仙이 사는 三神山 중의 하나. 瀛洲(영주). 方丈(방장)을 합쳐 三神山이라 한다.
玉川子乘此淸風欲歸去(옥천자승차청풍욕귀거)라.
나 옥천자는 이 맑은 바람 타고 돌아가고자 하네.
玉川子: 작자 盧仝의 호임.
欲歸去: 돌아가고자 한다. 蓬萊山으로 가고자 함.
山上群仙司下土(산상군선사하토)나,
봉래산 위의 여러 신선들이 이 아래 땅을 다스리지만,
司下土: 아래 땅을 관장하다. 아래 땅이란 속인들이 사는 세상.
地位淸高隔風雨(지위청고격풍우)하니,
그들 자리가 맑고 높아 세상의 비바람으로부터 떨어져 있으니,
安得知百萬億蒼生(안득지백만억창생)이,
백만 억만 창생들의 일을 어찌 알리오?
安得知: 어찌 알 수 있으리?
命墮顚崖受辛苦(명타전애수신고)오?
그들 운명이 높은 벼랑 위로부터 떨어져 고통을 받고 있는 줄을.
命墮顚崖: 운명에 의하여 높은 절벽으로부터 떨어지다. 고난을 겪고 있음을 뜻함.
便從諫議問蒼生(변종간의문창생)이면,
그러니 간의에게 창생들에 대하여 물어본다면,
到頭合得蘇息否(도두합득소식부)아?
마침내 그들이 되살아나게 된 수 있을 게 아닐까?
到頭: 끝에 가서는. 결국. 마침내.
蘇息: 되살아 나다. 소생하다.
解說:
茶와 茶의 效果를 읊다가 結局은 茶를 보내준 孟簡의 諫議大傅란 벼슬자리를 잘 지키고 있음을 칭찬하고 있다. 詩의 構成이나 形式면에서도 나무랄 데 없으며 內容은 淸雅한 風趣를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