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에 파격, 최후의 카드까지 던진 윤 대통령... 기괴하다
이태경입력 2023. 1. 17. 05:09 댓글33개
[주장] '미분양 주택매입 검토' 발언의 위험성... 진정 '기업국가'로 향해 가나
[이태경 기자]
|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3년 연두 업무보고(국토교통부, 환경부)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
ⓒ 대통령실 제공 |
윤석열 대통령이 연두 국토교통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한 '미분양 주택 매입 검토' 발언이 논란이다. 정부에서는 보도자료를 내서 윤 대통령의 발언을 일부 언론이 오해한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건설사 구하기에 진심인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는 윤 대통령의 이 발언이 돌출적이거나 즉흥적인 것이라고 보기 어려운 것은 그 이전에 윤 대통령이 '시장=기업'이라고 해석할 만한 발언을 한 사실이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 혼란을 야기한 윤 대통령의 미분양 주택 매입 발언
논란의 발단은 윤 대통령이 지난 3일 국토교통부 2023년 연두 업무보고에서 "공공기관이 미분양 주택을 매입하거나 임차해서 취약계층에게 다시 임대해주는 방안도 깊이 있게 검토하라"고 한 발언에서 비롯됐다.
국민일보가 이를 보도(尹 "미분양주택, 정부가 매입 검토하라" 지시)하면서 '대통령의 지시를 따라 지금의 미분양주택을 정부가 전부 매입하려면 27조 원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쓰자 정부는 보도 다음 날인 1월 8일 보도자료를 내고 해당 언론의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며 즉각 부인했다.
정부가 낸 보도자료 원문 중 일부 내용은 아래와 같다.
□ 정부가 주택도시기금 27조 원을 투입하여 미분양 주택 전체를 매입한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닙니다.
□ 지난 1.3일 국토교통부․환경부 연두 업무보고시 미분양 주택 관련 대통령 모두말씀*은 미분양주택을 공공기관 등이 매입해 이를 주거취약계층에게 공공임대주택으로 공급함으로써 위기 관리와 주거복지 강화를 함께 도모하는 방안으로서,
* "미분양 주택들이 시장에 나오는데 정부, 공공기관이 이를 매입하거나 임차해서 취약계층에게 다시 임대를 하는 방안도 깊이 있게 검토해 주시기 바람"
ㅇ 미분양 주택 매입은 재정여건, 임대수요, 지역별 상황 및 업계 자구노력 등을 고려하여 그 수준 등을 검토해야 할 사항으로, 27조원의 주택도시기금이 투입된다는 보도는 근거가 없습니다.
사실 윤 대통령이 한 발언 자체만 놓고 보면 정부가 낸 보도자료 상의 해명에 이렇다 할 흠은 없어 보인다. 문제는 윤 대통령의 미분양 주택 매입 검토 발언이 이른바 '1.3미분양 대책'과 함께 나왔기 때문에 파장이 엄청났다는 사살이다.
강남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전 지역을 규제지역에서 해제한다는 소식과 함께 전해진 1.3미분양 대책은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 대폭 단축 ▲실거주 의무 폐지 ▲12억 초과 주택에 대한 중도금 대출 재개 ▲유주택자 무순위 청약 가능 등 분양에 관한 시장정상화 조치들을 사실상 전부 해제한 것으로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의 것이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분양 시장과 부동산PF시장의 태풍의 핵으로 떠오른 '둔촌주공 일병 구하기'아니냐는 분석도 많았다.
|
▲ 서울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 포레온 공사현장. |
ⓒ 연합뉴스 |
파격에 파격을 더한 미분양 대책이 나온데 더해 대통령이 미분양 주택 매입을 검토하라고 발언하자, 시장에서는 정부가 주택도시기금 등을 동원해 미분양 주택을 대거 매입하고 이를 통해 건설업계와 부동산 관련 금융부문을 구제하고, 더 나아가 부동산 시장의 경착륙을 일정 수준 제어하려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상황을 더 악화시킨 건 윤 대통령의 미분양 주택 매입 검토 발언이 타이밍상 너무나 빨랐고, 원칙과 기준에 대한 제시도 일체 없었다는 사실이다. 통상 정부의 미분양 주택 매입 검토 발언은 시장이 교란상태에 있을 때 사용해야 하는 최후의 카드일뿐더러 해당 기업의 뼈를 깎는 자구노력과 일정 규모의 손실(예컨대 건설원가매도 같은)을 전제로 하며 재원과 활용방안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마련된 후에나 나올 수 있는 것이다.
윤 대통령의 미분양주택 매입 검토 발언은 기존의 이런 상식을 완전히 파괴하고 뛰어넘었다. 무엇보다 '시장의 자유'를 그토록 목놓아 부르짖는 윤 대통령의 평소 언행과도 배치된다. 정부의 개입을 죄악시하며 거의 모든 걸 시장에 맡겨야 한다던 윤 대통령이 시장 예측에 완전히 실패해 실패에 대한 책임을 마땅히 져야 하는 건설사들을 직접 구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건 정말 기괴하고 낯설다.
윤 대통령은 시장과 기업을 동일시하는 것은 아닌지?
이상하기 짝이 없는 윤 대통령의 미분양주택 매입 검토 발언을 이해할 단서는 멀리 있지 않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부와 중소벤처기업부의 신년 업무보고 마무리발언에서 "국가는 소멸해도 시장은 없어지지 않는다"며 기업과 시장 중심의 '산업 시장 정책'을 펼 것을 정부에 주문한 바 있다.
제도와 법률로 시장을 존재하게 만드는 국가가 소멸하면 제대로 된 시장도 존재할 수 없건만(이웃끼리의 물물거래를 시장으로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국가는 소멸해도 시장은 없어지지 않는다"는 소리를 용감하게 하는 윤 대통령의 만용도 놀라웠지만, 이날 윤 대통령의 발언들을 보면 윤 대통령이 기업을 애호하는 정도를 넘어서 기업을 곧 시장으로 인식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예컨대 윤 대통령의 "시장에는 국경이 없다. 수익이 보이는 곳으로 따라가는 것이지, 대한민국 시장과 아세안 시장, 미주 시장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기업 없이는 국가안보도 없다. 저는 미 태평양함대의 항공모함과 그 위에 있는 전투기들을 보면 수만 개의 기업이 보인다", "지금 산업부와 중기부의 역할, 우리 산업정책이라는 것은 기업 정책" 같은 발언들이 그렇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윤 대통령의 미분양 주택매입 검토 발언이 이해가 된다. 기업이 시장이고, 시장이 기업이라면 건설사를 돕는 미분양 주택 매입은 시장이 잘 작동하게 만드는 것일 테니 말이다.
기업국가가 갈 길은 공멸 뿐
|
▲ 산자부-중기부 신년 업무보고에서 발언하는 윤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3 산업통상자원부·중소벤처기업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
ⓒ 연합뉴스 |
하지만 시장을 곧 기업으로 인식하는 윤 대통령의 인식은 완전히 그릇된 것일 뿐더러 위험천만하기 짝이 없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기업은 경제주체 중 하나에 불과할 따름이다. 윤 대통령이 극단으로 치달아서 그렇지 그 이전 정부들도 정도 차이만 있었을 뿐 한결 같이 기업애호적이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지금의 극심한 양극화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국민총소득 중 가계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이 1980년에는 70.3%였는데 2021년에는 55.2%로 격감했다. 반면 기업은 1980년 11.8%에서 2021년 21.9%로 두배 가깝게 폭증했다. 정부가 기업친화를 넘어 기업애호 정책 드라이브를 일관되게 구사했더니 가계는 가난해지고 기업은 피둥피둥 살이 찐 것이다.
기업들이 전부 부자가 된 것도 아니다. 대기업만 돈벼락을 맞았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격차는 시간이 갈수록 벌어져 이젠 돌이키기 힘든 지경까지 왔다. 중소기업 중앙회와 한국생산성본부가 발표한 통계를 토대로 보면 OECD국가별 대기업 대비 중소기업 종업원 1인당 부가가치 생산성비율(제조업)은 핀란드가 76.2%, 독일이 60.4%, 네덜란드가 58.2%, 일본이 52.4%인데 반해 한국은 고작 32.5%에 불과하다. 대기업이 자본집약적 산업 위주로 편성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주요국과 비교할 때 대한민국 중소기업이 대기업에 비해 압도적으로 열위한 생산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생산성 격차가 이렇게 벌어지다 보니 임금 격차도 당연히 벌어질 수밖에 없다. 중소기업 중앙회의 자료에 따르면 1980년에 대기업 대비 80.2%에 도달했던 중소기업 임금 수준이, 2020년에는 57.8%로 급락했다.
통계를 통해서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결론은 자명하다. 역대 정부가 기업애호정책 드라이브를 펼쳤더니 대기업만 넘치는 부를 감당할 수 없게 되었을 뿐, 중소기업과 노동자의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는 중소기업 노동자들과 가계는 궁핍해졌다는 사실이 그것이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대통령은 기업애호를 넘어 기업국가를 지향하는 것처럼 보인다. 기업국가의 끝에는 한줌도 되지 않는 초대기업만이 생존할 것인데, 모두가 가난해진 후에 초대기업이라고 계속 융성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댓글 33나의 댓글
소꼬랑데기4시간전
저게 저자리에 있다는것은 대한민국의 불행이다.
skytigers2시간전
이제 시작이다 정치는 무당이 춤을 추고 정책은 술주쟁뱅이가 무식을 드러내고 온갖 권모술수와 거짓으로 정권을 연장하고 있다 백성들은 원성과 분노에 들끓어도 간신모리배가 부르는 태평가를 들으며 춤추고 노래 부르는 암덩어리들이 있다 물가인상, 경제폭망으로 민생은 도탄에 빠지고 독도를 자기 것이라고 해도 유사시 북한에 미사일을 쏜다고해도 일본을 이해한다는 대통령 무인기가 침범해도 술마시는 대통령 앞으로도 암울한 미래가 펼쳐지리라 무지한 노예들이 선택한지 겨우 7개월일 뿐이다 누구를 원망하지 마라 노예들아
바나2시간전
모르는걸 파격이라 하지 말자 무지하고 무능한거라고 똑바로 표현하
Jason2시간전
제3자 뇌물죄 해당 건설사 주택매입으로 특혜를 주고 자신은 다른 이득을 챙기려는 것
내돈내놔2시간전
시장에 맡기라며 자유경재해야한다며 미친거아님? 왜 내세금으로 미분양을 사줌? 국회승인얻어야하는거아님? 국짐 총선때 어쩌려구?
MM2시간전
이××님아 아무것도 하지 말고 용산에 콕 박혀 나오는 사료나 열심히 드시오.
skyhin2시간전
농민들 쌀도안사주겠다며....
마리노2시간전
이거 예상된 수순 유시민이 이미 예측한바 있음 ㅎ
방황하는칼날3시간전
광장에 촛불이아닌 돌멩이들고 용산으로~~
다복이2시간전
국민의 재산이다 도둑질하면 사형시켜라 윤석열 니돈으로 해라
착하게살자2시간전
언론사 모기업들이 죄다 건설사이기때문이지요...
아무렴2시간전
삼부토건?? 그거때문인가??
Shadow2시간전
기억이나하고? 생각이나하고? 목표는 있고? 뭘보고 그런 ㅋㅋㅋ
주목나무2시간전
참 암울하다
으리으리2시간전
윤가놈 헛소리는 전국민이 무시해야..
Rainwash2시간전
건설사들에게 공짜로 세금 쳐 먹이겠다는 얘기지. 이게 시장에 맡기는 거냐?
로즈마리1시간전
미분양 주택은 매입해서 건설사 배불려 주고 농민들 쌀은 사주면 안되고 이게 썩렬이 클래스
dupalo1시간전
검새공화국에 투기정권까지 ? 막장으로 치닫고 있다 . 국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하고 있으니 ... 곧 터진다
겨우살이1시간전
농민들과 국민들의 기초생활품인 쌀 수매는 시장에 맡겨에 된다는 지도자가 남는 아파트는 국가가 사준다고? ㅎㅎㅎㅎ 윤찍은 농민과 서민들은 좋겠네요.
차이라이2시간전
장모가 사라디? 거니가 모으라디? 다자기거된다고 천공이 그러디?
록산54분전
아파트 안 팔리면 정부가 사준다? 국민 여러분 안 팔리는건 모두 정부가 사주는 모양입니다 판로 걱정 마시고 생산하세요 떡볶이 아줌마도 팔다가 남으면 떨이하지 마시고 정부한테 사가라고 하세요
code56분전
국가는 망하게 하고 기업만 살리겠다는 대통령의 의지. 국가가 없어도 기업은 있다는 머저리. ㅋㅋ
이상훈1시간전
축구경기하면서 남의나라 국가에 경레하는 멍청한 선수는 필요읍따. 부부가 잿바에만 관심이 있으니 기본도 모르는것 아닌가 실황 편집해서 감추기만 급급하고 어디 나가기만하면 바이든 날ㄹ면급 사고만 치냐!
무한비움2시간전
부도덕한 주정뱅이 하나가 온 나라를 품격도 없고 질서도 없는 아귀지옥으로 만드는구나 주변의 범죄자들에게는 눈감아주고 타인의 작은 허물은 마녀사냥 하듯 죽을죄로 만들어서 단죄하는 희한한 검사들 패거리를 언제까지 보고 있어야 하는지 답답 하다
리향만당1시간전
유시민예언 적중 영끌해서 집사라고 언론이 부추기고 미분양은 국가 매입하라고 할것이다. 유시민이 대단하기보다. 뻔한얘기를 국민들이 잘 모른다는. 특히 2찍들
내사랑한국32분전
가난한 농민들 쌀 정부 매입은 죽어라 반대하고 돈많은 건설사들 미분양 주택은 정부가 사들여 도와주라니 못살고 못배운 2찍들아 니들 위해 해주는건 아무것도 없는 윤 아직도 잘하고 계십니다 헛소리 할래?
깡통속의전설36분전
비극의 길로만 가는 대한민국! 무감각한 국민! 어찌해야 합니까!
닉네임을 등록해 주세요47분전
꼴에... 안체는 해야 되것고. 안 것은 없고. 지르고. 오해라는지. 오보라는둥..에라~ 만수야
rla1시간전
정말 암적인 존재
drchoi991시간전
더 큰 사고 치기전에 끌어내려야지...
이무혁2시간전
국민들이 나설때가 된거같다
오늘만-김동욱-경북봉화2시간전
시장이 알아서 한다고 한게 며칠 안된것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