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점에서 성인아이를 만들어 내는 역기능적 가정들에는 양의 탈을 쓴 이리 같은 사람들이 가정의 권위자로 군림할 수 있다.
이 말은 만약 어떤 집안의 가장이 정상적인 인격의 소유자가 아닐 때, 그 가정에서 자라나는 자녀들은 모든 종류의 학대에 노출된다는 것이다. 정상적인 가정이라면 외부의 모든 도전 속에서도 사랑과 보호를 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가정에서 더 큰 상처를 받게 되는 것이다.
더욱이 문제가 되는 것은 가정의 일들은 개인의 프라이버시에 해당되기 때문에 남들이 함부로 간섭을 할 수가 없는데, 오히려 이점이 더 나쁘게 기여할 수 있다. 말하자면 권투선수의 사각의 링처럼 가정이라는 울타리 속에서 온갖 종류의 상처를 받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자라난 사람들의 대부분은 성인아이로 자랄 소지가 많다는 것이다.
알콜 중독자가 가장인 예를 들어보자. 만약 어떤 가정이 동네에서 소문난 알콜 중독자의 가정이라면, 그래서 술에 취해 동네 길바닥에 혹은 대로변에 아무렇게나 쓰러저 있는 아버지를 부축하고 집으로 돌아와야 하는 자녀들은 얼마나 창피하겠는가? 더욱이 술에 취해 행패를 부리다가 망신을 당한 아버지를 바라보는 아들의 마음은 얼마나 부끄럽게 느껴지겠는가? 이러한 경우, 그 자녀들의 마음속엔 분노나 반항의 감정이 생길 수 있고 극단적인 수치심 즉 열등감을 만들어 낼 수도 있고, 때로는 아버지에 대한 연민의 정 때문에 아버지가 불쌍해 질 수도 있으며, 반항과 연민 사이에서 정서적으로 혼란하게 될 것이다.
얼마 전 한국에서 돌아가셨던 이중표 목사님의 간증에 의하면 당신은 이상하게 분노를 잘 참지 못했다고 한다. 그냥 넘어 갈수도 있는 문제이고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문제를 가지고 교우들과 자주 마찰을 빚곤 하셨다. 나중에야 이분이 알게 된 것은 이 모든 것은 자신의 아버님에 대한 상처 때문이었다. 즉 어릴 때부터 술 먹고 행패를 부리고 길바닥에 누워 자던 아버지에 대한 분노가 무의식속에 늘 잠재하고 있다가 어느 결정적인 순간을 만나게 되면 튀어 나오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 분이 쓰신 책에 보면, 예배를 드리면서 자신의 설교를 건성으로 듣고 자신의 설교를 빈정되던 한 성가대원을 향해 설교 도중에 성경책을 던지기도 했다. 이러한 모든 일들이 알콜 중독자셨던 아버지 밑에서 감추어져있던 극단적인 분노가 표현된 것이라는 것이다.
나중에서야 이 사실을 알게 된 목사님은 아버지에 대한 용서와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분노를 치유하기 위해 눈물로 기도하고 결국 마음의 치유를 경험하고 극복할 수 있었고 결국 그러한 노력들이 ‘별세목회’에 대한 새로운 기초가 되었다고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알콜 중독 가정만큼이나 부도덕한 성적 문제가 있는 아버지나 어머니 밑에서 자란 아이들도 역시 성인아이가 될 소지가 많다. 예를 들어 어느 가정의 권위자인 아버지가 바람을 피우고 다른 살림을 차린다든지, 혹은 어머니가 다른 남자와 눈이 맞아 도망을 했다면, 그리고 이러한 일로 아버지가 어머니와 싸움을 벌여 동네에 소문이 났다면 그 자녀는 이중, 삼중으로 고통을 받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우선 그 자녀들은 다른 사람들 앞에서 심한 부끄러움을 맛봐야 할 것이고, 불륜을 저지르지 않은 아버지나 어머니를 위로하거나, 연민의 정으로 함께 아프게 될 것이며, 동시에 평화가 깨진 가정에서 오는 슬픔이 그 자신에게 상실감으로 다가오게 될 것이며, 이러한 경우 열등감이나 수치심 낮은 자존감 혹은 극단적인 반항으로 자라게 되는 것이다.
어떤 집사님의 자신의 아버지가 동네에 작은집을 만들어 놓고 양쪽 살림을 하였는데 아버지는 언제나 두 번째 엄마를 더 좋아했다고 했다. 언제나 작은 집에서 살고 작은집에도 많은 형제를 두고 작은 집만 보호하고 챙겨 주었다고 했다. 자신의 엄마에게도 많은 형제가 있었는데 자신들은 언제나 귀찮은 존재였고 그래서 아버지에 대한 미움과 원망으로 가득 찬 상태로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했다. 문제는 그 자신이 이미 성인이 되었지만 사회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고 대인관계는 물론 한 가정의 아버지로서 아버지의 역할에 대해 매우 혼란에 빠져있는 것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어떤 분은 오히려 상대적으로 두 번째 첩의 자녀로 태어난 분도 있는데, 상처를 받기는 이 집도 마찬가지다. 자기의 어머니가 두 번째 부인이라는 손가락질 받는 모습을 보면서 마치 자기가 죄인인양 늘 주눅이 든 상태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는데 이러한 성품이 지금도 남아있어서 사회생활에 지장을 받게 되는 것이다.
겉으로 보기엔 행복한 가정으로 보이나 만약 권위자가 장애적인 인격을 가졌다면 이러한 가정은 가정이라는 울타리 속에서 마음 놓고 상처를 주입시키는 또 다른 고통의 현장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