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2021 KB바둑리그 개막전에서 팀 승리를 이끌며 올해 승률 90%에 복귀한 신진서 9단. 정규시즌 26연승 행진도 이어갔다.
2020-2021 KB바둑리그 1R 1G
셀트리온, 포스코케미칼에 3-2
14라운드, 56경기, 280대국. 100일간의 여정을 시작하는 첫 수가 놓여졌다. 2020-2021 KB국민은행 바둑리그가 26일 오후 4시 주무대인 바둑TV 스튜디오에서 개막했다.
8개팀이 더블리그를 벌이는 정규시즌은 내년 2월 말까지 매주 목~일요일 저녁에 하루 한 경기씩, 휴식기 없이 100일 가까이 이어진다. 그 결과 상위 네 팀이 포스트시즌에 올라 3월부터 스텝래더 방식으로 최종 순위를 다툰다.
▲ 대국 개시 시각이 각기 다른 세 판(장고A, 장고B, 속기)이 진행되고 있는 바둑TV 대국장 모습. 1라운드 1경기는 오후 4시에 시작해 밤 10시 29분에 끝났다.
2004년 출범 이래 17번째 시즌은 셀트리온과 포스코케미칼의 1라운드 1경기로 무대를 열었다. 2010년 창단 후 두 차례 우승을 이룬 포스코케미칼이고, 2019년에 창단하자마자 준우승을 차지한 셀트리온이다.
밤 10시 29분이 되어서야 끝을 본 개막전은 셀트리온이 역전승했다. 포스코케미칼은 장고B에 나선 이창석 6단이 이태현 7단으로부터 선취점을 가져 왔으나 그 후 셀트리온의 승점이 연거푸 나왔다.
▲ 오후 4시에 들어간 장고판에서 박건호 5단(오른쪽)이 올 시즌의 첫수를 놓고 있다. 5시간 35분 동안을 둔 이 대국은 박건호가 승리 직전까지 갔던 우세를 놓치면서 원성진 9단의 짜릿한 반집승.
개막전부터 성사된 주장 대결에서 1지명 신진서 9단이 변상일 9단을 맞아 동점타를, 2지명 원성진 9단이 박건호 5단을 맞아 역전타를, 3지명 조한승 9단이 최철한 9단을 맞아 결승타를 장식했다. '삼각편대'의 집중력이었다.
이번 시즌에도 가장 주목되는 선수는 신진서 9단이다. 지난 정규리그에서 16전 전승의 '퍼펙트 신화'를 썼던 신진서 9단은 신진서 9단은 새 시즌의 출사표로 "전승을 하겠다"고 적었다.
▲ 이번 시즌 첫승은 2시간 30여분 만에 이태현 7단으로부터 항서를 받아낸 이창석 6단(왼쪽)이었다.
신진서 9단은 개막전 승리로 올해 전체기전 승률 90%에 복귀했다. 현재 전적은 63승7패. 90% 승률에 에누리도 우수리도 없다. 이창호 9단이 1988년에 수립했던 88.2%(75승10패)를 넘어 국내 바둑계 최초로 연간 승률 90%에도 도전 중인 신진서 9단이다.
또한 2018시즌 5라운드부터 정규시즌 26연승을 이어갔다. 중국발 '신공지능' 별명을 얻기 전 '또래의 저승사자'로 불린 신진서 9단은 랭킹 4위 변상일 9단을 상대로 7연승과 함께 17승2패로 격차를 벌렸다.
▲ 개막전부터 성사된 주장 대결에서 랭킹 1위 신진서 9단(왼쪽)이 4위 변상일 9단에게 불계승한 셀트리온이 포스코케미칼을 3-2로 꺾었다.
27일에는 바둑메카의정부와 정관장천녹이 1라운드 2경기에서 맞선다. 개별대진은 박상진-백홍석(0:3), 김지석-이창호(6:6), 설현준-문유빈(0-0), 이원영-김명훈(2:2), 문민종-이동훈(0:1, 괄호 안은 상대전적).
2020-2021 바둑리그의 팀상금은 우승 2억원, 준우승 1억원, 3위 6000만원, 4위 3000만원. 상금과는 별도로 정규시즌 매판 승패에 따라 장고판은 360만원과 70만원, 속기판은 320만원과 60만원의 대국료를 차등지급한다.
▲ 30대 베테랑들의 중후한 대결은 역전, 재역전 끝에 조한승 9단(오른쪽)이 최철한 9단에게 불계승. "9~10승을 하겠다"는 이번 시즌 목표를 밝혔다.
▲ 셀트리온의 백대현 감독(왼쪽 둘째)과 퓨처스 선수들이 검토하고 있다.
▲ 두 차례 정상에 오른 바 있는 포스코케미칼의 검토.
▲ 우리나이 서른에 '바둑리거'로 데뷔한 최광호 3단. 2년간 퓨처스리그를 경험하고 승격했다.
▲ 시즌 첫승의 주인공 이창석 6단.
▲ 반집으로 웃은 '원펀치' 원성진 9단.
▲ "전승을 하겠다"는 출사표를 적은 신진서 9단은 "상대팀 주장을 만난다면 저로서도 재미있고 보시는 분들도 재미있을 것 같다. 사실 저한테도 위기가 많아야 보시는 분들이 더 재미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