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시인의 사회*
민구식
찬란한 태양은 저의 보폭으로 가고
슬픈 나는 나의 보폭으로 가자.
오늘은 다시 오지 않고
내일도 얼마 남지 않았고 모를 일이다
가야 할 길이 여러 갈래라 하더라도 하나만 선택하고
뒤돌아보지 말고 가자
가능하다면 발자국이 적은 길을 선택하자
내 신발의 크기를 알면 보폭의 크기도 알게되고
내 시력을 알면 멀리까지도 보이니 천천히 가자
오늘을 붙잡아 즐기자 carpe diem**
삶의 수단을 쫓지 말고 목적을 찾아 새 길을 내자
생의 지배자가 아니면 생의 노예가 된다
자랑스러운가?
질문의 답은 남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나의 신념이 특별하면 믿고,
믿었으니까 자랑스러운 것이다
삶이 다 했을 때 진정으로 살지못했고
진정으로 사랑하지 못했다는 후회가 없도록
지금을 살자
내 삶이 무대 위 한 장면이 아니기를 바라야지
진정한 자유는 어디에서 어떻게 오는지도 모르면서
핥기만 하는 삶이거나
즐긴다는 명목으로 엄마 닭의 뒤를 따라다니는 병아리 삶이 아니기를
틀로 들어갔으면 다시 틀에서 나와야 한다.
그것이 자유이고
우리는 자유로운 한편의 시가 되어야 한다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Dead Poets Society)> 제목이며 미국 작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시에서 따온 말
**카르페디엠- 지금 이순간에 충실하라, 현재를 즐겨라 는 뜻의 라틴어, 호라티우스의 시 <오데즈(Odes)>에 아노는 구절에서 유래